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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발톱 드러낸 확장판 "THE LAST"

  • 입력 2020.02.19 05:5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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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완벽한 탈바꿈으로 돌아왔다.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THE LAST’는 HUN(최종훈)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북한 남파특수공작원 3인방이 조국 통일이라는 사명을 안고 남한의 한 달동네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 웹툰은 물론 배우 김수현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까지 초대박을 낸 작품인데, 2016년 뮤지컬로 제작된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앞선 명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소극장 무대에서 출발했다. 그럼에도 이규형, 김지철, 고은성, 김수용, 이용규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대학로 관객들 사이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고 올 시즌에는 원래의 발톱을 드러낸 확장판을 선보여 주목을 모은다.

18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THE LAST'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제작사 ㈜주다컬쳐의 이유린 총괄 PD를 비롯해 추정화 연출, 허수현 음악감독과 전 출연진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시연에 이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원류환’ 역에는 백인태, 지일주, 조환지가, ‘리해랑’ 역에는 박준후, 최수형이, ‘리해진’ 역에는 조환지, 가람, 유승우가, ‘김태원’ 역에는 허규, 김주호, 서승원이, ‘순임’ 역에는 박채원, ‘서수혁’과 ‘조두석’ 역에는 유슬기, 임강성, 정휘욱이 출연한다.

 
 

특히 이번 시즌은 ‘THE LAST’라는 부제를 달았다.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끝판 버전이라는 의미를 함축했다. 첫인상에서부터 무대 세트와 스케일이 확장됐다. 기존 2인에서 6인으로 늘어난 앙상블 배우들의 역동적인 활약도 이번 시즌의 차별화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유린 총괄 PD는 그에 대해 “저희가 원래 입고 싶었던 옷이 이런 옷이었던 것 같다. 2016년에 초연을 올렸을 때 이런 모습으로 올리고 싶었는데 여러 제작 여건상 작은 소극장에서 시작했고, 연출님과 배우분들이 그 상황에서 최상으로 잘 만들어주셔서 지금 이 자리까지 와서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제목에 ‘THE LAST’ 붙은 이유는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불살라서 최고의 공연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듀에토(백인태, 유슬기)’ 분들이 프로필 촬영할 때 ‘THE LAST’가 LAST(마지막)가 되지 않게 본인들이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라.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해주고 계셔서 이번 ‘THE LAST’가 마지막이 아닌 또 다음 시즌으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드라마적인 요소에서도 변화를 주었다. 기존에 있던 미혼모이자 클럽 가수 허접란이 삭제되고 여성 캐릭터는 슈퍼 주인이자 모자란 행세를 하는 원류환을 보살펴주는 순임만 남았다. 해외로 입양된 딸을 남몰래 그리워하는 접란에게 원류환은 동네를 떠나기 전 자신이 모은 돈과 그녀의 딸의 주소를 접란에게 건네는데, 이 장면은 원류환의 인간적인 면모와 그간 마을 사람들과 허물없이 나눈 정을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했다. 이 부분이 삭제된 점은 다소 아쉽지만 원류환과 순임, 순임의 아들 조두석을 통한 가족애를 더욱 부각했다.

 
 

추정화 연출은 “원작에 있는 허접란 캐릭터가 이번에 없어졌는데, 허접란을 통해 동구(원류환)가 얻어가는 것은 허접란의 비하인드 스토리였다. 허접란이 밖에서 볼 때는 클럽의 가수이고 술, 담배나 하는 여자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미혼모라는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딸을 굉장히 그리워하는데, 해서 그를 보면서 원류환도 자신의 엄마가 굉장히 보고 싶다는 장면인데, 그 장면은 없어졌지만 조두석과 함께 엄마에 관한 이야기가 좀 더 진하게 나오면서 그 장면이 대체됐다. 엄마에 관한 이야기는 지난 시즌보다 이번 시즌이 훨씬 많이 담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순임 역을 맡은 박채원은 “(1인 2역으로 젊은 여자 역할을 못 해서) 매우 슬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면서 “두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걸 즐기는 배우인데, 많이 슬프다. 소대에서 다른 배우분들의 장면을 모니터하고 있으면 내가 이 작품에 출연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제가 등장하는 신과 색깔이 크게 달라졌는데, 엄마 역할이 이 전체 작품을 관통한다고 할 정도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책임감으로 엄마역할에 좀 더 깊이 있고 울림을 줄 수 있는 연기를 함으로써 허접란의 빈자리를 채우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번 시즌에는 팝페라 듀오 ‘듀에토’의 백인태, 유슬기의 동반 출연이 주목을 모은다. 이번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두 사람 모두에게 뮤지컬 첫 데뷔인데, 대학 시절부터 줄곧 함께해온 두 사람의 우정은 JTBC ‘팬텀싱어’에서 뗄 레야 뗄 수 없는 운명으로 묶여 준 우승팀 ‘인기현상’으로 이어졌고 이는 팀 ‘듀에토’의 탄생 배경이 되기도 했다. 현재 진행 중인 라디오 DJ 역시 함께다. 그러한 14년의 우정은 뮤지컬 데뷔 작품까지 나란히 같은 이름으로 필모그래피에 남기게 됐다. 극 중에서는 백인태가 원류환 역을, 유슬기가 남과 북 이중 첩자 서수혁과 슈퍼 집 아들 조두석으로 2역을 소화하게 되면서 남다른 형제 케미도 보여 줄 전망이다.

이에 백인태는 “첫 뮤지컬을 영광스럽게도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통해 하게 되었는데 본의 아니게 또 유슬기 씨와 함께하게 됐다. 첫 공연에서 슬기 씨와 하게 됐는데, 친구 사이에서도 보살펴주거나 누가 형이 될 때도 있고 동생이 될 때도 있지 않나. 저희는 아무래도 14년이 되다 보니까 형, 동생으로 풀어가기가 좋았던 것 같다. 티격태격했었던 대학 시절도 있었고 이후 힘든 시기에 서로 보살펴줬던 시기도 있었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가족애에 관한 부분은 남들보다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뮤지컬이) 처음이라 무서움이 많았는데 같이 무서운 사람이 두 명이니까 그나마 좀 낫더라. 연기 연습할 때 서로가 서로를 보면서 위안을 많이 얻었다. ‘나보다 못하는 사람이 있구나’ 서로 보면서 그랬었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유슬기는 “(백인태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시즌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조환지가 원류환과 리해진 두 역할을 동시에 연기한다는 점이다. 서수혁-조두석과 같이 한 번의 러닝타임 안에 1인 2역으로 서는 것이 아닌 주, 조연으로 두 역할을 맡게 되었으니 그만큼 공연 횟수가 늘고 역할의 비중에서도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조환지는 “두 역할을 동시에 해서 먼저 걱정됐던 점은, 다른 뮤지컬들에 비해 저희가 액션신이 많아서 정해진 약속들이 많은데 원류환도 리해진도 싸움을 하는 신이 많다. 해서 (역할을) 오가며 혹시나 제가 하나 실수를 해서 상대 배우를 다치게 하지 않을까 굉장히 큰 걱정이 있었는데, 그만큼 많은 연습을 했고 배우들이 다 같이 도와주셔서, 아직 공연은 한 번도 하지 않았지만 리허설 중에도 다치는 사람은 다행히 없었다.”며 “오히려 어려웠던 점은 두 캐릭터가 너무 다르고 두 캐릭터가 저와 닮아있지 않은 부분이었다. 원류환은 원래 제가 가진 색깔보다 훨씬 더 무겁게 써야 하고 리해진은 훨씬 가볍게 써야 해서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좀 적응이 됐다. 해서 둘 다 보러오시면 색다른 저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야무진 각오를 전했다.

더불어 뮤지컬 ‘마이 버킷 리스트’에 출연한 바 있는 유승우는 리해진 역할을 맡아 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게 됐다. 이에 유승우는 역할을 준비했던 포인트로 “원래 웹툰 팬이었고, 웹툰과 영화를 모두 봤는데 뮤지컬에서의 리해진은 좀 다른 것 같다. 화면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만나서 표정이나 분위기까지 다 느낄 수 있어서인지 조금 더 감정이 잘 드러나는 리해진인 것 같고, 열일곱이라는 나이가 좀 더 수긍이 가는 리해진인 것 같다.”며 “17살에 맞게 많이 울고 많이 웃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같은 역할의 가람은 “올해 제 나이가 서른인데 열일곱 역할을 하게 돼서, 그 나이에 맞게, 어려 보일 수 있게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며 팩을 하거나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많이 찾아 들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최근 뮤지컬 작품들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이 바로 앙상블이다. 작품의 스케일과 볼거리를 담당하고 극 안에서 여러 장면과 드라마를 부각하는 매개체 역할을 맡는데 이들의 활약이 뛰어난 작품에는 관객들에게서 ‘갓상블’이라는 찬사도 쏟아진다. 이번 '은밀하게 위대하게:THE LAST' 역시 앙상블 배우들이 선보이는 칼군무와 액션신 등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꼽을만하다.

이에 앙상블 배우들을 대표한 조상현은 “저희가 앙상블이지만 대극장에서 짧게 짧게 캐릭터로 많은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배우들이고, 이번 작품에서도 연습 때부터 앙상블이라는 생각을 안 했다. 앙상블이라기보다 같이 공연하는 배우, 배역이라는 생각으로 무대에 임하고 있다. 저희 앙상블들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끝으로 추정화 연출은 “전 시즌에서 담지 못했던 김태원과 서수혁의 전사라든지 조두석과 동구의 관계, 엄마와의 관계들을 조금 더 담아봤다. 드라마적인 요소를 보강함으로써 원래 최종훈 작가님이 가진, 웹툰의 스토리에 좀 더 가까워진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확장된 무대와 보강된 멋진 배우들로 이루어진 좀 더 탄탄한 안무, 탄탄한 볼거리들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THE LAST’는 오는 3월 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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