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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박민영, '범바너' '김비서'는 행운.."이제는 망가짐도 즐겨요"

  • 입력 2018.08.08 06:0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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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종영으로 만난 배우 박민영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김미소’와 워낙 싱크로율이 좋았던 덕에 신 ‘로코퀸’으로 단숨에 등극했다. 이는 ‘하이킥’부터 ‘7일의 왕비’에 이르기까지의 응축된 경험과 연기력이 비로소 이번 ‘김비서’를 통해 제 물을 만난 듯했다. 특히 전작 ‘7일의 왕비’에서는 ‘눈물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을 정도로 절절한 감정연기를 선보인 바도 있다. 그러나 박민영은 이번 성과도 역시나 워낙 좋은 캐릭터를 만난 덕이었다며 겸손을 보였다.

“저는 그런 얘기는 자꾸 고개를 떨구게 되는데(웃음), 정말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엔 매일 촬영장에 가는 게 무슨 창의력 스쿨에 다니는 느낌이었어요. 뭔가 진짜 놀이를 하면서 배우는 느낌? 현장이 너무 즐겁게 하나하나 풀어가고, 그 풀어가는 자체도 너무 즐거웠고요. 그만큼 흔치 않은 캐릭터였고, 과연 이런 캐릭터를 언제 또 할 수 있을까. 사실 배우들이 연기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뭔가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다거나 개연성이 부족하다거나, 그런 부분을 만날 때는 그래도 어떻게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연기를 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정말로 그런 스트레스를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정말 모든 게 너무 좋았어요. 쫑파티 때 스크립터 분이 ‘그동안 네가 나온 작품을 다 봤지만 이번에 네가 정말 신나서 즐겁게 연기하는 걸 봤다’고 하더라고요. 현장에서도 그게 보였나 봐요. 그 정도로 정말 행운이었고, 배우로서 현장에서 그동안의 모든 경험과 사람으로서 뭔가 어른이 된 시기, 그런 생각들이 만들어졌을 때 미소를 만난 것이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특히 국내 드라마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단순 소비성이 짙은 만큼 ‘김미소’와 같이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하고 여성 주도적인 로맨스를 가진 캐릭터를 만난다는 것은 최근 추세에서 여배우들에게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찬스라는 말도 나온다. 100 중에 1, 2. 행운이라면 행운이고 복이라면 복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시 99, 98을 만나게 될 확률이 높다. 아쉽지만 그게 현실이다.

“미소 같은 캐릭터를 과연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정말 너무나 좋은 캐릭터였고. 일단은 이 여운을 조금만 더 즐기고 다시 빠져 나와야죠(웃음). 그동안 길지 않은 활동 속에서 배웠다면 배운 게, 당장 잘 됐든 잘 안 됐든, 잘 안 되면 넘어지고 상처도 받고, 그러면서 또 다음을 해나가고, 그래야 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는 미소만의 정말 큰 매력이 있었다면 다음 캐릭터는 거기에서 또 다른 매력을 찾아봐야죠.”

최근 넷플릭스 예능 ‘범인은 바로 너!’로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리얼하게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스스로 한 번 내려놓으면서 또 다른 성장을 얻었다고 한다.

“저는 예능 신생아였고. 그런 리얼 관찰 예능을 처음 해보는 거여서 사실 좀 무서웠는데, 초반에 몇 회 찍고 나서 감독님이 제일 잘한다고(웃음). 찍으면서는 몰랐는데 방송을 보니까 제가 정말 막 드러눕고 있더라고요. 뭔가 저도 모르는 저를 보는 것 같고, 이게 또 적성에 맞나 싶어서 시즌2를 준비하고 있고요(웃음). 사실 그동안은 여태까지 저를 숨기려고 급급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올해가 의미가 있었던 게 ‘내 귀에 캔디’도 있긴 했지만, 그쪽은 좀 정적인 느낌이었고, ‘범바너’는 저를 아예 내려놓는 느낌이어서 저도 깜짝 놀랐거든요. 그리고 이어서 ‘김비서’를 하면서 ‘왜 그동안 그렇게 답답하게 있었을까’. 사실 촌스러웠던 거죠. 혹시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을 보는 데 집중이 깨지지 않을까, 그런 이유로 예능을 안 했던 건데, 지금 시청자들은 그 분리를 너무나 잘하시는데, 제가 생각을 잘못했던 거예요. 해서 ‘범바너’ 끝나고 좀 웃고 싶었고, 내려놓는 걸 하고 싶었고, 그래서 ‘김비서’도 하게 됐죠.”

이제는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혀보고 싶다고도 한다. 박민영은 2011년 여름에 개봉한 영화 ‘고양이: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의 출연이 유일하다. 이후 영화 쪽에서 제의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보다 좋은 선택이 주로 드라마였다고.

“안 그래도 드라마를 잘 끝내고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영화는 아직 많이 안 해봤기 때문에 뭐든 다 해보고 싶어요. 그동안 영화를 안 했던 이유가 특별히 있는 게 아니고, 드라마 쪽에 소요가 더 있기도 했고, 저는 아무래도 좋은 제안이 들어오는 작품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게 드라마 쪽이 많았어요. 시간이 안 돼서 기회가 틀어진 경우도 있고요. 그렇다고 아무리 흥행할 영화라고 무작정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영화 쪽이 좋은 여성 캐릭터 기근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진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고. 엄연히 상업적인 장르여서 이해는 하지만 여성 캐릭터로 좋은 반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작품이라면 언제든 출연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박민영도 데뷔 이후 꾸준하게 다작하는 배우로 꼽힌다. 작품도 흥행도 연기로도 최고의 성공을 만찍하고 있는 지금이지만 퇴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쉬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욕심 많은 배우다.

“저는 그렇게 많이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중국 작품도 있지만, 한국 작품은 그래도 1년에 한 번씩은 해야 된다는 입장이에요. 저는 아직 선생님이 아니고 학생이라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할 수만 있으면 또 빨리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고요. 당장은 지금의 여운을 즐기고 싶지만 그렇다고 길게 쉬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연기도 쉬면 퇴보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한 일주일 쉬면 이게 행복이지 싶으면서도 2주, 3주 되면 뭔가 빠진 기분이 들고, 요새는 시간이 빨리 흘러서인지 그것도 아깝네요(웃음).”

그런 욕심에 차기작은 올해를 넘기기 전에 꼭 시작하고 싶다고 한다. ‘범인은 바로 너’의 시즌2가 예정되어 있으니 차기작까지 결정되면 또다시 바쁜 행보가 될 듯하다.

“‘김비서’를 추울 때 시작했는데 끝날 때쯤 되니 벌써 여름이더라고요. 올해가 4개월밖에 남지 않아서 깜짝 놀랐어요. 그래도 올해는 좋은 캐릭터를 만나서 목표치의 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하고요. ‘범바너’ 촬영도 하겠지만 어떻게든 올해 안에, 방송은 내년에 하더라도 차기작을 정해서 촬영을 시작해놓고 싶어요. 그런 준비하는 과정도 신나고요. 빨리 또 좋은 작품으로 만나 뵙고 싶습니다(웃음).” [사진제공=나무엑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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