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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미스 함무라비', 또 법정? "강제 뒷북이 억울해"

  • 입력 2018.05.22 17:4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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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JT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가 최근 쏟아지고 있는 법정드라마와는 또 다른, 우리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소소한 이야기들로 작지만 감동적인 작품을 보여줄 예정이다.

‘미스 함무라비’는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이상주의 열혈 초임 판사 박차오름(고아라 분),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초엘리트 판사 임바른(김명수 분),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주의 부장판사 한세상(성동일 분), 달라도 너무 다른 세 명의 재판부가 펼치는 生리얼 초밀착 법정 드라마다. 100% 사전제작을 완료했으나 앞서 카메오로 출연했던 배우 윤태형이 음주운전 교통사고 적발이 알려지면서 윤태형과 관련한 부분은 배우 교체로 재촬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영등포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JT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곽정환 연출을 비롯해 고아라, 김명수, 성동일, 류덕환, 이엘리아가 참석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곽 연출은 먼저 ‘미스 함무라비’에 대해 “이 작품은 스케일이 크거나 화려하거나 스타일이 멋있는 드라마는 아니다. 진짜 사람이야기, 감동적인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원작을 보고 이 작품이다 생각했다. 작지만 감동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스 함무라비’는 현직 부장판사인 문유석 판사가 집필을 맡아 최고의 리얼리즘을 더했다. 2016년 한 일간지에 연재된 바 있는 문 판사의 칼럼과 지난해 완간된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곽 연출은 ‘미스 함무라비’가 탄생한 문 판사와의 일화를 전하기도 했는데 “2007년쯤에 판사님과 만났을 때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의료진이 쓴 메디컬 드라마가 많고 법률가들이 쓴 법정 드라마가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하면 보다 디테일하고 좋은 드라마가 나오지 않겠느냐 얘기했었고, 그럼 자신이 써볼까 하시더라. 이후 연재에서도 판사님의 실제 경험이 녹아 있어서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시청자들에게 좋은 드라마로 다가갈 수 있는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외에도 젊은 세대와 구세대의 이야기가 굉장히 짙게 나온다. 그 두 세대가 어떻게 봉합하고 화해할 수 있는가가 작게나마 펼쳐지고 있어서 감동적이기도 하고, 그 부분이 원작이 가진 가장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구대세의 잘못을 단순히 욕하는 것으로 후련함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후에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만큼 ‘미스 함무라비’는 박차오름과 임바른으로 하여금 이 시대의 청년들에 관한 이야기를 주의 깊게 다룬다. 곽 연출은 “사회 초년병들이 조직과 사회생활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담고 있다. 자신이 깨지고, 깨달으면서 성장해간다. 가급적 다른 직종에 있는 분들도 공감하게 하고자 했고, 실제로 드라마에서도 그러한 이야기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긴장도 있지만 굉장히 코믹하고 재밌게 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캐스팅은 부장판사 역의 성동일이 가장 먼저 캐스팅 됐다고 하는데, 곽 연출은 반대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질투와 배신감이어서 모두를 폭소케 했다. 곽 연출은 “‘추노’ 이후에 서로 좋아하는 사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작품에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자기는 신원호 감독을 선택해야 된다, 저를 버릴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며 “그쪽은 시리즈가 성공하고 있는데 이제는 나를 도와줄 차례다 했더니 그럼에도 끝까지 그쪽을 선택하더라. 해서 이제 내 마음 속에서는 지워야지, 지웠었는데 제작사 대표님이 강력하게 추천을 하셔서, 감독은 어쩔 수없이 대표한테 밀린다. 밀리고 나서, ‘밀리길 정말 잘했구나.' 이 분이야 말로 신의 한 수였다. 제가 하지 않은 캐스팅 중에 가장 잘한 캐스팅인 것 같다. 진짜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다. 지금까지 중에 연기 제일 잘할 거다.”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러자 성동일은 “곽 감독과 ‘추노’, ‘도망자’로 만났는데 ‘미스 함무라비’ 연출을 제일 잘했다.”고 맞받아쳐 또 한 번 폭소를 자아냈다.

성동일은 구세대를 대변하는 현실주의 부장판사로 분한다. 그는 이번 작품이 흔한 법정드라마에서와 같이 거대 권력에 맞서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출연을 경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권력형 비리나 정경유착과 같은 큰 사건이나 형사사건도 아니고 정말 소소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민사 사건을 다룬다.”며 “실제 지인 중에 판사가 계신데, 누군가에게 형을 선고한다는 점에서 항상 고민을 하시더라. ‘판사라는 직업은 제발 남의 말의 잘 들어주고 판단해라’, 남의 말을 잘 들어야 된다는 거. 작가님은 아직도, 20년이 됐는데도 남의 말을 들어주는 게 힘들다고 하시더라.”며 실제 판사들이 일선에서 가지는 고뇌를 전하기도 했다.

고아라는 엉뚱함을 장착한 공감능력 만랩의 초임 판사 ‘박차오름’을 연기한다. 이에 “박차오름은 공감능력이 뛰어다는 것에 초점을 뒀다. 환경에서 만들어진 공감능력이다. 또 오름이의 성격과 성향이, 젊은 세대들을 대표할 수도 있고 할 말은 꼭 해야 하는 사람으로 예고편이 나온 것 같은데 마냥 씩씩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사건을 좀 더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오해가 없는지, 오판은 없는지 고민하는 모습이 더 설득력 있게 와 닿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하면서 “현직 부장판사님이 쓴 대본이라고 해서 되게 신기했다. 저도 재판에 가서 보기도 하고, 실제 박차오름 같은 행동을 했던 판사님을 찾아뵙고 평소에 어떻게 있는지, 일을 할 때는 어떤지,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많이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아직 어설픈 초임이지만 판사라는 직업을 가진 인물을 연기한다는 책임감도 들더라고. “처음에 판사라는 인물을 맡게 된다고 했을 때 좀 어려웠다. 공부도 많이 해야 될 거 같고, 많이 알아야 될 것 같고, 책임감도 막중하고 안 어려운 일이 없겠지만 야근도 많은, 촬영을 하면서 판사님들의 무게감이나마 조금은 느낄 수 있었던 거 같고 책임감이 막중한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원리원칙 주의자 엘리트 판사 ‘임바른’으로 분할 김명수는 “오랜만에 배우로 만나 뵙게 됐다.”고 인사를 건네며 “판사를 연기하면서 굉장히 어려운 용어도 많았고, 행동 하나하나에 어떻게 하면 더 잘 표현이 될까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또 대사에서도 나오는데 ‘법복을 입으면 사람을 표정을 지어야 하지만 사람의 마음까지 지어선 안 되는 거였는데’라는 그 말이 이번 역할을 하면서 와 닿았던 것 같다. 겉보기엔 무뚝뚝해 보이는 임바른이 재판을 할 때 표정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속에서는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고, 뭔가 그런 것들에 많이 배울 수 있는 드라마였던 것 같다. 원작에 가까운 임바른을 보다 잘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류덕환은 ‘임바른’과 오랜 세월 함께한 웬수 같은 친구이자 중앙지업 최고의 정보통 ‘정보왕’ 판사로 분한다. 이에 류덕환은 “판사로 캐스팅이 됐는데 법정에 선 적이 얼마 없어다. 제가 판사로 캐스팅이 된 건지 액션배우로 캐스팅이 된 건지 헷갈릴 정도다. 감독님이 제 연기 중에 가장 마음에 들어 하셨던 게 뛰고 구르고, 그런 거 할 때 ‘아, 너 연기 잘하는구나’ 하시더라. 해서 저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판사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는데 하나도 써먹은 게 없다.”고 씁쓸한 듯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밀폐된 곳에 2년을 있다 왔는데, 드라마가 끝나고 군바리 티는 벗었다는 말씀을 꼭 듣고 싶다.”고 말해 큰 웃음을 자아냈다.

출연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일단 정장을 입을 것 같아서 좋았고, 대본이, 어마어마한 사건이라고 하긴 그런데 그 안에서 치열한 얘기를 하고 있어서 그게 제일 매력적이었다. 요즘 너무 화려한 것들을 많이 보고 거대한 히어로물에 많이 빠져있는데,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것들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니 작은 이야기를 보지 않게 되는 것 같다.”며 “오만이랄까 자신이랄까 이 캐릭터를 봤는데 그냥 내가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은 그럴 때가 가끔 있는데, 그냥 내가 잘할 것 같아서 감독님을 뵙게 됐다. 내 사람들과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 한다면 조흔 작품이 될 것으로 생각이 들어서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엘리야는 일 잘하기로 소문난 속기사 ‘이도연’ 역으로 분한다. 이에 “아무래도 판사가 아닌 속기사이다 보니까 판사들이 보지 못하는 다른 이면을 보는, 그런 눈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어쩌면 판사님들은 이런 말이나 이런 행동을 할 것 같다, 이런 행동을 할 거 같다는 같다, 그런 예상이 가능한데, 도연이는 그런 예측이 불가능하지 않나. 그래서 시처아들에게 좀 더 재밌고 흥미로움을 유발할 수 있는 인물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품이 형사가 아닌 민사를 다룬다는 점에서 여타 드라마들에서 보여준 바 있는 큰 스케일에 비해서는 아주 흔한, 소소한 이야기들이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왜 법정에까지 오게 됐는가 하는 부분은 ‘미스 함무라비’만의 차별화를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법정드라마가 유행처럼 쏟아지면서, 특히 여자주인공의 캐릭터는 검사, 판사를 가리지 않고 초임에 엉뚱함과 어설픔 장착한 인물들로 그려지고 있어서, 사전제작을 완료한 채 강제 후발 주자가 된 ‘미스 함무라비’로는 ‘식상함’을 떨쳐내야 하는 숙제가 안겨졌다. 이 부분에서 곽 연출은 그동안의 ‘심장 쫄림’을 고백하며 ‘도와 달라’고 호소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곽 연출에 따르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법정드라마를 준비한 건 10년 전이었다. 원래는 작년 가을 방송으로 준비를 했었고 그러다보니까 100% 사전제작이 된 건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법정드라마가 이렇게 많이 나올 줄 몰랐다. 그 중에서도 가장 뒷북이다. 이렇게 억울할 데가 있나. 이건 CP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해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이미 어쩔 수 없는 것 같고, 그래서 저도 고민을 많이 한다. 근데 그렇다고 달라질 건 없다. 대본이 이미 다 나와 있었고 캐릭터도 다 정해져 있었고, 다른 드라마에서 그렇게 나왔다고 제가 그걸 피해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른 드라마가 나올 때마가 심장이 쫄려서 죽겠더라. 게다가 원작 소설은 작년 겨울에 이미 완간이 됐고 거기에 있는 내용이며 대사가 다른 작품에서 하나씩 나오는데, ‘어? 저거 베낀 거 아냐? 전화해서 알아봐, 법적으로 소송 걸어야 되는 거 아냐? 방송금지가처분 그런 거 안 되냐?’ 근데 다 안 되더라. 그래서 고민도 많았고 걱정도 많은데, 지금 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또 나온다.”고 한숨을 푹 쉬며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해 현장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그런 곽 연출의 마지막 항변은 이랬다. “저희는 이미 정해진 길을 묵묵히, 열심히, 한 걸음 한 걸음 차근차근 가겠다. 달리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그냥 그렇게 뚜벅뚜벅 묵묵히 가다보면, 지켜봐주시면 아마 ‘이 작품은 다르구나’ 느끼실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며 성원을 당부했다.

끝으로 성동일은 이번 작품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로 사전제작 100%를 꼽았다. 그는 “저희는 사전제작으로 이미 촬영을 마쳤기 때문에 시청자의 리뷰에 따라 드라마가 바뀌거나 흐름이 바뀌지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원작에 충실해서 완전히 100%를, 흔들리지 않고 찍었다. 그게 제일 큰 관전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과연, 법정드라마의 강제 뒷북 신세가 된 ‘미스 함무라비’가 작지만 큰 감동으로 월화 안방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JT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는 오늘(21일) 밤 11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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