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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뱀파이어 아더' 서사 부족한 아쉬움에도 참신함 돋보여

  • 입력 2018.12.15 10:15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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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신인 작가의 참신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창작뮤지컬 ‘뱀파이어 아더’가 최근 대학로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는 송곳니도 나지 않고 날지도 못하는 뱀파이어 소년 '아더'와 그의 충직한 집사 ‘존’, 런던 거리를 떠돌다 아더 코필드 저택으로 들어오게 되는 소녀 ‘엠마’, 세 인물을 통해 성장과 희망을 그린다. 충무아트센터의 스토리 작가 데뷔 프로그램 '블랙앤블루' 시즌4를 통해 선정된 이 작품은 서휘원 작가의 색다른 상상력과 김동연 연출, 김드리 작곡가가 만나 1년여의 개발 과정을 거쳐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본공연의 막을 올렸다.

14일 오후,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는 김동연 연출, 서휘원 작가, 김드리 작곡가를 비롯해 오종혁, 기세중, 이휘종, 윤석원, 김수용, 정민, 유주혜, 홍지희가 참석해 하이라이트 장면 시연에 이어 질의응답을 통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휘원 작가는 먼저 “처음이다 보니 부족한 게 많았는데 많이 도와주셔서 이렇게 올라온 것 같다.”며 “처음에 이 소재를 생각했을 때는 단순했을 수도 있는데 누군가 다른 사람을 만나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그 자체의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희망찬 이야기를 하려고 시작했고, 공모제에 지원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김동연 연출은 이번 ‘뱀파이어 아더’에 대해 먼저 “처음에 작가님이 완벽한 대본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스토리를 가지고 참여하셨고, 쇼케이스와 리딩을 거쳐서 본공연까지, 비교적 되게 빠른 기간 안에 작품화되었던 것 같다.”고 소개하면서, “이 작품의 특징이 비밀스러운 이야기인데 극장 블랙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는 관객과 더 친밀한, 더 많이 만나는 구조여서 이 구조 안에서 작품의 분위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해서 전체적으로 무대미술, 조명의 색감, 영상의 사용을 가지고 이 이야기 자체를 판타지스럽게, 영화감독 팀 버튼의 분위기와 같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짓말은 아니지만, 있을 법한 이야기지만, 어딘가 판타지한 어느 시대의 어느 세계관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비주얼적인 면에서 고민을 많이 했고, 스토리나 음악도 거기에 맞춰가려고 노력했다.”며 연출의 주요 방향을 전했다.

중극장 블랙은 가로로 긴 타원형 형태를 가지고 있어 무대 세트의 구성이 쉽지 않고 자칫 한 구석 휑한 느낌을 줄 수 있는데 ‘뱀파이어 아더’는 가장 중심에 아더의 방을 배치하고 사이드에는 존의 영역, 출입구, 중앙부는 소품과 조명을 활용해 런던 거리와 성안 곳곳을 묘사하면서 전체적으로 어두운 톤에서도 각 구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잠시 등장하는 영상효과도 디테일을 한층 끌어올린다.

또한, ‘뱀파이어 아더’는 특히 라이브 밴드와 어우러지는 넘버들을 자랑할만하다. 아기자기하면서 유쾌한 에피소드의 분위기에서부터 음산하면서도 판타지가 가미된 분위기까지, 각 장면에 붙는 넘버가 환상적인 조합을 만들어낸다. 이에 김드리 작곡가는 “연출님 말씀대로 대본에 나타나 있는 현실에 없는 분위기들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려고 클래식한 베이스 위에 여러 이미지적인 것들을 생각하면서 작곡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다만, ‘뱀파이어 아더’는 참신한 소재와 인물구도를 가지고 있는 반면, 이들이 품은 반전이 후반부 너무 급작스럽게 등장하고 특히 그들의 마지막 모습은 희망보다는 비극을 연상케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신인 작가의 작품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전체적으로 높은 퀄리티의 여러 조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끝내 완성형 스토리를 탄생시키지 못했다는 점은 안타깝지만, 이들 역시 그 부분에 대해 여러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제 막 상업극으로 탄생한 작품인 만큼 앞으로의 발전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에 서휘원 작가는 “이번 본공연의 결말에서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더의 마지막에 주변이 색으로 채워지면서 끝나는데, 저는 일단 아더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결말을 쓰지 않아서, 어떻게 보면 아더가 여기 어둠 속에 있다가 밝으로 나가는 선택을 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저는 봤다. 그런데 결말이 비극이라는 이야기가 되게 많아서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동연 연출은 “기본적으로 이 작품이 출발하면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한 아이의 성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인 아이가 아니라 본인이 송곳니가 날 것이고 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을 결국 두려워하게 되는 것. 그것이 어른이 된다는 것인데 어른이 되어서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으로 나간다는 두려움을 어떻게 깨고 나갈 것인가가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테마였다.”며 “결말에 대해서는 솔직히 계속 고민하고 있긴 하다. 다시 재연으로 온다면 또 다른 모습이거나 더 고민한 모습으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지금으로써는 이 상태가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다. 엔딩이 비극이지만 완전히 비극이 아닐 수 있는데, 지금은 너무 비극적으로만 보여서 그런 부분을 연기라든가 연출로 점차적으로 보완을 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힌트를 드리자면 마지막에 다 죽는 건 아니다. 그 희망은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저희는 아더가 죽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보신 분들이 거기서 야더가 죽었다고 많이 생각하시더라. 그것은 연출적인 오류일 수도 있고, 거기까지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것에 대한 오류일 수도 있다. 해서 그런 부분들은 전반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김수용은 “저희가 정말로 결말 부분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수많은 고민 끝에 존의 정서와 그의 삶의 방향, 그런 것들을 대입을 해보니 이 극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결말보다는 약간 여지가 있든지 아쉬움이 있더라도 이것이 가장 좋은 방향이 아닐까 하는 결론에 도달해서 지금도 저희는 그런 결론을 찾아가고 있다.”고 첨언했다.

아더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기존의 이미지와는 다른 뱀파이어를 연기하고 있는 방향을 전했다. 먼저 이휘종은 “연출님과 저희가 지향했던 점은 뱀파이어스러운, 음산하지만 멋있는 느낌을 내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제 경우에는 잔 동작이 너무 많은 사람이라 잔 동작을 다 빼고 최대한 절도 있게 해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세중은 “일반적인 뱀파이어와는 좀 달라서, 이런 설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저희 모두 고민을 많이 했다. 해서 그냥 제 머릿속에 정리된 건 뱀파이어 꿈나무인 것 같다. 뱀파이어는 이렇게 행동해야 해, 책으로 배우고 집사인 존에게 배운 그대로, 지식으로만 알고 있는 뱀파이어. 그래서 나는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 그렇게 움직이는 캐릭터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오종혁은 “다를 비슷할 텐데, 아직 뱀파이어가 되는 과정에 있는 친구라고 설정했고, 그 모습이 너무 진지해서 귀여워 보이고 우습고 하찮아 보일 수 있게 설정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인 작가와의 만남에서 얻을 수 있었던 바를 묻는 질문에 기세중은 “저도 신인이고 이제 겨우 5년 된 배우”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그냥 신선한 소재였던 것 같다. 직전에 했던 공연도 뱀파이어를 소재로 했던 작품인데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처음에 대본을 읽을 때 되게 재밌게 봤고 나중에 신인 작가님의 대본이라고 알게 됐다. 전혀 생각하지 못한 소재로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고 해서 저는 작가님의 데뷔작품을 공연할 수 있어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존은 그의 충직한 집사이자 커다란 비밀을 품은 인물이다. 아더와 존의 특별한 관계는 ‘뱀파이어 아더’만의 독특한 구조를 완성하는데, 반대로 그의 마지막은 평생의 자신의 신념에 배신하는 행보여서 다소 의아하다. 특히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아더를 향해 총을 들었다는 설정은 단순한 극적 장치를 넘어설 실질적인 의미 부여의 표현이 절실해 보인다.

이를 연기하고 있는 배우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를 대표해 김수용은 “존은 과거 엘리자벳이라는 여인과의 관계에서 이미 존의 삶의 방향이 정해졌다고 생각했다. 이후 자신의 인생을 걸고 오로지 하나만 보고 살아온 사람이 엠마라는 여자가 들어오면서 자신의 유토피아에 균열이 생기고 아름다운 성이 무너져버리기 시작했고 절대 오지 않을 것 같은 비극이 다가오면서 인정하기 싫었던 명제를 확실하게 듣게 되니까 자신의 마지막 동아줄까지 놓치게 된 기분이었지 않을까. 해서 어떻게 보면 존에게 있어서는 도피가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제 그 사람을 만나러 갈 수 있겠구나, 끝까지 그 사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존만의 생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존이라는 인물은 어떤 점에 초점을 두고 연기하고 있을까. 이에 김수용은 “존이라는 인물은 초인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요리도 잘했을 것이고 큰 저택을 어떻게 유지했으며 아더를 공부도 시켰고, 이렇게 초인적인 삶을 아무렇지 않게 사는 사람의 심리는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봤다. 해서 아더를 대할 때, 엠마가 들어왔을 때 어떤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또 대본상에서도 극단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적어서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생각도 많이 해봤는데, 정답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우월감도 있지 않았을까. 남을 내려다보는 우월의식이 아니라 이런 초인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자애가 굉장히 깊은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보시는 분들은 그냥 딱딱해 보이는 사람일 수 있지만, 거기까지 찾는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윤석원은 “목표가 두 개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아더보다 더 뱀파이어로 보이지 말자. 두 번째는 관객들이 보실 때, 어떻게 해도 악역으로 보일 테지만 조금이라도 연민을 갖게 만들어보자는 게 목표였다.”며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하였는가는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말을) 삼가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를 받아 정민은 “이하동문”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존이라는 인물이 정말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존은 보여주는 서사가 많이 없는데 저도 일단은 집사라는 임무에 충실한 모습에 가장 초점을 두자고 생각했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존도 자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겉으로 부유해 보이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보일 수 있지만 저는 그가 행복한 삶을 살지 않았던 것 같았다. 간단하게는 우울증에서 시작된 과대망상일 수 있는 거고, 그런 면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존도 행복해 보일 수 있지만, 존의 삶은 엔딩이 아닌 사랑했던 여인이 죽었을 때 이미 끝났다고 봤다. 다만 인간이기 때문에 삶을 이어왔지만, 마지막 선택으로 이제야 행복해질 수 있었지 않을까. 해서 그쪽에 설정을 두고 하다 보니 존이라는 캐릭터에서는 행복함을 많이 표현할 수 없었고 전체적으로 무겁게 가져가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전했다.

처지는 어렵지만 밝고 당찬 소녀로 그려지는 엠마 역은 유주혜, 홍지희가 분한다. 먼저 유주혜는 “앞에서도 당찬 캐릭터들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던 것은 런던 거리의 생활을 하는, 부모가 없고 머물 곳이 없는 소녀를 가장 중점으로 뒀다. 그런데 저는 런던에 가본 적도 없고 집도 있고 하니까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해서 팀 버튼의 영화도 많이 보고 뱀파이어와 관련된 리액션 같은 것들, 그리고 조지 오웰이라는 작가분께서 쓰신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이라는 책에서 도움을 많이 받고, 거칠고 힘든 곳에서 어떻게든 목숨을 잃지 않고 잘 살아가는 소녀의 느낌을 많이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홍지희는 “저도 엠마를 연습하면서 처음에 가장 고민했던 것은 되게 힘들고 현실에 찌들어 살지만, 그 안에서 희망과 위트를 잃지 않은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해서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가 가장 컸고 심지어 뱀파이어가 사는 저택에 머물겠다는 결심을 하는데 그런 순수한 면도 있다고 생각했다. 해서 어쩌면 그런 극과 극의 다른 면을 잘 어우러지게 표현하려고 고민하면서 연습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연 연출과 오종혁은 남다른 인연을 전하기도 했다. 먼저 김동연 연출은 “오종혁 배우와는 ‘프라이드’라는 연극을 하면서 처음 만났다. 당시에 종혁 배우는 노래를 빼고 말로만 연기한다는 것에 두려움이 많은 상태였는데 지금 하는 걸 보면 노래하는 것보다 연기하는 게 더 편해진 것 같은 모습도 보여서 뿌듯하기도 하고, 연습할 때도 그렇고 굉장히 열심히 한다. 아더 중에도 제일 형이라 솔선수범해서 동생들을 끌고 가는 모습도 보여서 굉장히 든든한 동료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이에 오종혁은 “김동연 연출님은 나이 차는 얼마 나지 않는데 저한테는 스승님이자 아버지 같은 분이다. 연극이라는 장르는, 마지막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연출님이 손을 내밀어주셨고, 움직임도 잘 모를 때 하나하나 지도해주셨기 때문에 항상 연출님에게 검사받고 싶고 칭찬 듣고 싶고, 연출님께 칭찬을 들을 때 저는 기분이 제일 좋다. 그만큼 저에게 큰 영향력을 끼친 분이시고 몇몇 작품은 작품이 뭔지도 모르고 연출님이 하신다기에 그냥 했던 작품도 있다. 연출님은 저에게 그냥 ‘믿음’이다. 연출님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시겠지만, 어느 순간 옆을 보시면 제가 있을 것”이라며 너스레를 보태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창작뮤지컬 '뱀파이어 아더'는 2019년 2월 10일까지 서울 중구에 위치한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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