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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주광·박송권, "뮤지컬 '블루레인'의 매력은 말이죠"

  • 입력 2019.09.02 09:4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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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블루레인’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 이주광, 박송권이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뮤지컬 ‘블루레인’은 추정화 연출, 허수현 음악감독 콤비가 내놓은 신작으로, 도스토옙스키의 고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1990년대 미국으로 옮겨놓아 친부 살해사건을 소재로 ‘선과 악의 경계가 어디인가?’라는 주제를 담았다. 2018년 DIMF 창작 뮤지컬상을 수상했고 올해 2019년 DIMF에 초청작으로 상연되기도 했다.

특히 이 작품은 무대 세트가 없다. 다만 여섯 개의 의자가 존재하고 작은 어항을 오브제로 사용했는데, 사각의 바닥과 허공을 향하는 조명의 어우러짐으로 무대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어항을 이룬다. 열심히 헤엄치고 버둥대지만 결국 작은 어항 속 인간사일 뿐이다.

그로 인해 배우들의 열연은 더욱 치열하고 객석을 압도하는 밀도가 단연 으뜸이다. 이창희, 이주광, 임병근, 박유덕, 김주호, 박송권, 김려원, 최미소, 한유란, 한지연, 조환지, 임강성 등이 출연한다. 작품을 관람한 관객들은 배우들의 열연을 뮤지컬 ‘블루레인’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그중 부친 살해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검거된 장남 ‘테오’ 역의 이주광과 오로지 자신의 욕망과 돈을 좇아 살아온 아버지 ‘존 루키페르’ 역의 박송권이 동반 인터뷰에 나섰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변주한 뮤지컬 ‘블루레인’,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낯선 이름이다 보니 어떤 작품인지 모르는 관객이 더 많은 듯하다. 쉽게 설명해준다면.

이주광 : 이 작품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각색한 창작 뮤지컬이다. ‘블루레인’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질문이 있었는데, 작품을 보시면 전체적인 푸른 조명, 또 상징적인 요소들이 나오는데 거친 면에 포장지를 잘 싼 느낌이랄까. 어찌 보면 날카롭고 보기 흉할 수 있는 극을 조금 더 현대식으로 많이 세공해서, 최대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볼 수 있는 인물처럼 만든 흔적이 느껴지실 것이다. 그냥 ‘블루레인’이라는 작품 안에 이런 인물들이 있구나, 물론 원작 속 인물과 성격을 가져온 건 맞지만 이 작품은 따로 봐주셔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그것이 오히려 원작의 선입견을 만들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그렇다면 제목은 왜 ‘블루레인’인가.

박송권 : 일단 ‘블루레인’이라는 단어가 나오게 된 것은 어항 속의 파란 조명, 또 극 중 헤이든은 어머니와 관련한 과거 트라우마로 비가 오면 슬프거나 괴로운 감정을 느끼는데 루크나 사일러스도 그렇고 인물들이 다 비에 대한 전사들이 조금씩 있어서 그것들이 아마 제목에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이 비라는 것이 좋은 의미도 있지만, 피해야 하는 의미도 있다. 위에서 내리는 걸 우리는 오롯이 다 맞아야 한다. 피할 방법이 없는 거다. 그런데 어항 속 물고기들은 비가 와도 아무렇지 않다는 것. 그런 상징적인 의미가 많이 담겨 있는데 그래서 아마 ‘블루레인’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

▶ 작품에 관해서는 난해하다는 평도 있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었을까.

이주광 : 일단 이게 어떻게 표현될지가 궁금했고, 테오라는 인물이 대사는 많지 않았는데 이 인물의 색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 밸런스를 잘 맞춰서 표현할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하면서 대본을 봤는데, 개인적으로 좋은 점이라면 오랜만에 다시 젊은 인물을 연기하게 돼서(웃음), 그게 되게 반가웠다. 다만 중요한 인물인데 표현할 재료랄지, 저한테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대사 중 절반 이상이 아니다, 믿어달라, 아니야, 계속 억울한 입장만 얘기할 뿐이어서 뭔가 정보 전달이나 브릿지 역할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었는데, 그럼에도 맛을 잘 내달라고 하셔서 더 책임감을 갖고 임했던 것 같고, 제가 요리사라고 봤을 때, 춘장 없이 짜장면을 만들어달라는 느낌(웃음)? ‘짜장 맛이 나게 해줘’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있는 재료로라도 건강한 음식으로 맛있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박송권 :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 존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풀어야 하지?’ 정말 잘못해서 1차원적으로 풀리면 너무 뻔한 악마 내지는 나쁜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지겠다 싶어서 첫째는 인물에 관한 걱정이었고 이걸 어떻게 무대에서 표현할 것인가, 그리고 이걸 어떤 배우들이 어떻게 풀어가게 될까, 사실 그런 걱정이 되게 많았다. 연습할 때도 의자 여섯 개 말고 아무것도 없다 하니 더 막막했고 배우들이 채워야 하는 부분이 어마어마하구나, 그런 생각에 초반엔 어깨가 무거웠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고민이 많았다.

▶ 그렇게 많은 고민을 한 만큼 이번 ‘블루레인’을 통해 전보다 훨씬 성장해 있지 않을까.

박송권 : 그건 정말 맞는 말씀인 것 같다. 사실 이 작품 전에 다른 작품이 들어왔었는데 추정화 연출님과 해보고 싶었던 것도 있고, 배우로서 내가 해보지 못했던 도전이겠다 싶어서 정말 각오하고 들어왔다. 해서 이 작품이 끝나면 나에게 어떤 것이 남을 것인지에 대해서 연습 초반부터 고민을 많이 했다. 정말 이 작품은 제 앞으로 연기 생활에 자신감을 줬다고 할까. 좀 더 도전적이고 더 들이댈 수 있는, 연기적으로 더 확 들어가서 공격적으로 연기할 수 있는 기반이 된 것 같다.

▶ 춘장 없이 짜장 맛이 나는 짜장, 어려운 과제에 도전한 이유라면?

이주광 : 다양한 작품이 오기도 하지만, 저의 호기심을 당기는 쪽은 좀 더 감정적이고 울분을 토하고 소리도 지르고, 아직까지는 좀 젊고 싶은가 보다. 배우로서 좀 더 다이내믹하고 싶고 어떤 영역에서는 좀 더 깊게 들어가고 싶고, 앞에서 그런 역할들을 하면서 희열이 있었고, 그리고 다 쏟아낸 후에 관객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을 때, 그것만큼 기쁜 것도 없다. 그 맛에 계속하게 되는 것 같고, 우선적으로 좀 더 팔딱팔딱하게 살아있을 수 있는 작품으로 선택의 초점이 가는 것 같다. 그러다 마침 마침 겹치지 않는 운명적으로 온 작품이어서 하게 됐다.

▶ 의자 여섯 개 외에 무대 세트가 없다는 점이 당황스럽진 않던가.

박송권 : 연습 때는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아직 충분하게 채워지지 않은 상태에서 뭘 하려면 손에 뭘 쥐거나 도구에 의존하게 되는데 기댈 곳이 앉거나 위에 올라가는 거,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너무나 힘들었는데, 이제 어느 정도 채워지고 저도 스스로 캐릭터에 믿음이 생기고 무대에서 한 번 테스트를 거친 후에는 다른 것들이 굳이? 다 필요 없더라. 오히려 조명만 있는 게 너무 편했다. 오로지 플로어에서, 뭔가 제가 바닥을 물걸레로 닦는 느낌이어서 되게 좋았던 것 같다.

이주광 : 저는 추정화 연출님, 허수현 작곡가님, 김병진 안무 감독님과 전 작품을 이미 해봤기 때문에 기댈 곳이 없는 데에 익숙하다(웃음). 그만큼 연출님은 배우가 다 해내길 바라시는 것 같고 그 장점은, 배우에게 부담은 있지만, 등장부터 퇴장까지 정말 다 해내는 느낌이 있고, ‘루드윅’의 경우는 등장 이후에 퇴장이 없었는데 가끔 주호 형이 ‘퇴장하니까 편하지?’ 하시더라. 중간에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한 건지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웃음).

▶ 지난해 원작의 원형 그대로를 무대로 옮긴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에서 아버지 표도르 역으로 진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배우 김주호가 이번 ‘블루레인’에서도 아버지 존 루키페르 역으로 출연 중이다. 그런 배우와 더블로 연기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을 것 같은데.

박송권 : 그랬다. 왜냐면 형님과 저와는 생각도 다르고, 형님은 이미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저보다는 정보라든가 내면적인 게 더 많을 거여서, 연습에 왔을 때도 형님은 형님 스타일로 거침없이 쭉쭉 해나갔다. 저는 그걸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딤프가 있었기 때문에 사실은 부담이 많이 됐고, 배우라면 그런 욕심이 있지 않나, ‘내가 형보다 잘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면서 한순간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배우로서 ‘내가 형을 이기진 못해도 지지는 말자’. 이건 배우로서 끝까지 놓으면 안 되는 욕심이어서, 그렇게 생각을 달리한 이후부터 형은 저걸 왜 하는지, 나라면 그걸 어떻게 할 것인지, 나라면 이 작품 속 존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을 되게 많이 했다. 그리고 이걸 표현할 때 한 번에 표현하고 싶지 않았다. 왜냐면 처음부터 공간을 크게 잡으면 혹시 엇나갈까 싶어서 공간을 작게 두고 계속 조금씩 늘렸다. 연출님은 조금 더 보여달라고 욕심을 많이 내셨는데 당시엔 힘들었지만, 지금에 생각하면 그런 고민을 많이 하니까 무대에서 오히려 단순해지더라. 주호 형님이 하는 걸 보면서도 많이 배웠다. 처음에 광기가 부족하다는 고민이 있었고 힘들었는데 형님한테 소스를 많이 얻었고, 제가 어디까지 눈이 돌아갈 수 있는지까지도 거울을 보면서 실험을 해봤다. 지금도 무대에서 매일 하고 있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그래서 이 광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찾아보는? 그런 과정에 있다.

▶ 그렇다면, 극 중 아버지와 아들로 호흡하고 있는 느낌은 어떨까.

이주광 : 둘을 같이 상대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주호 형은 딱 서 있는 것보다 일부러 더 일그러진 상황에서 세게 표출하는 느낌, 그리고 나이에서도 형은 진짜 아버지 같은 느낌이 있고, 15년 만에 집에 찾아갔을 때 ‘그래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송권이 형은 어렸을 때 그렇게 두들겨 맞았던 공포감과 트라우마를 안고, 정말 가기 싫다가 돌아갔는데 ‘아휴, 저 인간 아직도 정정하다’ 그런 느낌이 있더라. 그래서 또 다른 섬뜩함이 있다. 마음속으로 수백 번 죽였을 저 인간이 이제는 좀 힘이 없겠거니 했는데 너무 당당하게 걸어오니까 그 모습이 남자가 봐도 되게 섹시하면서도 여유가 있어서, 더 어렵고 무서운 상대가 된 느낌을 갖게 되는 것 같다.

▶ '테오'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중점을 두었다거나 따로 준비한 것이 있을까.

이주광 : 앞서 얘기한 중에 대사 절반이 ‘아니야, 믿어줘’였다고 했는데, 그 말이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긴가민가하게 보여야지 처음부터 저 사람이 맞다, 아니다 단정하게 되면 좀 그럴 것 같고, 그렇다고 애매하게 연기해도 중간에 제가 힘들어지고, 안 그러면 되게 거슬리는 사람이 될 수 있어서 제가 선택하기를 나는 죽어도 아니라고 하자. 내가 할 수 있는 아니라는 표현을 다 해보자. 그리고 헤이든과 만나는 두 장면이 있는데 그중에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에서는, 나는 헤이든을 정말 사랑해야 하는 거다.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헤이든을 도와주려고 옛날 집으로 찾아갔다가 상황이 벌어지고 제가 용의자가 되는 거여서 짧게나마 그 한 장면으로 ‘우리가 많이 지쳐있는 관계지만 내가 너를 이만큼 사랑해서 이렇게 된 거야’라는 것을 보여줘야 해서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기타를 원래 못 치는데 잘 치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이제는 굳은살도 생겼다. 가뜩이나 무대에서 사용하는 기타는 카포(임시로 음정을 조정하는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줄을 당겨놔서 장력이 굉장히 센데 집에서 그냥 혼자 치는 게 아니고 마이크에 소리가 나가니까 명확하게 들리지 않나.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너무 신경이 쓰이고 불안해서 몇 달을 하루에도 몇 시간씩 계속 치게 됐다. 같은 역할의 창희 형은 ‘원스’라는 작품을 했고 기타를 원래 잘 치고 기타도 실제 창희 형 기타인데 그게 ‘원스’ 때 받은 커스텀(주문제작) 기타라고 하더라. 저는 이번에 회사에서 준 연습용 기타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냥 드르릉 긁어만 봐도 소리가 완전 다르다. 역시 돈에 장사 없구나(웃음). 작품에서도 돈 가지고 그렇게 싸우지 않나, 열심히 벌어서 진짜 좋은 기타 장만해야지, 위시리스트에 해놨다. 자꾸 치니까 이제 손도 안 아프고 욕심이 생기더라. 앞으로 계속 배워서 뮤지컬 배우 중에 기타 잘 친다는 배우로 꼽힐 수 있게 해보려고 한다. 모든 세션하시는 분들을 존경하게 됐다(웃음).

▶ 실제 공연을 이어오면서 전과는 달라진 느낌이나 감상도 있을까.

이주광 : 지금 딱 절반 정도 온 것 같은데, 창작이다 보니까 이 작품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 공연 전까지도 계속 바꾸고 설계하고 했다면 지금은 좀 더 쫀득하고 인물들 사이에 밀도가 더 생겼고 지루할 틈 없이, 저희도 게임처럼 즐기고 있다. 우리끼리도 공연 끝나면 이때 좋았다, 이래서 좋았다, 그런 얘기 하는데 관객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관객도 점점 많아지고 등을 떼고 몰입해서 보신다거나 커튼콜 암전이 됐을 때 ‘와~’하고 기립박수를 쳐주실 때 ‘아, 우리의 고생스러움을 인정해주시는구나(웃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생한 보람이라는 것을 또 한 번 여실히 느낄 수 있는, 해서 더 밀도 있게 쌓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박송권 : 처음에 공연 올렸을 때는 아무래도 정신도 없고, 계속 빠르게 진행되다가 이제는 익숙함에서 오는 루즈함과 상대와의 공간이 생기는데 이걸 초반에는 잘 모른다. 내가 익숙하면서 공간이 점점 늘어나는데 이 공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점점 이 익숙함과의 싸움인 것 같다. 익숙하다 보면 다른 것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계속 생각하면서, 또 상대와 대사를 칠 때도 누구 하나 루즈해지거나 아예 비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것들을 줄이면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 딤프(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창작 뮤지컬상을 받은 작품이건만, 정작 관객 반응에서는 작품 자체보다 배우의 열연을 으뜸으로 꼽는 분위기다. 작품은 패스하면서도 배우들의 연기를 한 번 더 보고 싶은 생각에 재관람이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는데 배우 개인에게는 그보다 더한 칭찬이 없겠지만 작품을 함께하는 배우로서는 또 다르게 생각해 볼 화두가 아닌가 싶다.

박송권 :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고, 연출님부터 배우들까지 모든 사람이 수정, 보완에 대한 생각은 다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도 대본이라든가 줄거리, 스토리, 이런 것들이 정말로 안 좋다면 배우들이 그걸 아무리 맛있게 표현해도 (관객들에게) 배우가 보이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해서 어쨌든 저는 둘 다 공생, 상생은 했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재연에 들어가면 필터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가치도 없는 작품은 아니어서 정말 조금만 하면 더 커질 수 있는 작품이고, 분명 재연에 들어가면 지금보다 더 좋은 평가를 얻을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이주광 : 형의 말에 동감하고, 모두가 한 곳을 바라보며 같이했다는 건 사실이다. 어떤 프로듀서 분이 ‘블루레인’에 좋은 배우들이 다 가 있다고, 섭외하려고 했더니 다 ‘블루레인’ 한다고, 공연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웃음) 하셨다는데 다행히 관객분들이 많이 오신다. 배우들도 초대권을 거의 안 쓴다. 저도 지금까지 딱 한 장 썼는데 어느 날은 좌석이 모자랐다고 하더라. 점점 입소문이 나고 있는 게 아닌가. 그게 어떤 입소문인지 모르겠지만 관객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 작품 속 대사 한 줄로 이 작품을 특정할 수 있을까.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무엇이었나.

박송권 : 다른 것보다, 존으로 연기하면서는 ‘내가 신이야? 난 그냥 나를 위해 살아갈 뿐이야’라는 그 말이 강하게 와 닿았다. 사실이지 않나. 결국 모든 사람은 다 자기를 위해서 사는 건데 그게 누군가에게는 악하게도 누군가에게는 선하게도 보일 수 있다. 작품에서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거야. 그게 나빠? 그게 죄야?’ 존은 그렇게 살았을 거다. 깊이 들어갈 수 있지만 단순할 수도 있는 그 대사가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저를 많이 잡아주는 대사인 것 같다.

▶ 끝으로, 예비 관객들에게 뮤지컬 ‘블루레인’의 매력 포인트를 자랑해준다면

박송권 : 전체적인 산을 봐야겠지만 각 인물이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부딪히고 어떻게 끝을 향해 변해가고 그 안에 어떤 반전이 있는지, 그것을 좀 더 집중해서 쫓아가시면 재밌지 않을까 싶다.

이주광 : 사람으로 따지면 ‘볼매남’, ‘볼매녀’ 그런 것처럼 볼수록 매력 있는 작품이어서, 이 작품을 논하려면 일단 보시라. 그러면 이 매력에 대해서 서로가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길 것이다. 보시면 이런 특이한 공연이 있구나, 혹은 이 작품에 대해서 좋든 안 좋든 뭔가를 계속 얘기하게 되는 작품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박송권 : 저도 그 말씀은 꼭 드리고 싶다. 누군가의 말에 의해서 좋더라, 안 좋더라 그런 얘기보다 작품을 보시고 본인이 판단하시면 좋겠다.

한편, 배우 박송권, 이주광이 출연 중인 뮤지컬 ‘블루레인’은 오는 9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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