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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른의 윤하, 보다 가볍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파

  • 입력 2018.01.16 11:2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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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5년 만에 정규앨범 ‘RescuE’를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윤하가 인터뷰에 나섰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가수 윤하를 만났다. 윤하는 지난 달 27일, 5년 5개월 만에 다섯 번째 정규앨범 ‘RescuE’를 발매했다. ‘실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는 뜻을 가진 앨범 ‘RescuE’는 서른 살이 된 윤하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함과 동시에 리스너들에게는 새로운 빛을 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번 앨범은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그루비룸(GroovyRoom)을 비롯해 식케이, pH-1, BOYCOLD, 브라더수, 챈슬러, DAVII 등 최근 가요계의 핫한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해 윤하의 색깔과 더불어 드렌티함을 더했다. 보다 다채로운 음악으로 무장한 이번 앨범에 윤하의 기존 팬들은 물론 리스너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성공적인 컴백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하는 먼저 5년여 만에 정규 앨범으로 컴백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드디어 정규앨범이 나왔다. 정말 오래 걸렸는데 이렇게 나오게 돼서 기쁘게 생각하고, 어렵게 만든 기회인만큼 이번 앨범을 기점으로 열심히 음악활동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2005년 데뷔 당시 윤하는 작은 체구에도 시원시원한 보컬을 뽐냄과 동시에 뛰어난 건반 실력을 겸해 엘라니스 모리셋, 에이브릴 라빈과 비교되면서 등장부터 주목받았다. 박혜경, 박기영, 보아를 잇는 여성 보컬리스트로 꼽히기도 했다. 국내 최정상 보컬들의 서바이벌 MBC ‘나는 가수다’의 최연소 출연자이기도 하다. 그런 윤하가 가요계에서 13년을 활동하는 사이 음악적 트렌드나 기류도 빠르게 변화했다. 최근의 여성보컬들 중 음원차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주류는 지극히 일상적인 가사를 담으면서도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하거나 몽환적인 신비로움이 가미된 음악들이 대세를 이룬다. 소위 BGM(백그라운드 뮤직)용으로 안성맞춤인 곡들인데, 발매와 동시에 반짝 상위를 차지하는 아이돌그룹의 음악을 제외하면 대체로 언더그라운드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새로운 주류로 떠오른 요즘이다. 하여 이미 주류에서 오래 활동한 가수들이 언더 뮤지션들과 협업한 앨범들을 속속 내놓고 있기도 하다.

음악적으로 윤하는 스스로 최근 수년간 암흑기와도 같은 시간들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는데, 윤하 역시 5년여 만에 내놓은 이번 정규앨범은 ‘그루비룸’이라는 트렌드를 가미했다. 이 암흑기에는 물리적으로 노래가 힘든 이유도 있었다. 윤하는 지난해 비중격만곡증으로 수술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코의 중앙을 이루는 비중격이 좌측 또는 우측으로 휘어져 있는데 이 만곡의 휘어짐이 심해 그간 호흡이 어려운 증상을 겪었다고 한다. 현재는 수술 후 재활을 통해 라이브를 하는 데에 무리는 없을 정도라고.

윤하의 암흑기, 애초 어떤 이유였을까. 윤하는 “그동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인 피로도가 아니었나 싶다. ‘리얼 라이브’라는 레이블을 설립한 후에 공허함이 시작점이었던 것 같긴 한데, 어떤 큰 일이 있었다기보다 뭔가 고갈되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시간이 오래돼서의 염증이나 체력저하도 있었던 것 같고 공과 사를 딱 구분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여러 가지가 합쳐져서 좀 쉬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기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노래가 잘 안되던 시기가 있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이제 노래도 체력도 많이 회복이 돼서 예전 컨디션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번 앨범의 결과물이 만족스럽게 나와서 다시 한 번 힘을 내보려고 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프로듀서 그루비붐과는 ‘리얼 라이브’ 레이블에서부터 인연이 됐다고. 이번 앨범에서 음악적인 부분은 그에게 대부분 맡겼다고 한다. “감이 좋고 현역에서 있는 친구기 때문에 음악의 장르에 있어서는 그루비룸에게 많이 맡겼다. 키워드 하나하나를 잡아가면서 애초에 ‘퍼레이드’를 타이틀로 가져가려고 하면서 작업이 진행됐다. ‘내가 듣고 싶었던 윤하, 내가 보고 싶었던 윤하’를 만들고 싶다는 말에 그에 따라줬고,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던 것 같다.”며 “그간 제가 가지고 있던 메시지들이나 전하고 싶었던 것, 또 저의 상태나 그런 부분들이 다소 암울하고 무거웠던 것 같은데 저를 많이 융화시켜주고 희석시켜준 게 제작자들의 장점이어서 어둡지 않은 앨범이 나온 것 같고 요즘 트렌드와 저의 메시지가 같이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올해도 서른하나가 됐는데 등 떠밀려서 어른이 된 기분이다. 나이로는 뭔가 어른 행세를 해야 될 것 같은 나이인데 실상을 그렇지 못한 것 같아서 또래 분들에게 ‘좋은 어른은 뭘까’ 저도 아직 찾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을 향한 해결책이라기보다 ‘나도 이래’라는 뜻으로 들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이 5년이 넘게 걸린 것에는 음악적인 욕심도 있었다고.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 잘 모르겠는데 욕심이 과했던 것도 같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찾으려했던 것 같다. 아직 그 답은 계속 찾아가는 중인데, 그 사이에라도 그때그때 자연스러운 감정을 노래했으면 어떨까 싶긴 하다.”며 “5년만의 앨범이라고, 혹시 잊혀질까하는 두려움보다는 아직 보여드릴 게 많다는 욕심이 크다. 십년 넘게 했지만 프로듀서로 활동해보고 싶다는 욕심과, 또 이제야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으로의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특히 이번 앨범의 작업자들과 얘기하면서 많은 희망을 얻었는데,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을 때 그들이 ‘그래도 윤하는 윤하지, 윤하는 윤하니까.’ 하는 말들이 크게 힘이 됐다. 작업자들이 프로듀서지만 라이징 스타니까, 선배로서 잘 해줬으면 좋겠다는 책임감도 부여받은 것 같아서, ‘내가 잘 해야 또 내가 할 몫이 가요계에 남아있겠구나’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디지털 싱글이 흔해진 시대이기도 한데 굳이 10곡이 넘는 곡을 한 앨범에 채우느냐고 5년의 세월이 걸렸다는 것도 어찌 보면 참 아날로그하다. 이에 윤하는 “정규앨범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가수라면 무조건 정규를 해야 하는 줄 알고 있었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정규앨범은 나에게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고, 물론 앞으로 싱글도 가볍게 발표하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정규앨범에 더 큰 가치를 둘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앨범은 윤하라는 가수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찾는 과정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 시류에 맞게 나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가, 아직 답을 찾진 못했지만 정규앨범 사이즈에 맞게 잘 나왔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가볍고 재밌게 싱글도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번 앨범으로 가수 윤하가 기대하는 바는 무엇일까. “윤하가 다시 시작한다. 윤하라는 가수가 있었지 했으면 좋겠다. 아예 욕심이 없다고 하기에는 패키지가 너무 가득 차게 나오긴 했는데(웃음). 제 목표는 그거였다. ‘윤하가 돌아왔는데 예전과는 조금 다르네? 다른데 그래도 예전 모습이 있네?’ 그런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들을 실제 많이 해주셔서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도 그런 기반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일단은 피드백의 양이 많다는 것이 기분 좋고 요새 굉장히 재밌다. 특히 타이틀곡은 기분 좋은 새 옷을 입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런 나도 있어요.’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저의 현주소에 맞는 곡인 것 같아서 그것에 의미를 많이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에 대한 스스로의 자평은 어떨까. “성취감은 있는데 머리를 식히고 다시 보면 좀 아쉬운 부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걸 스스로 검열해볼 수 있는 게 좋은 것 같고, 그게 또 다음 앨범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니까 그런 부분은 좋았다. ‘이런 게 나에게 잘 맞는 구나, 이런 시도는 여기까지’ 그런 부분들이 대략적으로 가다듬어지면서 다음으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되는 것 같다. 이번이 되게 큰 시도가 있던 게 ‘가라’는 트랙인데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한 번 해봤으니 이걸 나의 주무기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13년을 뮤지션으로 달려온 윤하다. 음악을 한다는 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 “사실 그동안 저 스스로가 위반하고 있는 사항이 많았는데, 음악을 하는 사람이란 그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사람인 것 같다. 이번 앨범도 물론 새로운 시도가 있긴 하지만 결국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앨범이 너무 늦어져서, 앞으로는 그때그때, 하나하나 발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윤하는 지난 2015년 뮤지컬 ‘신데랄라’를 통해 뮤지컬 무대에도 섰다. 귀엽고 발랄한 신데렐라를 연기해 첫 뮤지컬 도전임에도 관객들에게도 호평을 받은 바 있는데 또 앞으로의 활동에서도 다른 영역에서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윤하는 “5년 동안 하나의 앨범을 가지고 시간을 보낸다는 게 너무 무겁기도 하고 개인의 삶에도 좋지가 않았던 것 같다. 해서 음악으로의 진정성이나 노력은 분명 중요하지만 또 여러 다양한 모습, 뮤지컬이든 DJ든 연기든 앞으로 전투적으로 오디션을 보려는 생각이다(웃음). 삶에 무언가 환기가 필요한데 오히려 하나만 파고드는 것이 음악에도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사실 한창 시상식 시즌인 연말에 앨범을 발표한 건, 올해 안에 끝내고 새로운 새해를 맞이하려는 목표가 있었다. 지금까지의 나를 다시 새롭게 출발하려는 느낌을 유지하면서 신곡작업이나 다른 일들을 해나가려고 하고 있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찾는 것, 그것이 올해 목표가 아닌가 싶다.”고 덧붙이기도.

윤하는 앞으로도 보다 가벼운 무게로 활동을 해나가고 싶다는 뜻을 마지막으로 전했다. “그냥 어떤 일이든, 진지하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또는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일도 있으면 좋겠다. 거기에 내 진짜 모습도 있을 것 같아서 그러한 것들을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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