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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연극 '킬롤로지', 재연 변화의 이유.."메시지"

  • 입력 2019.09.05 09:10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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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시대가 만들어낸 폭력과 책임을 묻는 연극 ‘킬롤로지’가 재연으로 돌아왔다.

연극열전7의 첫 번째 작품으로 지난해 국내 첫선을 보여 관객과 평단에 고루 호평받은 화제의 연극 ‘킬롤로지(Killology)’는 온라인 게임 ‘Killology’와 동일한 방법으로 살해된 아들 ‘데이비’, 그와 같은 방법으로 복수를 꿈꾸는 아버지 ‘알란’, 거대한 부를 축적한 게임 개발자 ‘폴’ 등 세 인물이 각자의 독백을 통해 사건과 감정을 쏟아낸다. 성공적인 초연을 이끈 ‘알란’ 역의 김수현, ‘데이비’ 역의 이주승, ‘폴’ 역의 이율이 재연에 출연하고, 이번 시즌의 뉴 캐스트로 ‘알란’ 역에 윤석원, ‘데이비’ 역에 은해성, ‘폴’ 역에 오종혁이 새롭게 합류했다.

연극 ‘킬롤로지’의 가장 큰 특징은 시의성을 꼽을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을 통해 벌어진 모방범죄의 참극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정서적으로 제대로 된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한 아이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성장하는 현실, 엄청난 부의 축적에 가려진 미디어의 그늘, 소외 계층을 구원하지 못하는 사회적 시스템 등을 조명하면서 폭력의 근본 원인과 책임을 어디에 물을 것인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심플하면서도 상징적인 무대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연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와 인물들의 독백 속에 관객들은 연극적 재미를 한껏 만끽할 수 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연극 ‘킬로로지’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박선희 연출을 비롯해 전 출연진이 참석한 하이라이트 시연에 이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박선희 연출은 이번 시즌의 ‘킬롤로지’에서 변화를 꾀한 부분에 대해 “이번 재연에서 크게 바뀐 점이 있다면, 처음에 나오는 세 명의 첫 번째 이야기들을 마치 이 공간에 아무도 없이 한 사람씩 있는 것처럼 구성한 것과 인터미션을 이용해 1막과 2막의 구성을 확실히 다르게 한 것이 제일 큰 변화일 것 같다. 아주 작은 변화로 세 개의 기둥을 만들었고 그 외에 극에서 하려는 말과 방향성은 다르지 않다.”며 “작년에는 배우들이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었다. 그것을 통해 더 쫀쫀한 느낌도 있었지만, 배우들이 암흑에서도 숨을 쉴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에 반성을 많이 하고 작은 변화라도 줘서 배우들이 압축된 힘을 낼 수 있게 구성을 바꿔봤다. 그리고 1막의 경우는 알란이 폴의 집에 난입해서 폴과의 결투까지, 하나의 알란의 사건으로 확실하게 마무리 짓고 2막은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라는 것에 강력하게 집중할 수 있게 인터미션을 두었다. 관객들조차도 1막과 2막을 다른 상태로, 새롭게 집중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선희 연출은 연극 ‘킬롤로지’로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로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이 같을 것이다. 소외 계층의 아이들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지, 특히 그걸 부모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또 사회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아이가 성장하기 힘든 시기인 것 같다.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미디어나 게임 등이 아이들의 감성이나 가치관 등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 지금도 끔찍한 일들이 많고 많은 아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준비되지 않은 채 부모가 돼서 어쩌면 아이들에게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감히 한번 해보고 싶었다. 폴을 나쁜 사람으로 그릴 수 있었겠지만, 작가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결국은 이 세 사람 모두 누군가의 아이였고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존재였다는 것, 그만큼 모든 아이들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관객들이 가지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연에서 ‘알란 그 자체’라는 호평을 받았던 김수현은 “두 이유에서 갈등하다 출연을 결정했는데, 초연을 해보고 ‘사람을 아주 괴롭히는 공연이구나’ 연습하면서부터 그 영향을 제법 받았고, 해서 이 공연을 또 해야 하나 사실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런데 이 작품은 양파 같은 면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볼 때마다 다르고, 할 때마다 다르다. 어떤 각도로 보느냐에 따라 인물 해석도 얼마든지 다를 수 있고, 100명의 배우가 해석한다면 100가지가 나오거나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 초연 때 배우들이 엄청 열심히 하고 매달려서 했었는데 모든 공연이 그렇듯 어느 정도의 완성도가 나오느냐는 별개의 문제여서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다. 해서 이번에는 어떤 면을 잘 드러내야 할지 서로 고민도 많았는데 그런 게 배우를 괴롭히기도 하지만 배우들에게는 그게 또 매력이기도 해서 그런 이유로 다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폴’ 역의 이율은 “작년 ‘킬롤로지’가 좋은 기억이었다. 좋은 기억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자 참여하게 됐고, 1년 만에 다시 했을 때 어떻게 느껴지고 어떻게 표현이 됐을지 궁금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더불어 ‘데이비’ 역의 이주승은 “저는 사실 안 하려고 했다. 다른 데이비의 해석을 보고 싶어서 안 하려고 한 것도 있고, 힘들어서 안 하려고 한 것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어서 정말 안 하려고 했는데 부득이 한 분이 못하게 되셔서 제가 급하게 들어오게 됐다. 그런 이유로 들어왔지만 하면서 참,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근데 내년에는 안 할 것.”이라며 “이번에 공연 열심히 해서 잘 끝내겠다.”고 못 박아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킬롤로지’는 계속 봐도 다르게 느껴지는 재미가 있는 공연이니까 꼭 두 번 보시기 바라겠다.”고 말하기도.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의 소감도 있었다. 먼저 ‘알란’ 역의 윤석원은 “감개무량하다. 뮤지컬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무려 연극열전에서 무려 ‘킬롤로지’를 제안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연극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제안이 와서 대본도 안 보고 한다고 했었는데, 대본을 좀 볼 걸 그랬다.”고 너스레를 보태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한 회 한 회가 너무 고통스럽다. 그 고통을 느껴보시면 좋겠다.”며 “부모님과 손잡고 같이 보러와 주시면 좋겠다. 뭔가 색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폴’ 역의 오종혁은 “저는 사실 초연 때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주변 여건상 재연에 참여하게 됐다. 초연을 보면서도 ‘저기에서 나는 이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이제 시작인데 굉장히 즐거운 상태”라며 "아빠와 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삶에 있어서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들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인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데이비’ 역의 은해성은 “저는 작년에 연극을 처음 한 후에 연극을 다시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킬롤로지’ 오디션에 참여하게 됐고 제작진과 연출님께서 뽑아주셔서 출연하게 됐다.”며 “처음에 대본을 봤을 때는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몰라서 많이 어려웠던 기억이 있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수현은 “이번 재연을 준비하면서 나름 신경 쓴 건, 잘 들려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워낙 아주 꽉 맞춰서 잘 써주셔서 이걸 어떻게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전달을 할까, 초연의 경험으로 그것을 더 많이 신경 썼던 것 같다. 그때그때 더 섬세하게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게 뭘지 엄청 골머리를 쓰면서 연습하고 공연하고 있는데, 제가 볼 때 이 공연은 관객들이 배우가 보여주는 말의 이미지를 머리에 떠올리면서 보시면 훨씬 자기만의 작품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것을 생각하시면서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연극 ‘킬롤로지’는 오는 11월 17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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