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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박세영, 어느덧 30대.."더 많이 깨질 준비됐습니다"

  • 입력 2018.04.04 08:46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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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MBC 주말 특별기획 '돈꽃'의 종영으로 만난 배우 박세영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돈꽃’을 통해 배우 박세영의 성장을 이야기하는 의견들이 제법이었지만 연기를 하는 동안에는 그를 크게 의식하지 못한다고. 그럼에도 '돈꽃'을 통한 성장의 밑거름을 꼽는다면 '돈꽃'을 함께한 제작진과 배우들의 영향이었을 것이라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 

“뭔가, 시청자들이 느끼는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정말로 항상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웃음), 이번이라고 특히 다른 건 아니었는데, 다만 이번 ‘돈꽃’을 통해 성장했다고 저 스스로가 느끼는 부분은 많이 깨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에 ‘돈꽃’을 하면서 정말 그동안 내가 연기에 ‘연’도 하지 않았구나(웃음) 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런 감정들을 깨닫고 마치 정말 큰 무대에 주인공으로 선 느낌이 들만큼 정말 그 공간 자체가 저한테는 너무나 컸어요. 앞으로 ‘돈꽃’과 같은 제작진, 배우, 스태프들을 다시는 만날 수 있을까? 정말 마지막일 정도로 완벽한 작품을 만난 것 같고, 캐릭터지만 모현이에게도 많이 배웠고요. 그리고 제가 잘 깨질 수 있도록 감독님이 많이 이끌어주셨어요. 나모현을 저보다 더 잘 이해하는 듯이 말씀을 해주시고 제가 부족한 면을 채워주셨고요. 해서 정말 많이 부족하고 정말 무거운 자리였다는 것을 많이 깨닫게 됐고요. 개인적으로 드라마 중반에 바닥을 쳤어요. 정말 더 이상은 못 하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깨지고 연기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부터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요. 해서 아마 그런 작은 변화를 시청자들도 느끼시는 게 아닌가. 제가 뭔가를 더 노력해서 얻었다기보다는 정말 좋은 시기에 정말 좋은 작품을 만나서 이제 조금씩 잘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깨짐’으로 얻은 깨달음이 배우 박세영을 초심으로 돌려놓은 듯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연기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다시 배워서 정말 제대로, 작품 안에서 진짜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잘 끝냈다는 성취감도 물론 있지만 지금으로써는 그냥 수고했고 기특하다는 정도, 그게 더 맞는 것 같아요. 연기를 하는 것 자체는 너무 좋지만 항상 평가를 받는다는 것에 늘 두려운 마음이 있었는데, 혹시 (연기를) 못해서 혹평이 온대도 그것도 괜찮고, 이제는 정말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음에 어떤 작품이 와도 잘할 수 있어, 그런 게 아니라 제대로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 어떤 작품이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덧 30대 여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됐다. 어떤 의미가 될까. “20대에는 깨지는 게 많이 두려웠어요. 제가 겁도 많고 실수를 굉장히 두려워하고 완벽하고 싶어서 더 많이 노력했었는데, 그럼에도 20대에는 많이 깨졌어요. 하지만 30대에는 더 많이 깨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웃음). 깨져도 괜찮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이제 그럴 준비가 되었고요. 이번에 선생님들 보면서 왠지 그분들 가슴에 20년 배지, 40년 배지, 그런 훈장을 달고 계시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분들과 작품을 끝내고 나니까 앞으로는 어떤 깨짐에도 훈련이 되는, 그런 단단함을 얻은 것 같아요.”

한 사람으로서의 박세영은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도 갖고 싶은 평범한 삶을 꿈꾼다고. “제가 세 자매 중에 막내여서, 지금도 집에서는 ‘아가야’ 그렇게 부르세요. 그래서인지 무의식중에 빨리 30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른이 되면 혹시 내가 뭔가를 결정했을 때 그게 잘못된 거여도 상관없다, 내가 책임지면 된다, 그런 생각이었는데 어느 순간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 작년에 30대가 됐을 때 너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 되게 씁쓸한 생각이 들고, 어른들이 20대에 뭐든 다 하라는 말씀을 이제 좀 알 것 같은 거예요(웃음). 30대가 되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고, 뭐든 내 맘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오히려 더 조심스러워지고 책임져야 될 것도 많아지는 걸 느끼니까 생각처럼 뭐가 막 되진 않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서른이 넘으니까 결혼 얘기도 많이 하시는데, 원래 저희 부모님은 저한테 결혼하지 말라고, 같이 살자고 하셨는데, (제가) 결혼은 늦게 할 거라고, 아주 늦게, 어쨌든 할 거라고 4년 내내 말씀드렸더니 이제는 알아서 하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늦어도 결혼은 꼭 할 거고요, 아이도 꼭 갖고 싶은데 언니들 말은 아이 낳으려면 한 살이라도 어려서 해야 된다고 하는데 이것도 저것도 힘든 건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전작 ‘내 딸 금사월’로 최고 33.6%의 고공 시청률을 맛 본 박세영이지만 이번 ‘돈꽃’의 20%가 넘는 시청률(최고 23.9%)은 남다른 감회였다고. 그러면서 ‘돈꽃’의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것으로 이번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돈꽃’ 시청률이 정말 조금씩 계속 올랐는데,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작품이 좋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연출이 좋다, 그런 입소문을 타고 시청률이 올라간다는 것이, 매주 조금씩, 정말 1%, 2%가 시청률이 올라가는데 현장이 신이 날 수밖에 없더라고요(웃음). 이틀, 삼일을 밤을 새고 몸은 힘들어 죽겠는데도 ‘이번 주 방송 나가면 19%간다’, ‘이번엔 20% 간다’ 이러면서, 이번엔 또 어떤 반응이 올까 다들 굉장히 궁금해 하면서 촬영했거든요. 정말 저희가 신나서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신 것 같아서 정말로 감사했고요. ‘23.9%의 시청자들이 함께해주셨구나’ 너무나 기분이 좋고, 배우로서 ‘돈꽃’을 함께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 또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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