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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KOREA 찐사랑,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기사승인 20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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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왼쪽부터)라울 역의 맷 레이시,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 유령 역의 조나단 록스머스/제공=에스엔코)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30년의 세월 동안 한 번의 수정도 없이 초연의 감동 그대로 전 세계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가 7년 만에 다시금 한국 무대에 선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프랑스의 추리 소설가 가스통 르루의 동명 원작 소설을 무대화했다. 19세기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 음악가 ‘유령’과 프리마돈나 ‘크리스틴’, 그리고 ‘크리스틴’을 사랑하는 귀족 청년 ‘라울’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다. 1988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41개국에서 1억 4000만 관객을 모았고 지난해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 엔드에서 30년 연속 공연된 유일한 공연으로, 2012년 기네스북에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으로 등재되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가 히트 작품이다.

특히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지난 2001년 초연 당시만 24만 명이 작품을 관람했고 이후 2005년 인터내셔널 투어, 2012년 25주년 기념 내한공연 등을 진행하면서 100만 관객을 돌파했을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7년 만에 한국 무대를 찾을 이번 월드투어는 지난 2월 필리핀 마닐라를 시작으로 아시아와 중동을 아우르는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의 일환이다.

오는 12월 부산 초연을 앞두고 1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제작진과 배우들은 작품에 대한 자부심과 한국 사랑을 밝혀 눈길을 모았다. 이날 현장에는 협력연출 라이너 프리드, 음악감독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유령’ 역의 조나단 록스머스,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 ‘라울’ 역의 매트 레이시가 참석했다.

   
사진=(왼쪽부터)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 음악감독, 라이너 프리드 협력연출/제공=에스엔코

무엇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초연부터 현재까지 단 한 차례의 수정도 없이 공연을 이어온 만큼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초연의 감동을 선사한다. 흡사 온 가족이 모인 주말 저녁 방구석 1열에서 감상하던 ‘명화극장’을 연상케 하는데, 아날로그 세대부터 스마트 세대까지, 최근 수십 년 가파르게 진행된 문화 격변의 시대에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작품 자체의 감동이다. 언제 들어도 좋은 음악,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 질투와 복수가 점철된 러브스토리의 보편적 감성, 탄탄한 구성, 의상 및 특수효과, 무대 세트의 화려한 볼거리 등 세대를 뛰어넘는 명작 뮤지컬이 바로 ‘오페라의 유령’이다.

유행마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많은 작품이 디벨롭을 거쳐 새로운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 보편적인 뮤지컬 시장에서 ‘오페라의 유령’만의 30년 뚝심은 그 자체로 진행형인 역사이자 자부심이다. 협력연출 라이너 프리드는 오랜 세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세계인들을 매료시킬 수 있었던 이유도 그와 같이 꼽았다. 그는 “1986년 웨스트 엔드에서 초연돼 지금까지 이렇게 오래 공연하는 것은 기적이라 할 수 있다.”이라며 “처음에 런던에서 오픈하고 이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오픈했는데, 보통은 그 과정에서 수정이 어우러지게 되는데, ‘오페라의 유령’은 전혀 바뀐 게 없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고쳐볼까, 수정해볼까 했는데 작품이 계속 ‘내버려 둬라. 건드리지 말라’고 하더라. 처음부터 얼마나 탄탄하게 만들어진 작품인지 깨닫게 됐고. 지금도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통한다는 걸 알게 됐다. 캐릭터의 감성이나 스토리, 음악 등이 세계적이지 않나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라이너 프리드는 취재진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며 두 달 전 작고한 오리지널 연출 해롤드 프린스를 언급했다. 그는 “분명 어려움도 있었지만, 모두 한마음으로 이 작품이 정말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함께했기에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며 “앤드루 로이드 웨버에서부터 모든 창작진의 예술성, 창의성을 살려주고 그분들의 의견이 하나로 묶일 수 있는 접착제가 되어준 것이 그분이 아닐까 싶다. 배우들의 동선과 안무, 세트 등이 한꺼번에 어우러지는 마법 같은 작업이 이뤄지기까지는 해롤드 프린스의 천재적인 역할이 컸다. 그분이 아니었다면 이런 작품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특별히 그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7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 사이, 국내 뮤지컬 시장은 급성장했다. 최근 대구, 부산 등에도 대형 뮤지컬 작품이 올라갈 수 있는 극장 등의 여건이 마련되면서 뮤지컬 ‘라이온킹’, ‘스쿨오브락’ 등의 오리지널 투어가 서울을 포함해 지방에서 공연된 바 있고, 그와 더불어 관객층도 훨씬 젊어졌는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유령의 넘버 ‘The Music of The Night’을 비롯해 ‘Think of Me’, ‘All I Ask of You’ 등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주옥같은 음악만으로도 뮤지컬 팬들을 매료시킨다. 이 음악이야말로 세대를 아우르는 가장 큰 무기다. 이번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역시 부산을 시작으로 서울, 대구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음악감독 데이빗 앤드루스 로저스는 “훌륭한 음악 자체로 우리는 축복받았다.”며 “클래식하면서도 신선함을 같이 겸비하고 있는 매력이 있다. 새로 유입된 젊은 관객이 들어도 오래된 느낌이 들지 않게, 또 복합적이면서도 심플한 음악성을 지녔다. 음악이 언어장벽을 무너뜨리고, 세 남녀를 둘러싼 사랑, 질투, 집착을 다룬 보편적 드라마가 세대를 불문한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여기에 라이너 프리드 연출은 “기술적인 변화가 좀 있고, 세트는 이번 시즌에 새로 만들었다. 여러분들이 사랑하고 기억하는 작품 그대로지만 제약이 없어지면서 속도감이 더 좋아졌고, 덕분에 더 많은 도시를 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동안 관객들이 보고 싶었던 ‘오페라의 유령’을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한국 관객들과 ‘오페라의 유령’은 작품의 스토리와 같은 러브라인을 유지하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 작품과 로맨스를 하다가 다른 작품으로 잠깐 바람을 피웠다가 결국 배우자에게 돌아가듯 ‘오페라의 유령’으로 돌아오더라. 이제는 어떻게 빼도 박도 못하는 사이가 된 것 같다. 이만큼 오래 사귀었는데 그만 결혼할까 보다.”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라이너 프리드 연출은 그동안 ‘오페라의 유령’ 협력연출로 앞서 세 번의 시즌을 함께하면서 한국 관객들과 자주 접했던 만큼 이번 네 번째 내한을 두고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라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는데, 7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이유로 ‘리얼 찐사랑’을 누차 강조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관객들을 만나고 싶은 생각에 이렇게 돌아왔다. 20년이 넘도록 가지 않은 나라도 있는데 그만큼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면서 “이번에는 그동안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부산에 가게 됐는데 새로 지은 극장이 얼마나 좋은지, 부산의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등 너무 많은 이야기를 부산 일정을 기대하고 있다.”며 “부산아 기다려라”고 말하는 등 한국적 정서에 이미 익숙한 ‘유쾌한 프리드씨’의 면모를 뽐내기도 했다.

   
 

25주년 기념 공연으로도 한국을 찾은 바 있는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 역시 한층 젊은 관객들과 만나게 될 이번 시즌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새로운 관객들과 소통하는 게 저희도 즐거운 일이다. 요즘은 저희 또한 SNS를 통해 소통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게 가능해진 때에 다시 한번 공연하게 돼서 서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게 될지 기대되고 열정 많은 관객들을 만나게 되는 설렘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클레어 라이언 이날 “안녕하세요,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입니다”라며 또박또박 한국어로 첫인사를 건네 월드투어 나라에 대한 존중도 돋보였다. 이미 국내에 단골 음식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의 문화를 좋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클레어 라이언은 ‘크리스틴’ 역으로 화려한 소프라노와 아름다운 춤을 동시에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이 역할을 굉장히 사랑하는 이유가. 처음에 저는 뮤지컬로 시작한 게 아니라 클래식 발레를 시작으로 무대에 서기 시작했는데, 발레를 하면서 소프라노로 무대에서 서는 건 굉장히 드문데, 두 가지 예술 분야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완벽한 역할이 아닌가 싶다.”며 “저는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자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5살 때인가 처음 작품을 본 것 같고, 어려서 정원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지나가던 사람들이 박수를 쳐주더라. 그때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박수를 받는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 집에 ‘오페라의 유령’ CD도 있었고, 사라 브라이트만의 사진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돼야지 생각했었다. 오리지널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 제의가 왔을 때 엄마도 나도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앞으로도 이 작품에서 함께한다는 것에 설렘을 가지고 있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주인공 ‘유령’ 역의 조나단 록스머스는 10대 때 관객으로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어떤 역할이어도 상관없이 꼭 이 작품에 참여하겠다고 다짐했었다고 한다. 소년의 꿈은 이루어졌고 스물다섯에 ‘유령’ 역을 맡아 ‘역대 최연소 유령’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는 “이런 작품이 드물다고 생각한다. 스케일이 굉장한데, 그럼에도 다른 것으로 흔들리거나 연기 표현에 지장이 있거나 하는 것이 없이 순전히 배우들의 연기로 이어갈 수 있고, 이야기 전달의 주역이 될 수 있는 작품은 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아마도 ‘유령’을 맡은 전 세계 배우들이 어마어마한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일 것이다. 나의 행운은 연출과 음악감독과 같이 훌륭한 조력자들과 같이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고, 작품의 탄탄함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그 진실성을 내가 표현만 잘해주면 작품 자체도 훌륭하게 표현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라울’ 역할로 ‘오페라의 유령’에 첫 합류한 맷 레이시는 “이 작품이 30년이 넘도록 많은 이에게 사랑받고 유지되는 이유가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서정적이고 거대한 스토리 텔링 안에서 사랑, 질투, 경쟁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려서 영국에서 자랐는데 너무 어려서 나는 볼 수 없을 때 가족들이 모두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와서 이런저런 얘기를 할 때 마냥 샘났던 기억이 있고, 실제 이 작품을 접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오디션도 라울로 오디션을 봤고 지금까지 순탄하게 오게 됐는데, 가끔 저 자신을 꼬집어보기도 하고, 극장에서 음악이 흐르고 마스크가 걸려있는 걸 볼 때 여전히 남의 집에 온 것처럼 신기하다. 그럴 때마다 ‘아, 내가 참여하는 작품이지’ 깜짝 놀라고 있다.”며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번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부산 초연부터 시작해 다시금 서울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조나단 록스머스는 “한국 관객들의 명성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는데 이번이 한국은 처음이다. 한국 무대에 섰던 동료들이 ‘한국은 네가 무대에 서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지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나라’라고 말해줬고 ‘지킬앤하이드’로 한국에 왔던 친구는 ‘한국 관객들은 그동안 네가 무대에서 갖고 있던 생각을 싹 바꿔줄 거야’라고 얘기하더라. 배우로서 새로운 관객을 만난다는 건 언제나 큰 기쁨이어서, 부산과 서울에서도 가슴을 울려줄 거라는 생각에 당장에 공연을 올리고 싶은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는 오는 12월 13일부터 2020년 2월 9일까지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되고 이후 3월부터 6월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7~8월에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진행한다. [사진제공=에스엔코]

이은진 tvjnews@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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