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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상 잘 주죠?"

기사승인 202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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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수하(제공=한국뮤지컬협회), 이준영(연예투데이뉴스DB)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청룡영화상(이) 참, 상 잘 주죠?”

지난 2015년 청룡영화상에서 천이백 만 관객을 동원하고도 시상식 내내 무관이던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이 최우수 작품상을 차지한 후 ‘청룡의 여인’ 김혜수가 ‘찐’ 혼잣말로 뱉은 발언이다. 당시 이 멘트는 같은 해 시상식 불참자는 수상에서 제외하겠다며 촌극을 벌인 대종상과는 격이 다름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의미로 여겨졌고 그만큼 큰 화제를 낳았다.

특히 청룡영화상은 배우 수상 부문에서 깜짝 스타를 배출하곤 했는데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 ‘미쓰백’ 한지민, ‘한공주’ 천우희 등의 여우주연상 수상이 청룡영화상 특유의 ‘상 잘 준’ 대표 케이스로 꼽힌다. 

지난 11일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배우 이건명의 진행으로 열린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그와 비슷한 성격의 수상이 이어져 주목을 모았다. 뮤지컬 ‘마리 퀴리’가 대상을 비롯해 5관왕을,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이하 ‘스웨그에이지’)’이 400석 이상 작품상을 비롯해 3관왕을 차지했는데, 이날 두 작품의 다관왕 싹쓸이보다 주목을 모은 부문은 단연 여우주연상의 김수하를 포함한 배우 부문이었다.

이번 '한국뮤지컬어워즈'는 2019년 12월 1일(일)부터 2020년 11월 30일(토)까지 국내에서 개막한 작품 중 공연 7일 이상 또는 14회 이상 유료 공연된 창작 및 라이선스 초/재연작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중에도 대상 부문은 창작 초연 작품만 해당하는데, 최근 이어진 창작 작품 가뭄이 올해 시상식에도 여파를 미쳤고 대상 후보에는 ‘광주’, ‘마리 퀴리’, ‘백범’, ‘작은 아씨들’ 단 4개 작품이 후보에 올랐다. 사실상 후보에 올랐다기도 민망하다. 그냥 4개 작품이 지난해 후보군 출품 기간 중 공연된 창작 초연작의 전부였다. 가장 큰 기대작이었던 ‘광주’가 관객들의 혹평을 면치 못한 만큼 뮤지컬 ‘마리 퀴리’의 대상은 후보작이 발표된 직후부터 일찌감치 예견된 바다.

   
▲ 사진제공=한국뮤지컬협회

이어 최우수 작품상 격인 라이선스를 포함한 작품상_400석 이상 부문에서는 ‘렌트’, ‘마리 퀴리’, ‘빅피쉬’, ‘스웨그에이지’, ‘썸씽로튼’, ‘제이미’가 후보에 올라 ‘스웨그에이지’가 트로피를 차지했고, 작품상_400석 미만 부문에서는 ‘난설’, ‘리지’, ‘시데레우스’, ‘전설의 리틀 농구단’, ‘차미’가 경합을 벌여 ‘리지’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는데, 특히 400석 이상 후보만 보아도 국내 대형 제작사의 라이선스 쏠림을 극명히 보여준다. 돈 될 작품의 우려먹기도 심해 오죽 후보가 없으면 초연 10년이 지난 작품도 ‘디벨롭 버전’이면 작품상 후보에 올리는 실정이다. 뮤지컬 시장은 커졌다고 자찬하면서도 정작 질적 향상을 꾀하는 데에는 적극적이지 않았던 탓이다.

그만큼 극심한 가뭄을 겪은 지난해 뮤지컬계는 그럼에도 배우 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었다는 점이 반가울 따름이다.

특히 배우 김수하는 작년 ‘스웨그에이지’로 신인상을, 올해는 ‘렌트’로 단번에 여우주연상을 차지해 이번 시상식의 깜짝 주인공이 됐다. 올해 여우주연상 후보에는 ‘마리퀴리’의 옥주현이 단연 유력 후보였다. 옥주현은 디벨롭 버전 ‘마리퀴리’를 성공작으로 이끈 배우로 평가받는다. 작품이 재연, 삼연으로 이어질 생명력을 가지려면 단연 흥행이 뒤따라야 하는데, ‘마리퀴리’의 가장 큰 문제였던 이를 해결해준 것이 옥주현이다. 뮤지컬 디바의 명성에 출연료까지 낮춰 출연한 ‘마리퀴리’였다. 살아 남기가 더 어렵다는 창작 작품에, 이 공헌도만으로도 대단하다 할 수 있다.

   
▲ 사진제공=한국뮤지컬협회

그런 옥주현을 제치고 신인 김수하가 여우주연상을 차지했으니 깜짝 주인공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김수하는 신인이라기엔 사실상 ‘찐’ 실력파 배우다. 뮤지컬의 본고장인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뮤지컬 ‘미스사이공’의 여주인공 ‘킴’ 역할에 발탁된 최초의 한국 배우다. 이후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인 ‘스웨그에이지’에서는 조선의 당찬 여성 ‘진’ 역할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바 있고, ‘렌트’의 ‘미미’로는 통통 튀는 매력과 넘치는 에너지로 180도 이미지 변신과 함께 ‘살아 있는 미미’라는 평을 얻었을 정도로 맹활약했다. 김수하의 무대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여자주연상 김수하!”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는 시상이었다.

또 한 명의 깜짝 반전은 남자 신인상을 차지한 이준영이다. 후보에는 ‘웃는 남자’ 이석훈, ‘썸씽로튼’ 곽동연, ‘베르테르’ 나현우 등 작품 자체의 크기에서부터 이준영보다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있었으나 트로피는 이준영의 품에 안겼다.

이준영은 아이돌 그룹 ‘유키스’의 멤버로, 특히 2019년 중반기 방송된 OCN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 출연 이후 배우로서의 행보에 물이 올랐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 그 정점에 비슷한 기간 출연한 뮤지컬 ‘스웨그에이지’가 있었다. 이준영은 ‘스웨그에이지’가 뮤지컬 데뷔작으로, 그룹에서의 포지션도 래퍼다. 그런 이준영에게 짐짓 기대한 부분은 ‘스웨그에이지’ 특유의 복합장르로 구성된 안무 정도였다.

   
▲ 사진제공=한국뮤지컬협회

그러나 막상 이준영은 시원한 보컬부터 안정적인 연기까지, 전문 연기자라 해도 손색없는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처음 보는데 누구냐’, ‘이 배우가 아이돌이라고?’ 등의 놀라움이 빠르게 입소문을 탔고, 공연 후반으로 갈수록 이준영은 ‘레전드’ 회차를 갱신해갔다. 급기야 관객들 사이 “이준영만 같으면 아이돌 캐스팅도 환영”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준영 스스로도 그러한 관객 반응을 가장 놀라워했을 정도다. 작품에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된 이준영은 이후 바쁜 촬영 스케줄 중에도 고집스럽게 ‘스웨그에이지’ 앵콜 무대까지 올랐고, 이 역시 성공적이었다. 잘 모르는 배우지만 일단 보고 판단하자는 분위기가 지금보다 넓어진다면 앞으로 제작사의 오랜 고민이기도 한 캐스팅이 훨씬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아이돌=믿고 거른다’는 편견을 기분 좋게 깨주었다는 것만으로도 이준영의 신인상 자격은 충분했다. 더불어 '스웨그에이지'는 초연부터 양희준, 김수하, 이준영 등 신인상만 3명의 수상자를 배출해 명실상부 '신인등용문'의 명성을 굳건히 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한국뮤지컬어워즈’는 역설적이게도 빈곤 속의 풍요를 챙겼다. 라이선스 및 초/재연 작품들도 후보작에 있었으나 작품, 제작 부문 시상에서도 우리 창작 작품을 위주로 상이 수여됐다. 국내 시상식이니 당연하다 할 수 있겠으나 앞서 언급한 대로 라이선스 작품 비중이 워낙 높다보니 그를 고수하기가 쉽지 않다. 조만간 '남의 나라 대잔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푸념도 그래서다. 

특히 배우 부문에서 깜짝 수상자의 배출은 ‘한국뮤지컬어워즈’의 특징이기도 한 마니아 투표(배우 부문만 적용)가 반영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팬덤 몰표를 우려하기도 했으나 현재까지는 악용(惡用)보다 선용(善用)이 힘을 발휘하는 모양새다. 그에 힘입어 올해 첫 트로피를 품에 안은 배우 서경수, 이봄소리, 이준영, 한재아 등 새로운 발굴은 향후 더욱 폭넓은 활약을 기대하게 하는 만큼 이번 '한국뮤지컬어워즈'는 여러모로 '상 잘 준' 시상식으로 꼽을 만하다. 

또한, 2000년 창간해 지난 20년간 한국뮤지컬의 역사를 기록해온 뮤지컬 전문 잡지 ‘더 뮤지컬’이 최근 무기한 휴간을 결정한 가운데 이날 공로상을 수여해 남다른 의미를 더했다.

한편, ‘한국뮤지컬어워즈’는 한국뮤지컬협회(이사장 이유리)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터파크씨어터가 후원하는 국내 유일 뮤지컬 시상식으로, 이날 행사는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다만, 3관왕에 빛나는 '스웨그에이지' 팀은 공연이 진행 중인 관계로 개인 방역을 고려해 시상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하, 제5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수상작(자) 명단.

▲대상=‘마리 퀴리’ ▲작품상_400석 이상=‘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작품상_400석 미만=‘리지’ ▲공로상=더 뮤지컬 ▲남자주연상=강필석(썸씽로튼) ▲여자주연상=김수하(렌트) ▲남자조연상=서경수(썸씽로튼) ▲여자조연상=이봄소리(차미) ▲프로듀서상=강병원(라이브) ▲연출상=김태형(마리 퀴리) ▲안무상=김은총(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무대예술상(조명 디자인)=이우형(빅피쉬) ▲무대예술상(무대 디자인)-오필영(젠틀맨스 가이드) ▲극본상=천세은(마리 퀴리) ▲음악상(작곡부문)=최종윤(마리 퀴리) ▲음악상(편곡/음악감독)=김성수(썸씽로튼) ▲남자신인상=이준영(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여자신인상=한재아(어쩌면 해피엔딩) ▲앙상블상=‘브로드웨이 42번가’

이은진 tvjnews@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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