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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선호 Say, #백일의낭군님 #정제윤 #도경수 #사극톤 #성과

  • 입력 2018.11.13 10:06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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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tvN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 첫 사극을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 김선호가 인터뷰에 나섰다.

‘백일의 낭군님’은 완전무결 왕세자에서 졸지에 무쓸모남으로 전락한 원득(도경수 분)과 조선 최고령 원녀 홍심(남지현 분)의 전대미문 100일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김선호는 극 중 원득과 홍심의 로맨스에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한 정제윤 역으로 안방 시청자들에게 다시금 눈도장을 찍었다.

2009년 연극 ‘뉴 보잉보잉’으로 데뷔한 이후 줄곧 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던 김선호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햇수로 약 2년간 ‘김과장’, ‘최강 배달꾼’, ‘투깝스’, ‘미치겠다, 너땜에!’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고른 활약을 선보였고, 그 사이에도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 출연하는 등 무대와 브라운관을 동시에 오가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솔트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 메이저 행보를 시작했고, 이번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서는 진중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정제윤을 맛깔스럽게 소화해 또 다른 연기 변신에도 성공했다는 평을 얻었다.

특히 ‘백일의 낭군님’은 애초 약체로 꼽혔으나 tvN 월화극 최고시청률, tvN 역대 드라마 4위의 대반전을 이뤄냈다. 최종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14.4%를 기록했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은 배우들의 열연과 착한 로맨스에 힘입어 ‘백일의 낭군님’은 지상파와 비지상파를 통틀어 월화극 맹주로 군림했다.

김선호는 그런 착한 드라마, 좋은 사람들과의 이별이 아쉽기만 하다고. “극 중 사람들도 예쁘고 진짜 좋은 사람들이잖아요. 아기자기하게, 끝까지 행복하게 예쁜 결말이었다고 생각해요. 제윤이도 어딘가 결혼해 있겠지? 만족스러운 결말이었어요. 그리고 이렇게 인터뷰하면서 느끼는 게, 이제 정말 끝나는구나. 다시 웃으면서 추억할 수 있을까, 시간이 좀 걸리겠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시원섭섭하고 아쉽고 그래요.”

김선호가 아닌 ‘정제윤’을 상상할 수 없었다는 시청자 평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호평은 아직 어색하기만 하다.

“그런 반응도 진짜 감사해요. 사실 그 이야기를 보지는 못했는데(웃음), 그렇게 봐주시면 영광이고 감사하죠. 만나서 악수라도 한번 해보고 싶고(웃음). 왜냐면 배우들 다 그렇겠지만, 자신의 부족한 점만 보이잖아요. 딱히 어디라고 말하기 좀 그렇지만, 그래도 이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정제윤이란 인물로 보였다면 감사한 일이고, 작품이 잘 되려면 배우들도 원활하고 매끄럽게 가야 하는데 저도 이런 좋은 작품의 일원이어서 다행이고, 뿌듯함이 생기더라고요.”

사극은 아무래도 의복이나 분장 등에서 현실적인 고충이 많았을 법한데, 연기적인 면에서는 첫 사극에서 합격점을 받았으니 자신감이 생길 만하지 않을까.

“(방송을) 보면서 제 얼굴을 못 보겠더라고요. 한복 입은 모습이 진짜..(어색해서). 아무래도 옷을 두 겹, 세 겹 껴입어야 하는 게 좀 힘들었고, 또 망간을 쓰고 갓을 쓰니까 눈썹이 올라가서 굉장히 어색하더라고요(웃음). 옷을 입고 벗기가 불편해서 그냥 분장한 상태로 카페에 간 적도 있어요(웃음). 그리고 자신감이라기보다는, 다음 사극이면 이보다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들어요. 사실 사극에 대한 두려움이 컸어요. 그런데 드라마 시작 전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게 될 거라는 말씀이 있었고, 생각해보면 그동안 정말 운이 좋게 정말로 좋은 분들과 같이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렇게 됐더라고요. 대본을 보고서는 한 1-2주 고민했는데, 다들 너무 좋은 사람들이어서 결과적으로는 이번에도 하길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정제윤은 궁과 송주현을 오가며 세자와 관련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지만, 사건의 중심에 서거나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다. 이에 ‘과하지 말자’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포인트였다고.

“과하지 말자. 제가 뭔가를 막 웃길 수 있는 역할이 아니고, 그러면서도 저에게 큰 갈등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다만 어떤 사건이 진행되면 그 사이 연결고리, 또 사건을 추리해가는 설명자의 입장이 컸어요. 어떤 사건이나 사연이 있으면 항상 제가 사연을 읊어요(웃음). 해서 뭔가 과하게 가져가면 시청자분들이 이해하는데 껄끄러움이 있을 수 있겠다. 해서 좀 더 편하게 이해할 수 있게, 그러면서도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진지함과 위트를 오가면서 사건이 잘 넘어갈 수 있게 하려고 했죠.”

특히 정제윤으로 선보인 사극 톤은 정극과 퓨전 그사이 어디쯤이었다고 한다.

“처음엔 사극 톤을 잡으려는데, 작가님이나 감독님께서 완벽한 정극보다 중간 지점을 원한다고 하시더라고요. 리딩 때 이렇게 저렇게 해봤을 때 ‘딱 그 정도, 선호 씨의 톤을 원한다’고. 해서 지금의 톤을 그대로 가져가 보자 생각했던 게 방송에 나오게 됐어요. 왜냐면 저는 세자를 제외하고 궁과 송주현을 오가는 유일한 인물이었잖아요. 궐에서는 궐 안 인물들의 무게감을 깨면 안 되기 때문에 저도 무게감을 유지하려고 했고, 송주현에서는 또 거기에 맞게, 무거운 정극으로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어요. 또 세자는 대본상에도 말투가 이미 그렇게 되어 있었고. 해서 저는 리딩하면서도 좀 헷갈리더라고요. 송주현에서도 누구는 아예 사극 말투고 누구는 사투리고 해서 그 중간에서 잘 묻어가려고 했죠.”

목소리에 관해서는 평소에도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연극 무대에서 꽤 오랜 시간 활동한 배우인 만큼 평소 말투나 드라마에서 필요한 생활연기에서도 무대에서의 톤이 나오는 것 같아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다고. 그러나 이는 역으로 좋은 발성과 딕션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해서 극의 성격이나 장면에 따라 그 둘을 적절하게 절충할 지점을 찾아가는 것이 김선호에게는 숙제가 될 듯하다. 하여 한편으로 이번 ‘백일의 낭군님’을 통해 연기나 목소리에 대한 호평을 들었던 것이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목소리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일상에 없는, 뭔가 다듬어진 목소리 같은 느낌이 방송에서 괜찮을까?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에 했던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평소에도 ‘연극 하는 사람 같아’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 고민이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 그냥 제 목소리로 시도를 한 건데 목소리 좋다는 말씀을 들으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만약 이 목소리가 싫지 않으시다면 저도 이제는 여러 톤을 같이 구사할 수 있겠구나, 잘 사용할 수 있겠구나 싶더라고요. 말하자면 전에는 지레 겁을 먹었던 게 아닐까. 그게 많이 깨졌어요. 저 스스로 너무 못한 것 같고 자책하고 했는데, 방송을 통해서 좋게 평가해주시고 연기에서도 많이 욕하지 않으셔서 다행이다 싶더라고요. 자신감을 가져보자. 이번에 얻은 가장 큰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청률은 아무래도 현장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이번 ‘백일의 낭군님’은 가파른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았고 그는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중견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연기의 향연과 도경수라는 스타 배우가 가장 큰 작용을 했다며 너스레를 보탰다. '백일의 낭군님' 팀은 오는 12월 발리로 포상휴가가 예정되어 있기도 하다.

“일단 사람들이 다들 모난 데가 없고, 특히 이번 여름 굉장히 뜨거웠잖아요. 날도 덥고 신이 길어지면 다른 데에 가 있을 법도 한데 더우면 물에 발 담그고 있고, 다른 사람이 촬영해도 어디 다른 데 안 가고 번갈아 발 담그고 있는 정도였어요. 뭔가 일을 하는 느낌이 아니고, ‘잠깐 나 어디 다녀올게’ 그런 느낌? 시청률이 잘 나와서도 분명 있겠죠. 아무래도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그리고 뭐, 시청률은 도경수 씨의 힘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저도 고척돔 콘서트에 다녀왔기 때문에 엑소의 힘이 어떻다는 건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요(웃음). 솔직히 다들 ‘많이 올라도 9%면 대박이다, 8%면 행복하게 남을 거다’ 했는데, 거기서 유지되기도 하고 더 오르기도 하더라고요. 거기에는 또 훌륭한 선배님들이 계시기에 가능한 거였고, 중심을 너무나 잘 잡아주셨어요. 특히 조성하 선배님은 평소에 그렇게 재밌고 농담을 잘하시는 분이 갑자기 칼 들고 무섭게 연기하시는 걸 보고, ‘잘 되는 이유가 있긴 하구나’ 그런 생각은 했었죠.”

세자를 연기한 도경수와의 브로맨스는 ‘백일의 낭군님’의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도경수가 먼저 다가와 준 탓에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고.

“경수 씨가 원래는 되게 조용하다고 들어서 걱정을 했는데 웬걸(웃음), 먼저 와서 작품들 너무 잘 봤다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러면 배우들은 또 감동이 있잖아요. 내가 출연한 작품을 봐주고 재밌게 봤다는데(웃음). 저도 경수 씨 작품들 봤거든요. 영화 ‘형’이나 ‘신과 함께’도 너무 잘 봤는데, 거기다 아이돌까지 하는 배우가 잘 봤다고 하니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친해졌는데 나중에는 막 고민까지 얘기하고 있고, 경수 씨가 다른 데 전화해서 제 고민 해결까지 알아봐 주는 정도로(웃음). 해서 막상 촬영할 때는 호흡을 맞추고 뭘 할 필요가 없었어요. 맨날 붙어서 밥도 같이 먹고, 서로 잘한다 얘기해주고. 같이 웃었던 기억밖에 없었고, 경수 씨가 생각보다 되게 재밌어요. 그냥 조용히 와서 ‘형 힘들죠?’ 그러고 다시 쓱 가기도 하고요.”

홍심에게 마음을 품은 것은 정제윤도 마찬가지였는데, 세자와의 관계로 너무 이른 포기가 아니었나 아쉽기도 했다. 초반에는 세 사람의 관계로 쫄깃한 삼각구도를 형성하게 될까 기대를 품게 했으나 이 역시 정제윤은 마지막까지 두 사람에게 징검다리 역할로 마무리됐다.

“저도 아쉽기는 했죠. 그런데 두 사람이 이미 혼인을 했기 때문에 집적거리는 느낌이 될 것 같아서(웃음). 어쨌든 좋아하는 사람한테 좋아한다면서도 그걸로 됐다는 것이 정말 용기 있고 멋진 게 아닌가 싶었어요. 저는 실제로는 제대로 말도 못 해서 더 멋있기도 했고요.”

※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으로 만난 배우 김선호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사진제공=솔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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