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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웬즈데이’ 기자회견 취소, 윤호진 대표 “의혹을 푸는 것이 먼저”

  • 입력 2018.02.24 09:23
  • 기자명 박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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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박재준 기자] 뮤지컬 ‘명성황후’, ‘영웅’의 제작사 ㈜에이콤이 올 연말 역사 연작 시리즈 3편으로 기획된 신작 뮤지컬 ‘웬즈데이’의 제작발표 기자회견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뮤지컬 ‘웬즈데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恨)과 할머니들과 함께 싸워 온 정의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명성황후’, ‘영웅’에 이어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늘날까지 꼭 기억해야 할 우리의 역사를 다룬 ‘대한민국 역사뮤지컬의 3부작’ 시리즈로 ‘웬즈데이’가 기획되었다. 오는 12월 개막에 앞서 오는 2월 28일, 공식기자회견을 열고 작품을 발표하는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돌연 연기됐다.

이는 ㈜에이콤의 대표이자 ‘명성황후’, ‘영웅’, ‘웬즈데이’를 연출한 윤호진 연출가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비롯됐다. 윤호진 대표는 최근 문화예술계에 불어 닥친 #MeToo(나도 말한다) 운동에 자신의 기름이 거론되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것.

24일 오전, 윤호진 대표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28일 예정되었던 신작 뮤지컬의 제작발표 기자회견은 미루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최근 공연계에 불미스러운 성폭력 사건들이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오랜 시간 공연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참담함과 책임감을 느낀다. 피해를 당하신 분들과 불편함을 느끼시는 관객 분들께도 진심으로 면목이 없다.”며 “저 역시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하며, 제 이름이 거론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작 뮤지컬의 제작발표를 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다. 할머님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계신 분들께 저의 개인적인 의혹으로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기자회견을 취소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저에 대한 의혹을 먼저 푸는 것이 순리라는 판단이다. 더불어 저의 행동으로 인해 불쾌함을 느끼신 분이 계시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 피해 신고센터나, 에이콤, 또는 주변 지인을 통해서라도 꼭 연락 주시기 바란다.”며 적극적으로 피해자 찾기에 나섰다. 혹여 피해 사례가 있다면 직접 사과를 전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윤호진 대표는 “50여 년 간 공연을 하면서 앞만 보고 오며, 자부심에 취해 제 자신과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 것에 대한 자책이 든다. 기득권에 속해 있는 한 사람으로서, 지금 용기 있는 분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 운동이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 바라며, 저는 이 운동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삼성오신(三省吾身)하겠다. 그분들의 용기를 격려해주시고 지켜주시기 바란다. 또한 공연계의 권력과 기득권의 성폭력 문제로 인해, 이 시간에도 땀 흘리고 있는 제작진과 배우들의 순수한 열정에 피해가 없기를 바란다.”며 일정을 취소하게 된 데에 양해를 구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ㅇㅎㅈ 연출&제작자, 상습 성추행 1건 사실 확인 중'이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윤호진 대표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불거진 문화예술계 성폭력 관련,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진정성 없는 사과로 보다 큰 뭇매를 맞고 있거나, 때로는 침묵하는 등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호진 대표는 직접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만큼 빠르게 사태를 수습하고 조기 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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