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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별 얘기 없다던 '예쁜 누나', 전 남친 막장은 글쎄

  • 입력 2018.04.21 10:5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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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손예진의 전 남자 친구 오륭으로 하여금 현 사회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데이트 폭력의 끝판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손예진과 오륭의 전개는 끝내 극단으로 치달았다.

손예진과 정해인의 달달 로맨스를 무기로 파죽지세의 시청률과 함께 최고의 화제성을 동시에 챙기던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 제작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케이)가 지난 20일 방송 7회는 윤진아(손예진 분)와 서준희(정해인 분)의 사랑이 더욱 확고해지는 가운데 이규민(오룡 분)이 진아를 차로 납치해 죽자고 협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전 연인 규민과의 몸 싸움 끝에 핸드폰을 박살이 났고, 경찰서 신세까지 졌던 진아가 새 핸드폰을 구입하면서 명의를 변경하기 위해 대리점을 들렀지만 이규민의 명의로 되어 있어 기기 변명만 하려면 반드시 그와의 동행이 필요했다. 

준희는 진아에게 핸드폰을 사주겠다며 함께 가자고 제안하지만 진아는 별로 불편한 것도 없다며 극구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한다. 핸드폰 명의가 전 연인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준희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서로 보였다. 준희는 진아가 무언가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 챘지만 진아의 완강한 태도에 이내 수긍하는데, 문제는 여기서 비롯됐다. 

규민은 앞서 진아의 아버지와 단 둘이 만났다. 경찰서에 준희가 찾아왔다며 진아 역시 준희를 두고 남자친구라고 하더라고 말한다. 해서 진아의 아버지(윤상기 분)를 만난 것은 다름 아닌 자신만 바람피운 파렴치한이 됐으니 사과를 하라는 것이다. 그것도 동생의 친구냐며 비아냥대지만 내심 놀랐을 아버지는 그럼에도 차분하게 딸의 편을 들어준다. 규민은 진아 아버지의 뜻밖의 태도에 이내 수그러들었지만 역시 이해할 수는 없다.

그래서일까, 규민은 핸드폰 명의를 해결하자며 찾아온 진아에게 차는 가져가야 할 거 아니냐며 진아를 차에 태우고 빠른 속도로 도심을 빠져나갔다. 진아는 무섭게 달리는 차 안에서 공포에 떨었고, 규민은 같이 죽자며 더욱 무섭게 속도를 올렸다.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났던 이유로 진아와 헤어진 규민이 진아의 집에 찾아와 다시 잘 해보자면서도 진아의 부모에게 진아도 다른 남자가 있다고 진상을 피우기까지는 그저 지질한 진상남 정도로 이해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 수록 규민은 흡사 제정신이 아닌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진아가 일을 하고 있는 카페에 찾아와 억지로 스킨쉽을 시도한다거나 그 일로 다시 한바탕 난리가 났음에도 과거 두 사람이 침대에서 함께 누워 있는 사진을 붙인 편지를 담아 커다란 꽃바구니를 진아의 사무실로 보낸다. 그 일로 진아의 동생 윤승호(위하준 분)와 준희가 규민의 집에 들이닥쳐 난장판을 만들며 경고를 했음에도 되려 억울할 뿐이다. 그러더니 기어이는 진아를 차로 납치해 같이 죽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공포에 질려 있는 진아를 보며 가소롭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이쯤 되니 흡사 사이코 스릴러라도 보는 듯하다. 

예쁜 화면에 잔잔한 올드팝이 깔리니 남다르긴 하다. 그러나 이 장면이 여타 일일극에서의 그것이었다면 딱 막장 소리 듣기 십상 아닌가.

결국 6회까지였을까. 대부분의 미니시리즈가 '6회 안에 올인'이라는 식의 제작은 이제 흔하다. 초반에 시청률과 화제성이 붙으면 이후는 어떻게든 알아서 굴러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속단하긴 이르지만 '예쁜 누나' 역시 하필 7회의 모양새는 분명 아쉽다. 

더욱이 규민의 폭주를 위해 윤진아 캐릭터가 퇴색됐다. 사내 성추행 문제로 부딪혔던 공 차장(이화룡 분)을 앞에 두고 사랑하는 사람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스스로를 지켜야겠다며 자신의 변화를 말했던 진아다. 그런데, 매사 자신을 걱정하는 준희를 생각해서라도 핸드폰이야 일단 새 것으로 먼저 사용해도 될 일을 굳이 준희와 연락할 방법도 없이 규민과 동행해 사단이 나자 일부 시청자들은 그런 윤진아를 두고 이번 만은 민폐라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앞선 행각들을 당하고도 바보냐는 것이다. 또한 진짜 연애에 현실 드라마를 표방하면서 현대인에게 핸드폰이 없는 답답함을 스스로 감당하는 불편함으로 이해하라는 것은 다소 헛웃음을 부른다.

결국 준희는 자신의 핸드폰을 진아에게 줬고 진아는 거기에 준희를 향한 사랑을 고백했다. 그를 알지 못했던 준희는 음악을 듣는 사이 진아의 음성을 확인하고 벅찬 감동을 느낀다. 그 장면을 위해서든 규민과의 갈등의 정점을 보여주기 위해서든 진아의 핸드폰 사건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다소 작위적이다.

안판석 연출은 제작발표회에서 '예쁜 누나'는 별 사건 없는, 별 얘기 없는 이야기라며 "개인의 이야기, 사소한 일이 시청자들에게도 죽고 사는 문제로 느껴지면 성공한 것이고 공감을 얻지 못하면 실패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현재의 '예쁜 누나'는 매 회 이규민과 얽힌 사건이 벌어진다. 그는 진아와 준희의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기폭제가 되기도 하지만 반복적인 자극은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으로 다가온다. 실상 현재까지는 손예진, 정해인의 달달한 로맨스 케미가 시청률과 화제성을 지탱해왔다. 진아의 달콤한 고백까지 있었건만 그것이 주춤하자 시청률은 여지없이 하락했다. 6회 6.187%(닐슨코리아 전국)에서 이번 7회는 다소 크게 하락해 5.32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한 '예쁜 누나'는 이미 인물관계에서 사건을 예고하고 있다. 이규민을 통해 진아와 준희의 관계를 알게 된 아버지는 홀로 술을 삼키며 내심 둘의 사이를 인정했고, 진아의 동생 승호 역시 준희를 누나의 남자친구로 인정했으나, 문제는 가장 큰 산인 진아의 엄마(길해연 분)와 진아의 친구이자 준희의 누나 서경선(장소연 분)이다. 

진아의 엄마 김미연은 경선과 준희 앞에서는 딸, 아들로 살뜰히 대하지만 진짜 내 자식들이 그들과 어울리는 것은 환영하지 않는 속내를 가지고 있다. 내 자식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현실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다. 결혼은 무조건 상대의 집안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고, 부모님은 무엇을 하는 분인지도 중요 체크다. 친구도 사회에서 도움이 될만한 친구를 만들라고 누누히 얘기한다. 그러니 엄마가 죽고 반 년 만에 아버지가 재혼한 탓에 누나 손에 자란 준희가 가당키나 할까. 

서경선은 엄마보다 의지하고 살아온 친구 윤진아에 대한 배신감이 물론 클 것이지만 또 하나, 진아 엄마의 결사 반대를 만나면서 '엄마'로 따랐던 이의 진짜 속내를 목격하게 되는 더욱 큰 상실감이 불을 보듯 빤하다. 

그동안의 갈등을 담당했던 이규민은 곧 퇴장하겠지만 진짜 사건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과연 '예쁜 누나'가 '별 얘기 없는' 드라마로 끝까지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매주 금, 토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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