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투데이뉴스=윤희정 기자] ‘이태원 클라쓰’가 패기와 똘끼로 뭉친 열혈청춘들의 복수극을 신념과 창업으로 풀어내면서 전에 없던 캐릭터성으로 큰 화제를 이끈 반면 후반부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장점을 퇴색시킨 스토리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난 21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연출 김성윤, 극본 조광진, 제작 쇼박스·지음, 원작 다음웹툰 ‘이태원 클라쓰’)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16.5%, 수도권 18.3%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기록을 경신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박새로이(박서준 분)는 조이서(김다미 분)와의 행복한 미래를 새롭게 꿈꾸게 됐고, 인생 최대의 천적 장대희(유재명 분) 회장에게는 쓰라린 패배를 안겨 15년의 복수극을 마무리했다. 장 회장의 장가는 박새로이가 인수했고, 사람을 중요시하는 그룹으로 재탄생될 것을 천명했다.
납치된 조이서를 구하기 위해 장 회장에게 무릎 꿇었던 박새로이는 반대로 장 회장이 무릎을 꿇는 사과를 받아냈다. 오수아(권나라 분)의 고발과 장근원(안보현 분)의 납치 행각으로 장가 그룹이 일생일대의 위기에 처하자 장 회장은 여러 루트를 통해 회생을 노렸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결국 장가 그룹을 인수합병하려는 박새로이를 찾아와 무릎을 꿇게 된 것. 그러나 박새로이는 눈물로 사죄하는 장 회장 앞에 “비즈니스 하세요, 회장님”이라며 차갑게 돌아섰다. 그렇게 장 회장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후 오수아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오픈해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때 셰프 면접을 위해 찾아온 이로 박보검이 특별출연으로 등장해 깜짝 반가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장근수(김동희 분)는 '단밤'을 찾아와 자신의 지난 일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떠났다. 조이서는 그런 장근수에게 특유의 냉랭한 기운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을 향한 마음만은 모두 전해졌다며 따뜻한 포옹으로 위로했다. 장근원은 다시금 감옥에 수감됐고, 박새로이와 조이서는 둘이 함께하는 행복한 미래를 다짐하며 꽉 찬 해피엔딩을 맞았다.
무엇보다 ‘이태원 클라쓰’는 박새로이로 하여금 온갖 역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고 편견 없이 사람을 중시하는 일관된 태도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발톱을 숨긴 채 때를 기다리는 15년의 장기 복수극을 위한 플랜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냈고, 박서준의 열연은 판타지에 가까운 캐릭터성을 시청자들에게 설득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는 김다미, 오수아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큐 160이 넘는 다재다능한 천재이자 소시오패스 조이서로 김다미는 첫 안방 진출작에서 큰 호평을 받았고, 웹툰 원작에서는 세세히 다뤄지지 않았던 오수아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 권나라는 배우로서의 도약에 성공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또한, 장근원으로 일말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보여준 안보현의 활약도 극의 긴장을 책임졌고, 장 회장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는 유재명의 명불허전 연기에서 빛을 발했다.
그러나 이러한 캐릭터 플레이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후반부 스토리의 흐름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특히 장근원은 이미 한 차례 장 회장이 '아들보다 장가 우선'이라는 사실을 뼈져리게 실감했으면서도 뒷감당 대책 없이 조이서 납치 사건을 벌이는데 이는 박새로이가 조이서를 향한 마음을 각성하기 위한 설정에 불과했고, 이는 나아가 장가 그룹이 스스로 무너지는 역할로 작용했다. 특히 오수아의 비리 자료까지 더해지면서 장가 그룹은 회생 불가능 상태가 된다. 사실상 박새로이가 장가 그룹을 인수하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 장근원의 어처구니 없는 납치사건과 오수아의 갑작스러운 비리 제보였다.
그렇다보니 장 회장이 박새로이 앞에 무릎을 꿇는 장면까지 등장하면서도 어딘지 허전함이 남는다. 후반 2회는 박새로이와 조이서의 로맨스에 지나치게 편중되면서 '이태원 클라쓰' 특유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크다.
한편, ‘이태원 클라쓰’ 후속으로는 오는 27일(금) 밤 10시 50분 JTBC 새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