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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나빌레라' 강상준, "특별한 감동" 자신하는 이유

  • 입력 2019.05.07 10:2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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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에서 ‘채록’역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배우 강상준을 인터뷰로 만났다.

창작가무극 ‘나빌레라’는 HUN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툰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모두가 안 된다고 하지만 일생을 통틀어 가장 진지하게 꿈을 좇는 70세 새내기 발레리노 ‘덕출’과 발레 유망주였으나 잦은 부상과 생활고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스물셋 청년 ‘채록’의 교감을 통해 발레를 향한 꿈과 열정, 더불어 세월을 뛰어넘은 따뜻한 우정을 그린다.

서울예술단의 최정수, 강상준이 ‘덕출’과 ‘채록’으로 초연을 이끌고, 영화 ‘극한직업’으로 천만 배우에 등극한 진선규와 그룹 ‘브로맨스’의 이찬동이 역시 ‘덕출’과 ‘채록’으로 함께한다. 연습 막바지,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배우 강상준을 만났다.

공연을 코앞에 두고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채록’의 서사를 완성할 디테일과 발레 유망주다운 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강상준은 중앙대 음악극 출신으로 연기와 판소리, 한국 무용 등을 섭렵했던 탓에 몸에 밴 습관을 빼는 것이 가장 어렵더라고.

“일단 원작에서는 덕출과 채록의 분량이 한 6:4 정도인데, 공연에서는 덕출이 한 7정도의 분량을 가지고 있어요. 해서 덕출이 왜 발레를 하고 싶어 했는지, 어떤 난관에 부딪히는지, 그런 부분이 공연 안에서 설명이 가능한데, 채록이도 물론 그런 장치들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걸 충분히 납득시킬 만한 디테일을 균형감 있게 잘 만드는 게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고요. 발레는 몸을 잘 펴서 최대한 크게, 깔끔하게 하는 게 가장 아름다운데 제가 전에 탈춤을 했다보니까 그때의 습관을 없애는 걸 많이 했어요. 정말 깔끔하게 원래 아무것도 안 했던 것 같은, 그게 제일 어렵더라고요.”

“채록이 어떻게 보면 좀 툴툴대는 듯하면서도 정이 가고 관심이 가고, 그런 츤데레 매력이 있거든요(웃음). 이게 혹시 경계를 넘어서거나 너무 무르게 표현 되면 아무래도 관객들의 공감이 어려울 수 있겠다 싶어서, 최대한 주어진 분량 안에서 정확하게 그것을 표현할 수 있게 완급 조절에 가장 신경 쓰고 있고요. 마지막에 할아버지와 같이 공연하는 신이 있는데 그 부분은 저는 춤을 많이 안 시키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좀 추더라고요(웃음). 드라마를 잘 쌓아도 마지막에 춤을 너무 못 추면 안 되니까 안무 감독님이랑 계속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 두 가지가 가장 크죠.”

‘채록’ 역의 더블 캐스트 강상준, 이찬동은 같은 역할, 다른 매력을 보여줄 전망이다.

“찬동이는 원래 발라드 가수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좀 더 부드럽고 채록이의 따뜻함이 잘 부각 되는 것 같고, 저는 성격이 모난 건지(웃음), 찬동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좀 반항아적인 느낌이랄까. 확실히 좀 다른 느낌이에요.”

발레 소재의 ‘나빌레라’, 흡사 ‘빌리 엘리어트’와 같은 화려함과 성장스토리를 기대할 수 있는데 ‘나빌레라’는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발레 교습소에 모여 자신의 꿈과 열정을 풀어내는 생활 발레로 결을 달리하면서 보다 짙은 휴머니즘을 담아낸다. 그 대미를 장식할 엔딩 무대는 영재 발레리나와의 깜짝 무대로 연출됐다.

“엔딩 무대에서 덕출과 채록뿐만 아니라 굉장히 춤을 잘 추는 영재 발레리나 친구랑 3인무를 춰요. 해서 덕출과 채록의 경우는 앞에서부터 드라마를 잘 쌓아 올린다면 혹시 조금 실수를 하더라도 장면 자체의 감동에 큰 지장은 없을 것 같은데, 그렇다고 지장이 없는 정도로 끝나면 안 되잖아요(웃음). 감동을 더 배가하는 역할을 해야 하니까 덕출 형님들과 저나 찬동이도 열심히 힘쓰고 있고요. 원작이 정말 좋고, 배우들도 내용을 잘 알고 있다 보니까 연기하면서 저희가 젖어요. 그걸 관객분들이 느끼게 해드려야 하는데 저희가 먼저 울컥울컥하는 거예요(웃음). 해서 그 조절을 잘해서 보여드려야겠다는 게 지금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강상준은 프로필은 187cm라고 등록되어 있지만 실제 188cm라고 한다. 큰 키에 팔다리가 길고 유독 얼굴이 작아 전문 무용수들도 탐낼 만한 신체조건이어서 ‘채록’ 역에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아버지가 농구선수 출신이신데다 가족이 모두 ‘거인족’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매년 2~3cm씩 쭉쭉 컸어요. 남자애들은 보통 방학 때 한 번에 확 커서 성장통도 있고 살이 트기도 하는데 저는 그런 게 없었어요. 아버지가 농구선수 출신이시고 가족이 다 거인족이거든요(웃음). 지금은 정확하게 188cm인데, 보통 188cm다 하면 190cm인데 줄여서 188로 한 거 아니냐, 그런 얘기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프로필은 그냥 1cm만 줄였어요. 그러면 188cm라고 생각들 하시겠지? 저도 제가 거짓말을 하는 게 돼버릴까 봐, 저도 두려운 거예요(웃음). 하도 이 얘기가 많이 나와서 저도 집에서 몇 번 재봤거든요. 어쨌든 188cm가 맞습니다.”

지난 연습 공개 때 10kg 감량으로 체력저하가 심각하다고 했던 바 있는데, 단 기간에 발레의 테크닉을 완성할 수 없으니 발레리노와 비슷한 몸이라도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체중을 감량했다고 한다.

“연습 공개 때까지가 제일 힘들었어요. 연습 기간은 부족한데 한 장면 한 장면이 바로 공연에 올라갈 수 있는 정도의 밀도를 만들어야 하니까 집중력도 그렇고 그 과정에서 체력도 많이 달리더라고요. 원래는 6kg 정도 감량을 목표로 했었는데 어느 날 체중계에 올라갔더니 10kg이 빠졌더라고요. 근데 그게 보시기에 좀 더 다이내믹하게 보인다,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셔서 본의 아니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웃음). 힘든 건 힘든 거고요.”

그렇다 해도 188cm에 73kg은 일반 모델 보다도 마른 몸이다. 성인 남자 모델이 일명 ‘슈트 빨’이 가장 잘 사는 사이즈가 187cm에 76kg이라고 하니 말라도 너무 말랐다. 그래도 이제는 꽤 적응이 됐다고.

“요즘은 재보지 않았는데, 마지막에 잰 게 73kg? 보통 다른 공연을 할 때는 82~83kg을 유지했었는데 지금 아마 그 정도 나가는 거 같아요. 이게 한두 달 만에 벌어진 일이라 체력적으로 좀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간담회하고 나서 잘 먹고 잘 쉬고, 이제는 몸이 좀 적응을 한 것 같더라고요. 지금이 좋아보인다는 말씀도 많고 앞으로 스케줄도 그렇고 아마 그냥 자연스럽게 유지되지 않을까(웃음).”

한국 무용을 했던 터에 발레를 소재로 한 ‘나빌레라’에서 그것도 전도유망한 발레리노를 연기하려니 기본 자세에서부터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그것이 배우로서도 남다른 의미가 되고 있다고 한다.

“배우로서 되게 좋은 시기에 좋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게, 제가 빠른 생일이라 서른인데 이 정도에서 몇 년이 지나버리면 밖에서 보기에 본인이 잘한다고 말해주는 것들이 생기고 뭔가가 그렇게 굳어지기 쉽잖아요. 물론 지금의 저는 밖에 나가면 완전 새싹이지만 나이로나 딱 그 분기점쯤에서 계속해서 기술적인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게 굉장히 귀한 경험인 것 같아요.”

원작 ‘나빌레라’는 1년이 넘는 연재 기간 내내 다음웹툰 ‘연재 랭킹 1위’, ‘독자 평점 1위’를 유지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미 검증된 대중성과 작품성에 힘입어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으로 재탄생되는 작품들이 한때 러쉬를 이뤘지만 실제 성공 사례는 손에 꼽힐 정도다. 과연 가무극 ‘나빌레라’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저는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원작의 감동이 잘 담긴 것 같고요. 선규 선배나 정수 선배가 실제로는 젊으시니까 거기에서 오는 에너지가 있고, 어린 제가 선배들을 70대로 바라보면서 리액션을 하는, 그런 연기적인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고요. 정말 배우들의 단백한 연기로 전달해드리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그게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발레의 볼거리도 물론 있지만, 대극장 뮤지컬임에도 배우들이 밀도 있게 연결해 나가는 공연은 요즘 좀 드물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은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서울예술단 신작, 가무극 '나빌레라'로 만난 배우 강상준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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