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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 '은밀하게 위대하게' '빨래' '적벽'까지 공연 중단 줄줄이

  • 입력 2020.02.25 08:4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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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각 작품 포스터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공연계 역시 초비상이다. 앞서 조기 폐막을 결정한 뮤지컬 ‘위윌락유’, ‘영웅본색’에 이어 3월 중 공연 예정이던 연극, 뮤지컬 작품들이 줄줄이 공연을 잠정 중단 혹은 취소하거나 개막을 연기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감염증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내려진 부득이한 조치다.

뮤지컬 ‘위윌락유’나 ‘영웅본색’의 경우 올해 초연이었던 만큼 이번 시즌의 관객 동원을 통해 재연의 발판으로 삼아야 했으나 국내 코로나19 발병 여파는 관객의 걸음을 주저하게 했다. 이는 결국 대관료나 배우들의 출연료, 스태프들의 임금과도 연결되는 바, 공연을 진행하면 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구조가 되면서 결국 두 작품 모두 ‘로코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조기 폐막을 결정했다. 육군제작 뮤지컬 ‘귀환’은 한발 빠르게 대응해 서울 공연을 끝으로 2월 7일부터 23일 사이 예정되어 있던 고양, 안산 등 지방 공연을 모두 취소한 바 있다.

흥행작이라고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인터파크 티켓 사이트에서 지난해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는 뮤지컬 ‘아이다’는 단체 관람 등의 예약이 대거 취소되는 사태를 맞아 어려움을 겪었으나 다행히 서울 공연은 지난주 막을 내렸고, 지방 공연 일정은 3월 말 시작이어서 한숨 돌린 상태다. 또한, 지난해 초연으로 국내 주요 4개 뮤지컬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싹쓸이했던 뮤지컬 ‘웃는 남자’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추이에 따라 티켓 판매가 술렁였다.

그나마 2월 안으로 폐막이 예정된 작품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코로나19 감염증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3월 공연 예정작들이 줄줄이 잠정 중단이나 공연을 취소하고 있다.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뮤지컬 ‘마마 돈크라이’는 오는 2월 28일부터 5월 17일까지 공연을 예고했지만 1차 티켓 오픈 분량인 2월 28일부터 3월 22일까지의 일정을 취소하면서 아예 개막을 연기했다. 더불어 오늘(25일)로 예정되어 있던 2차 티켓 오픈도 취소한다고 공지해 현재로는 공연 진행 일정 전반이 불투명한 상태다. 국내 최초 트롯 뮤지컬 ‘트롯 Show 뮤지컬 트롯연가’ 역시 3월 12일 예정된 개막일을 3월 31일로 연기했다.

특히, 지난 24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박물관·미술관·도서관 등 24개 기관을 잠정 휴관한다고 발표했다. 그에 따라 예술의전당은 24일부터 1주간, 국립극장은 2주간, 세종문화회관은 3월 말까지 기획 공연·전시를 하지 않기로 했다. 대관 공연 및 전시도 취소와 중단을 권고하기로 했다.

그로 인해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이던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공연 10일 만에 전격 취소를 결정했다. 디벨롭을 통해 중극장 무대로 사이즈를 키운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 THE LAST’는 지난 15일 개막했으나 29일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제작사 주다컬쳐는 공식 SNS를 통해 “3월 1일부터 3월 29일까지의 공연 일정을 전면 취소한다”며 “짧은 기간 매회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기 위해 2/25(화)~2/29(토)까지 공연을 진행한다.”고 알렸다.

더불어 세종문화회관은 현재 대극장에서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오는 2월 27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가 3월 22일까지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러한 대관 공연의 경우 제작사와 논의해 공연 취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측은 대관이 취소될 경우 계약금 등을 전액 환불할 예정이다.

국립극장은 3월 예정 공연을 잠정 연기한다. 국립창극단 ‘아비, 방연’을 비롯해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 공연인 국립오페라단의 ‘빨간 바지’ 등을 올 하반기로 미뤄 2020~2021시즌 레퍼토리로 선보일 예정이다. 더불어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 예정이던 ‘2020 서치라이트’가 잠정 연기됐고, 성남문화재단은 임시 휴관 조치에 따라 ‘2020 연극 만원 시리즈-옥탑방 고양이’가 취소됐다.

또한, 정동극장의 레파토리 공연 ‘적벽’도 오는 3월 8일까지의 공연을 잠정 중단한다. 애초 예고된 공연 기간은 4월 5일까지다. (재)정동극장(대표이사 김희철)은 “3월 8일 이후 공연 <적벽> 재개에 대한 부분은 향후 상황 추이를 지켜보며, 정부 대응을 살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0년 이상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작품들도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2003년 초연된 뮤지컬 ‘빨래’는 오는 2월 26일부터 3월 8일까지의 공연 중단을 결정했고, 1995년 초연된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시즌 10은 2월 26일부터 4월 30일까지의 공연을 잠정 중단한다고 알렸다.

잇따른 공연 중단 결정에 관객들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옳은 결정이라는 분위기다. 공연 중단을 결정한 한 제작사의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랜 기간 준비한 작품이 막을 내리게 되어 안타까운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매일 뉴스와 정부 정책에 촉각을 세우며 대비하는 자세는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가 한마음이었다. 무엇보다 관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극장은 물론 배우들도 개인 위생에 총력을 다해왔지만, 코로나19 경보가 심각 단계에 이르면서 감염증 확산 우려 방지에 동참하고자 끝내 공연 중단을 결정했다. 하루빨리 사태가 진정되어 공연계가 전과 같은 활력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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