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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여진구, '왕이 된 남자'로 만난 감사한 것들

기사승인 20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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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이번 ‘왕이 된 남자’를 통해서 배우가 연기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확신을 가지고 연기한다는 게 어떤 건지 새롭게 알게 됐어요. 이 감을 잃지 않고 싶어서 차기작을 빨리 선택한 것도 있고요.”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 속 임금과 광대로 1인 역을 선보이며 인생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을 받은 배우 여진구의 말이다.

‘왕이 된 남자’는 천만 영화 ‘광해’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잦은 변란과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에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 중기, 임금 ‘이헌’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 ‘하선’을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천만 인기를 견인한 이병헌의 1인 2역 연기를 여진구가 맡게 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쏠렸던 작품인데, 뭇 예상을 깨고 여진구의 1인 2역 연기는 방송 1회만으로 찬사를 끌어냈다.

‘이규’로 함께 호흡한 배우 김상경은 제작발표회에서부터 “배우 여진구 씨의 인생작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던 바 있고, 이는 적중했다. 여진구는 극 중 약에 취해 광증으로 폭주하는 ‘이헌’에서부터 광대라는 천한 신분에도 올곧은 심성을 가진 가짜 임금 ‘하선’의 미묘한 심리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또한, 중전 ‘소운’을 향한 애틋한 순애보는 안방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시청률도 고공행진을 이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 5.709%에서 출발한 ‘왕이 된 남자’는 3회 만에 8%대를 넘겼고 최종회 10.851%의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됐다. 경쟁작은 박신양, 고현정이 출격한 ‘동네변호사 조들호2’에서부터 정일우의 제대 후 복귀작 ‘해치’, 천만 배우 주지훈의 ‘아이템’ 등 쟁쟁한 대전 속에서도 방송 내내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 월화극 왕좌를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러한 ‘왕이 된 남자’를 이끈 여진구의 새로운 ‘인생작’이 되었음은 당연했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신사역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배우 여진구의 ‘왕이 된 남자’ 종영 인터뷰를 하나씩 풀어보자.

   
 

Q. 먼저 호평 속에 작품을 마무리한 소감은 어떤가.

“이번 작품으로, 개인적으로 많은 분들께 연기 칭찬을 받아서 기분 좋은 것도 있지만, 드라마 자체를 사랑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굉장히 감사드리고, 이번 작품은 저에게 큰 변화를 일으켜준 작품이었어요. 배우로서 많이 성장시켜 준 작품이고,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소중한 작품이었는데 더불어 이렇게 큰 사랑을 받게 돼서 영광이었습니다.”

Q. ‘큰 변화를 일으킨 작품’이라는 의미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우선 작업 자체가, 항상 리허설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이렇게 해보자, 이렇게 해달라’ 그렇게 말씀하시기보다 먼저 배우가 어떻게 준비를 해왔는지 여쭈시고 배우들이 서로 준비한 것들을 펼쳐 보이면 그걸 가지고 주로 촬영을 하셨어요. 그런 것들이 다른 현장과는 약간 다른 데, 그게 제게는 큰 변화로 왔었거든요. 그전까지는 역할을 이해하는데 뭔가 어려움을 느끼면 감독님이나 선배님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그것을 제 스타일로 잘 표현해야겠다 생각했고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게 어떻게 보면 배우로서는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우가 스스로 의심하고 계속 물으면서 정답을 구하는 시간이 더 필요한 거였죠. 오롯이 제가 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고, 저를 더 힘들게 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야 현장에서 더 확신 있는 연기, 확실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많은 걸 깨닫게 됐어요. 물론 (이번 현장에서도) 보시기에 부족하거나 과잉이거나 한 부분은 말씀해주셨지만 대부분 그냥 맡겨주셨고 오로지 제가 감당하게끔 해주셨어요. 어떻게 보면 현실적으로, 배우로 성장을 도와주신 것 같아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이헌’과 ‘하선’의 1인 2역이 극 초반 크게 조명되기도 했지만 실상 광대이자 가짜 임금인 ‘하선’의 진짜 임금 되기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그렇죠. 이 작품은 하선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였어요. 광대인 하선이 이후에 임금이 되어야 하고, 하선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하고, 그걸 주변인들에게 정확히 말할 줄 알아야 하고, 굉장히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인물. 해서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맡겨주셨고 그게 또 맞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역할을 주셔서 (감독님이) 되게 감사한 분이고, 선배님들이 너무나 잘 받아주셨고, 너무나 유쾌하고 행복하게 촬영했고요.”

   
 

Q. 영화 ‘광해’ 속 배우 이병헌과의 비교가 불가피한 상황, 굉장히 부담스러웠을 텐데 그럼에도 도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있다면.

“원작은 개봉했을 때 이미 봤고요. 감독님을 만나기 전에는 저도 이걸 어떻게, 이병헌 선배님의 연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게 사실인데, 감독님께서 '리메이크지만 재창조를 원한다, 이병헌 선배를 탈피해서 빨리 하선을 만들어달라'는 말씀도 있었고,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원작과 다르다고 느꼈어요. 다행인 건, 영화에서는 두 인물이 다른 듯 닮은 점을 찾을 수 있었다면 저희는 완전히 다른, 극명하게 다른 두 인물이었기 때문에 수월하면서도, 이헌은 지금까지 제가 해보지 못했던 연기 스타일이어서 이걸 받아들여 주실지 궁금했는데 다행히 잘 받아들여 주셔서 정말 크게 안도했었죠. 정말 닮아야 하는 두 사람이지만 다르게 보이고 싶었거든요. 같은 용포를 입고 있지만 그럼에도 다른 느낌. 연기할 때도 눈빛이나 얼굴 각도도 신경 썼고, 카메라 감독님도 둘의 각도를 다르게 찍어주셨고 조명도 달랐고, 그런 덕분에 시청자분들이 더 그렇게 느껴주시지 않았나 싶고요. 이번 작품은 정말로 감독님부터 스태프분들까지 많은 도움을 받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많은 공을 주변으로 돌리는 듯한데, 스스로에게도 칭찬할 부분이 있지 않겠나.

“저한테요? 음, 그런 건 정말 없는데(웃음). 일단 외적으로는, 이헌을 연기할 때는 최대한 살이 찌지 않으려고 했어요. 예민하고 날카로운 느낌이 필요할 것 같아서 초췌해보여야 했거든요. 하선이는 좀 포동포동하게, 활달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식단 조절을 하면서 외모부터 좀 다르게 하려고 한 건 있어요. 근데 8회 이후에는 좀 쉬웠는데 초반에 둘이 같이 나올 때는 따로 조절하기가 어려우니까 촬영 전에 급하게 조절하면서 했었죠. 그리고, 딱히 저에게 칭찬이라기보다, 확신을 좀 더 빨리할 걸 그랬다 싶긴 해요. 현장에서는 이게 맞겠다고 연기하긴 하지만, 실체를 보지 못하니까 감이 더디더라고요. 이후에 첫 방송을 통해 인물들의 눈빛을 보면서 그때 확신이 든 거죠. 촬영을 작년 7월부터 시작했고 한창 8회를 촬영 중이었는데, 그래서 김상경 선배님이 진짜 멋지신 거예요. 그냥 대본만 보고 그렇게 확신에 찬 말씀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멋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도 대본을 봤을 때 정말 좋았고 행복했는데, 이때까지는 자신감이 없었거든요. 잘하고 있는지 의심했었고요. 만약 나도 감독님이나 김상경 선배님처럼 확신을 가지고 연기했다면 지금과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지 않을까, 그런 아쉬움도 들어요. 1회 방송이 나간 후에 7회에서 이헌과 하선이 다시 만나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이때부터는 조금 더 확신을 가지고 과감하게 할 수 있었죠.”

   
 

Q. 2005년 영화 ‘새드무비’로 데뷔했으니 어언 데뷔 14년에 이르는 배우가 됐다. 그 사이에도 줄곧 쉬지 않고 달려왔는데 스물셋에 만난 ‘왕이 된 남자’로 배우로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는 대목은 특히 눈길을 모은다. 그런 확신을 준 김상경은 어떤 배우이던가.

“선배님께는 연기적인 것도 정말 많이 배웠지만, 배우가 연기 외에도 신경 쓸 게 많다는 걸 알려준 분이세요. 정말 너무 감사하죠. 저는 배우니까 ‘연기를 잘해야 한다’ 그게 최우선이었는데 선배님은 그것에 플러스, 어떻게 하면 카메라, 조명, 연출로 캐릭터의 감정을 더 정확하게 보여줄지 그런 것들이 이미 계산이 되어 있으셨고 현장에서 되게 원활하게 소통하시더라고요. 그게 너무 멋있어 보이고 방송을 보면 그게 딱 맞고요. 해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자신감을 넘어서 확신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을까, 나는 언제쯤 그럴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고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저도 차츰 그렇게 되려고 시도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이규’로 하여금 ‘이헌’이 죽음을 맞는 8회 엔딩은 ‘왕이 된 남자’의 명장면으로 꼽히기도 하는데, 스스로 생각하는 명장면을 꼽으라면.

“이헌의 죽음을 찍을 때 김상경 선배님께서 ‘마음이 굉장히 씁쓸하다, 찢어진다’ 하셔서 저는 저한테 하시는 말씀인 줄 알고 ‘감사합니다’ 했었는데(폭소), 선배님 마음이 그렇다는 말씀이셨어요. 저는 이규의 죽음이 그랬던 것 같아요. 둘이 왕과 신하로 맞절하는 모습도 생각보다 절절했고, 이규가 죽었을 때 저도 정말로 마음이 찢어지는 느낌이 들고, 그때 선배님이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 그 촬영이 정말 기억에 많이 남아요.”

Q. 이세영과의 로맨스 호흡에서도 호평을 받았는데, 듣기로 평소 이세영이 ‘왕 오빠’라고 불렀다고 하더라.

“그게 처음에는 그냥 재밌었는데 갈수록 마음에 들더라고요(웃음). 로맨스를 해야 하는데 제가 혹시 어려워할까, 그런 식으로 먼저 많이 받아주시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끔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정말 재밌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분위기가 또 작품에도 잘 담겨서 보시는 분들도 좋게 봐주신 것 같고요. 잊지 못할 파트너죠.”

※ '왕이 된 남자' 종영으로 만난 배우 여진구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제공=JANUS ENT/스틸=tvN]

이은진 tvjnews@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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