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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케빈오, '슈퍼밴드' 통해 새롭게 꾸는 꿈

  • 입력 2019.07.22 12:2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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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JTBC ‘슈퍼밴드’에서 ‘애프터문’ 팀으로 최종 6팀의 결선에 오르며 주목받은 케빈오가 새로운 활동에 앞서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 사옥 내 카페에서 연예투데이뉴스와 인터뷰로 만났다.

케빈오의 대표 수식어는 ‘슈퍼스타K 우승자’다. 대국민 오디션의 원조라 할 수 있는 M.net ‘슈퍼스타K’ 시즌7 우승자가 약 4년 후 이번엔 글로벌 밴드 결성 오디션 JTBC ‘슈퍼밴드’에 도전했다. 시즌을 거듭하면서 시청률이나 화제성은 크게 떨어졌지만 ‘슈퍼스타K’ 시즌3는 케이블 방송으로는 이례적으로 무려 13.9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명실 공이 ‘국민 오디션’으로 통한 명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시즌 우승자가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그 자체로 많은 주목이 쏠렸다.

2015년 11월 ‘슈퍼스타K’ 시즌7을 우승으로 마감한 케빈오는 이후 2017년 1월, EP(싱글보다 많은, 정규보다 적은 수의 곡을 담은 형태) 앨범 ‘Stardust(스타더스트)’로 정식 데뷔했고 2016년부터 현재까지 각종 드라마 OST와 싱글 앨범 등으로 꾸준히 활동했다. 그러나 ‘슈퍼스타K’ 시즌7이 최고 1.45%, 최종회 0.73%의 시청률에 그친 만큼 방송 버프랄 것이 없는 지경이었으니 케빈오의 활동은 시쳇말로 잔잔했다. 그것이 케빈오가 어렵지 않게 ‘슈퍼밴드’ 출연을 결심한 이유였건만, 정작 ‘우승자의 재도전’이라는 타이틀에 주목이 쏠리면서 출연 직전까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나아가 화제성을 노린 섭외 겸 출연이 맞물린 것 아니냐는 식의 일부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지난 4년간 홀로 음악을 하며 축적된 외로움이 그 부담을 넘어선 모양이다. 허울 좋은 껍데기만 안고 사느니 도전을 택했다. '슈퍼스타K' 출연을 위해 한국에 온 이후 친구들을 사귈 기회도 마땅치 않았다. 케빈오는 무엇보다 ‘슈퍼밴드’를 통해 음악 하는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갈망이 컸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케빈오는 ‘슈퍼밴드’ 출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첫 예선에서 선보인 자작곡 ‘Remember(리멤버)’는 훌륭한 싱어송라이터의 역량을 재차 알렸고, 이후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뛰어난 리더이자 프런트맨(프로듀서 쯤으로 해석)의 면모가 부각되면서 마침내 우려를 기우로 바꾸는 데에 성공했다. 특히 결선 2라운드에서 ‘애프터문(케빈오, 이종훈, 최영진, 디폴)’ 팀의 자작곡으로 선보인 ‘Before Sunrise(비포 선라이즈)/이종훈 작곡, 케빈오 작사)’는 밴드 사운드의 구성이나 음악적 완성도가 가장 좋았다는 평에도 불구하고 생방송 파이널 진출에 실패한 탓에 많은 시청자들의 성토로 이어지기도 했다.

어쨌든 애초의 바람대로 케빈오는 결과와 상관없이 ‘슈퍼밴드’를 통해 많은 음악 친구를 얻은 것이 가장 큰 결실이라고 한다. 실제로 케빈오는 ‘슈퍼밴드’에서 동고동락했던 친구들과 밴드 결성을 계획 중인데, 다만 그것이 멤버 그대로의 ‘애프터문’일지, 새로운 팀원에 새로운 이름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한다. 새롭게 십년지계(十年之計)를 품은 만큼 하나씩 차분하게 풀어갈 요량이다.

그렇게 무모한 도전과도 같았던 ‘슈퍼밴드’를 통해 다시금 희망을 설계하게 된 케빈오의 이야기,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보자.

▶ ‘슈퍼밴드’, 막상 출연해보니 어떤 프로그램이던가.

“그냥 제작진분들을 정말 믿고 가는 거였어요. 모든 팀, 모든 참가자를 위한 오디션이었다고 생각해요. 악마의 편집 그런 건 1도 없던데요(웃음).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역대급 무대들이 정말 많았다고 생각하고, 누구의 배경이나 히스토리, 물론 그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음악, 그리고 각 팀의 조합에서 어떤 신선한 음악이 나올 건지, 그 환경을 너무 잘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아무래도 방송은 무대에서 다 보여줘야 하니까 시도하는 게 중요했고 선곡이 중요했고, 한팀으로 조화를 이뤄서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가 중요했는데, 많이 힘들었죠. 다들 고생 많이 했고, 너무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 이번 ‘슈퍼밴드’의 출연은 분명 어려운 결정이었을 듯하다. 실상 ‘잘해야 본전’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었는데, 어떤 이유가 출연 결심에 가장 크게 작용했을까.

“외로움이 컸어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혼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사실 처음에는 부담도 많이 느꼈고 다시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다는 것에 계속 ‘Why?(왜?)’ 왜 또 나가지? 내가 또 오디션에 나가면 사람들이 당연히 의심할 것 같은데?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냥 ‘Why not?(왜 안돼?)’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탈락하면 또 그냥 ‘So what?(그래서 뭐?)’ 그런 마음이 되더라고요. 실제로 중간에 탈락했지만, 외로워서 친구들을 만나고 싶었고, 많이 사귀었고, 두 번째 라운드부터 바로 친구들과 같이하고 같은 책임을 지면서 무대를 하니까 그동안 혼자 했었던 고민도 점점 줄었어요. 그 자체가 저한테는 정말 감사한 경험이었죠.”

▶ 그렇다면, ‘슈퍼밴드’를 하는 동안에는 가장 힘들었던 점이 무엇이었을까.

“제일 힘들었던 게, 아무래도 (‘슈퍼밴드’에) 나가기 전까지? 사실 저한테 ‘슈스케’ 우승자라는 건 호칭일 뿐이었어요. 소중한 경험이기는 했지만, 이후 음악적으로 인정을 많이 못 받았잖아요. 해서 저는 크게 부담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우승자가 나온다는 것 때문인지 관심이 올라가서 저도 갑자기 부담을 많이 갖게 됐어요. 그런데 ‘슈퍼밴드’에 와서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되고 홍대 쪽 친구들도 알게 되면서 정말로 나오길 잘했다고 느꼈고, 아직 데뷔하지 않은 대학생도 있었고 열아홉 살 친구들부터 클래식한 이나우까지 다양한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 친구들이랑 같은 무대, 같은 방송에 있는 것만으로 저는 진짜 영광이었습니다.”

▶ ‘슈퍼밴드’ 라운드 중 가장 도전적인 무대를 꼽아본다면?

“홍이삭 형이랑 이나우, 양지완이랑 ‘너와 함께’ 그 곡을 썼을 때, 각자 열정이 정말 강했고 음악적인 고집도 셌어요. 그런데 다 내려놓고 많이 부딪히면서 2주 동안 매일 만나서 최소한 10시간 합주하고, 첫 합주는 아마 17시간 정도 했을 거예요. 다들 다른 일도 있는데 잠을 거의 못 자면서 ‘이건 진짜 우리 노래다’라는 생각으로 도전했고, 개인적으로 그때의 경험이 다음 무대에서도 밴드라는 책임감을 더 강하게 만들어줬어요. 특히 ‘애프터문’ 마지막 무대에서 우리 자작곡을 했을 때 저희는 되게 만족했어요. 그냥 그 팀의 인연이 너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 특히 ‘애프터문’ 팀의 ‘Before Sunrise(비포 선라이즈)’는 프로듀서와 시청자들에게 고루 호평받았음에도 탈락으로 이어져 큰 아쉬움을 남겼는데, “‘슈퍼밴드’는 케빈오의 재발견”, “선입견 때문에 과소평가된 사례” 등의 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진짜로 그런 얘기가 있었어요?(웃음), 근데 저 혼자였으면 그런 무대가 안 됐을 거예요. 저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렇고, 한팀으로 같이하면서 시너지가 나왔기 때문에 좋은 무대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같이 얘기를 해보면 그동안 외로운 친구들이 저뿐만 아니라 정말 많았어요. 아마 외로워서 나온 친구들이 대부분이었을 거고, 저희 ‘애프터문’만이 아니라 모든 팀이 다들 아름답게 만들어진 것 같아서 보기 좋았고요.”

▶ 그렇다 해도, 최고의 칭찬을 받은 무대로 탈락했다는 점에서 정녕 아쉬움이 없을까. 오죽하면 누리꾼 댓글에 ‘장렬한 최후’라는 식의 평이 주를 이루더라.

“아니요. 물론 그전에는 생방송까지 가고 싶었는데, 저희가 결승 무대를 맨 앞줄에서 봤잖아요. 딱히 이유는 모르겠는데 우리끼리 그냥 잘 떨어진 것 같다고(웃음). 어쨌든 저희는 무대에 만족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는데, 만약 아쉽다고 생각하신 분들은 또 보고 싶어 하실 거고, 어떻게 보면 그게 저희한테 또 다른 좋은 동기가 돼서 앞으로 또 다른 무대에 섰을 때 더 열정을 가지고 할 수 있겠죠?”

▶ 앞서 싱글 앨범 ‘Remember’ 발매와 함께 밴드 결성을 예고했는데, 조금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팀 이름도 그렇고, 멤버도 아직 확정된 건 아니에요. 근데 한 확실한 건 ‘슈퍼밴드’를 같이한 친구들이 될 거예요. 멤버가 그대로 된다면 팀 이름도 그대로 ‘애프터문’일 수도 있고, 다른 멤버가 온다면 또 다른 이름이 될 수도 있겠죠. 사실 밴드를 본격적으로 하려면 각자 정리할 것도 있을 거고, 팀으로 길게 하려면 진짜 제대로 하고 싶거든요. 해서 친구들이랑 만나서 우리끼리 얘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리고 밴드다 하면 보컬 이름으로 ‘누구 밴드’ 이런 게 많은데, 그래서 ‘YB’가 진짜 멋있는 것 같아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건 없지만, 일단 저는 그런 팀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방송할 때도 제 목소리를 판단할 때 고음을 지르는 소리도 아니고, 어떻게 하면 다른 악기를 돋보이게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었는데 그게 잘 됐을 때 더 뿌듯했어요. 마지막 무대 때도 ‘Before Sunrise’ 말고 제가 쓴 다른 곡이 있었는데, 그냥 종훈이가 쓴 노래가 더 좋았어요. 그래서 그 곡으로 갔고, 이종훈 작곡, 제 작사, 그렇게 나눠서 갔더니 그만큼 더 좋은 곡이 나온 것 같고요.”

※ 케빈오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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