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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리슨콘서트' 박수홍, 미운우리새끼여도 아무 생각없이 사는 이유

  • 입력 2018.10.20 15:3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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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박경림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듣는 콘서트 ‘박경림의 리슨콘서트’ 첫날, 오랜 인연 박수홍이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유쾌한 시간을 함께했다.

방송인 박경림이 지난 19일 저녁,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듣는 콘서트 ‘박경림의 리슨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2부 순서에는 게스트로 박수홍이 등장해 관객들의 환대를 받았다.

박경림은 과거 박수홍 팬클럽 회장 출신이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난 첫사랑이자, 당시 박수홍과 결혼하는 법을 연구하기까지 했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박수홍은 “경림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한 남학생을 발견했다. 목소리까지 완벽하게 남학생이었다. 저에게 가수냐고 묻더라. 그러더니 연락처를 물었다. 그런 사람이 처음이어서 연락처도 가르쳐줬다. 이후에 경림 씨는 우리 가족까지 포섭했다. 제가 자고 있어도 경림이한테 전화가 오면 저를 깨워서 바꿔줬다. 가게에도 와서 같이 짜장면도 먹고, 제가 군대에 있을 때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치킨이며 피자를 사왔다. 제대 했을 때는 첫 방송 때 기죽지 말라고 친구들 200명을 동원했더라. 그것도 교복을 각각 다른 것으로 입고 오게 했다. 정말 너무 고마웠다. 그런데 그게 다 받은 만큼 토해야 하는 거였다. 평생 토해내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제가 운이 좋은가 보다. 여자 형제가 없어서 여자 형제를 잘 모르는데 경림 씨와의 인연으로 저에게 여자 형제가 생겼다. 제 삶에 너무나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박경림과의 남다른 인연을 전했다.

전체 관객과 함께하는 시간도 있었다. 미리 준비된 종이에 박수홍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써서 그를 주제로 토크를 이어가는 방식이었다. 이에 박수홍은 “그전까지는 아나운서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미운우리새끼의 이미지가 있어서 철부지, 흥부자, 클러버, 그런 이미지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요즘은 너무 바빠서 못 간다. 해서 그냥 인수할까 싶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관객들의 메시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많은 부분이 최근 출연 중인 ‘미운우리새끼’와 관련한 이야기들이었다. 이에 박경림은 요즘 한참 잘 되고 있지만 또 무슨 고민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박수홍은 “고민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렇다면 어디서도 하지 않은 이야기를 해 달라는 박경림의 이야기에 박수홍은 “그럼 욕부터 하자. 어디서도 욕을 안 해봤다.”고 너스레를 떨며 “요즘 정말 아무 생각없이 산다. 전에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 성공에 대한 집착도 컸고 그때는 밤에 잠을 못 이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누구나 그렇겠지만 가난의 불편함이 컸다. 어머니가 가게를 하셨는데, 그나마 반찬도 몇 개 없이 밥을 물에 말아서 허겁지겁 드시면서도 손님이 오시면 벌떡 일어나셨다. 아버지 사업이 크게 망하고 일가 친척의 보증을 받아 가족들 전체가 빚쟁이가 됐다. 그걸 형과 저와 동생이 값았고, 반지하에서 29살까지 살았다. 그런 가난의 불편함이 오래 있었기 때문에 가족을 위해 어떻게 해서든, 누굴 밝고서라도 해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군대에 있을 때 외에는 쉬질 않았다. 교육방송, 기업 사내 방송까지 닥치는 대로, 들어오는 대로 다했다. 그 불편함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다.”라며 “저는 겁이 많아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만약 아버지 사업이 망하지 않았으면 이렇게까지 살진 않았을 것이다. 그게 제가 여기까지 오는 원동력이 됐다.”는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군대에 있을 때 내 꿈이 미스코리아 대회 진행을 하는 거였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별 거 없었다.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중요했던 거였다. 정작 일어서고 나니 허탈감이 컸다. 세상엔 공짜가 없더라. 공자가 하는 말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범인(凡人)‘이라고 했다더라. 가장 평범하게 사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이, 해보니까 그렇더라. 재벌들은 그렇게 벌어서 노년에 휴양지 다닐 거 같은데 뉴스에는 휠체어 타고 나왔다가 몇 달 뒤에 마라톤을 뛰지 않나. 가지려고 하면 할수록 자기를 자유롭게 하지 못해서인 것 같다.”며 자신을 자유롭게 한 배경을 풍자와 함께 설명했다.

연예계 대표 노총각 이미지도 있지만, 사랑에 대해서는 여전히 꿈을 가지고 있다는 그다. 박수홍은 “요즘 제 꿈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내가 너무너무 사랑해서 지금까지 내가 쌓아놓은 것, 쌓을 수 있는 것들과 바꿀 수 있는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고, 그 사람이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다. 박경림 씨가 대단한 게 가족을 위해서 엄청 열심히 산 사람이고 결혼할 때도 가족들에게 다 주고 갔다. 남편도 참 대단하다.”며 “아직 저는 결혼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웨딩사업도 하지만 경림 씨나 결혼한 분들 보면 부럽기도 하고 헷갈리는 것도 있다. 그래서 이제 아무 욕심이 없다. 내 몫은 알아서 나에게 오더라. 정말 아무 생각 안 하고 운명의 흐름에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미운우리새끼‘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면 엄마 속 좀 그만 썩여라, 미운 짓 그만하고 결혼해라 하시는데, 프로그램이 ’미운우리새끼‘다. 미운 짓을 하는 게 당연하다. 예능 프로그램이고 저는 예능인이지 않나.”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예민한 시기를 겪고 그를 이겨내고, 모든 것에 초연해진 지금, 이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다고 한다. 박수홍은 "과거에 '야심만만'을 하차하고 예민했던 시기가 있었다. 지금도 정말 친한 누나가 농담으로 '한물간 연예인'이라고 하는 말이 비수처럼 꽂히고, 한 택시 기사님이 '요즘 왜 TV에 안 나오냐'라는 물음에 내 성격에 안 맞게 '연예인이 불러줘야 나오는 거지, 무책임하게 말씀하지 말라'라고 반응했었다.“며 ”남의 말도 적당히 들어야지 자칫 거기에 눌려 살게 된다. 사람은 다 똑같다. 재벌, 위정자, 방송하는 사람, 다 마찬가지다. 남의 말에 매달려 사는 거 정말 나쁜 거다. 가족의 말이어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한다. 물론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벗어나서 살고 싶다.”고 전했다.

박수홍과 박경림은 토크에 이어 과거 ‘이소라의 프로포즈’에서 박수홍의 피아노 연주에 박경림이 노래했던 ‘미스티’ 무대를 재현했고, 끝으로 토크 시간 이후 관객들이 박수홍에게 다시 하고 싶은 말을 적은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600백장의 응원 메시지를 받은 박수홍은 “너무 감사하다. 요즘 감사하다고 할 일이 너무 많다. 정말로 감사하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고, 오늘 메모도 정말 감사하다. 여러분들에게 기운을 얻어서 조금이라도 고민될 일이 생기면 알아서 잘 피하겠다. 걱정한다고 올 일이 안 오겠나, 걱정 안 하고 살겠다.”며 마지막까지 유쾌한 시간을 마무리했다.

한편, 박경림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공감 콘서트 ‘박경림의 리슨콘서트’는 오는 21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위드림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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