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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남자친구' 힐링로맨스vs진부해..어쩌다 호불호가

  • 입력 2018.12.13 09:29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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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남자친구’ 송혜교, 박보검이 썸타는 관계로 1일을 맞았다. 두 사람의 관계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설렘을 유발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진부하다는 의견도 팽팽하다. 정통 로맨스를 표방하면서 시(詩)나 그림 등 서정적 장치를 덧붙이고 있지만 디테일한 표현에서 올드하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무려 송혜교, 박보검의 로맨스이건만 어쩌다 호불호가 갈리게 됐을까.

지난 12일(수)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극본 유영아/연출 박신우/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본팩토리) 5회에서는 수현(송혜교 분)과 진혁(박보검 분)의 관계에 변화를 맞았다. '얼음 공주'로 통하는 수현이 진혁을 향해 마음을 열면서 '썸 타는 사이'로 발전했다.

동화호텔 로비에서 사진 속 주인공이 자신임을 밝힌 진혁으로 인해 수현은 지저분한 가쉽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진혁은 수현에게 자신의 마음을 결정했다며 먼저 용기를 냈고 수현은 이후의 날들을 걱정했다. 

수현의 예견대로 진혁에게는 같은 홍보팀 직원들에게서도 "대표님과 어떤 사이냐", "최고의 동아줄" 등의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그들의 수근거림이 불편했던 진혁은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진혁에게 먼저 손을 내민 것은 또한 수현이었다. 이에 진혁은 홍제동 미술관 관람을 제안했고 수현은 주저하면서도 그를 따라나섰다. 진혁이 말한 홍제동 미술관이란 홍제천 옆의 거리 미술관이었다. 함께 그림을 보던 진혁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그림 앞에서 “우리가 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될까요?”라고 물었으나, 수현은 “더 달라질 건 없어요”라며 애써 그의 마음을 되돌렸다.

그러나 수현의 마음에는 이미 진혁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수현은 자신의 절친이자 비서인 미진(곽선영 분)에게 “이런 마음 우리 어렸을 때 왔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타이밍이 너무 거지 같아. 점점 궁금해. 저 사람이”라며 진혁 앞에서는 애써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그로 인해 어머니에게 또 한 번 상처를 받은 수현은 어느새 진혁과 함께했던 홍제천 그림 앞에 서있었다. 역시 수현을 생각하며 홍제쳔으로 향한 진혁. 두 사람은 그렇게 다시 만났고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렇듯 자신을 옥죄고 있는 주변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용기를 낸 수현과 수현을 향해 의미 있는 사람이 되기로 한 진혁의 로맨스는 이제 급물살을 탈 태세다. 이는 시청자들의 설렘을 유발하는 데에도 부족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의 다소 올드한 대사는 '트렌드 드라마'로써는 발목을 잡는다. 특히 이번 회에서 이들의 관계 변화를 설명한 결정적 매개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그림은 김환기 화백의 1970년 작품이다. 이는 김광섭의 시 '저녁에'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다고 알려지는데, 또한 이 시는 1980년, 그룹 유심초가 같은 제목으로 시 전체를 가사로 만들어 발표한 곡이 공존의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드라마 주 시청층인 4-50대 이상 시청자라면 그만큼 친숙한 곡이다.

그렇다 보니, 진혁이 요즘 세상 돌아가는 실정은 전혀 모르는 '문학 소년'의 콘셉트라면서도 '썸을 탄다'는 지극히 최근 트렌드와 7080 세대 감성의 무작정 결합은 어쩐지 부자연스럽다. 이러한 그들만의 감성은 드라마 곳곳에 노출되는데 무한 반복되는 우연만이 그들의 관계와 감정을 연결하고 있어 새로움 또는 엔티크한 느낌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전체 구성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또한, 이것이 다른 인물군의 톤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지 않아 결국 현실성 부족이라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만약 두 사람의 남녀 역할이 바뀌었다면 진혁은 '왕 민폐 캐릭터'로 불렸을 것이라는 자조의 지적도 상당하다. 그런 이유로 수현의 행복을 위해 이혼을 택하고 이후에도 수현을 보호하려 애쓰는 전 남편 우석(장승조 분)의 순애보를 더 응원하게 된다는 의견도 제법이다. 

주인공들의 서사를 오롯이 받아들이기 힘든 여건은 시청률로 이어지고 있다. 송혜교, 박보검의 2년 만의 복귀에 기대가 쏠렸던 첫 주 방송 2회에서 10.329%(닐슨 유료플랫폼 전국기준)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한 뒤, 줄곧 하락해 이날 방송된 5회는 8.513%까지 하락했다. 결국 투샷 만으로 그림 같은 화면을 선보이고 있는 두 사람이기에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급기야 송혜교 립스틱, 각종 PPL이 검색어 최상위를 달리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수현과 진혁을 향한 일부 열렬한 응원전도 굳건하다. 수려한 화면에 자극적 장치가 적다는 점에서 힐링로맨스로 꼽기도 한다. 과연 '남자친구'와 시청자들의 썸은 어떤 결말을 맺게 될지, 중반부로 들어설 '남지친구'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tvN ‘남자친구’는 매주 수, 목요일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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