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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현장] 국립극장의 파격적 대중화 바람 '춘상(春想)'

기사승인 20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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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부터) 조용진, 이요음, 이지수 음악감독, 김상덕 예술감독, 배정혜 안무가, 안호상 국립극장장, 정구호 연출, 송지영, 김병조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4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국립극장에서 국립무용단 2017-18 시즌 신작 '춘상(春想)'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안호상 국립극장장을 비롯해 김상덕 예술감독, 배정혜 안무가, 정구호 연출, 이지수 작곡가 출연진에 조용진, 이요음, 김병조, 송지영과 무용단이 참석해 작품의 일부를 시연하고 이후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무용극 ‘춘상(春想)’은 봄에 일어나는 다양한 상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젊은 남녀들이 겪을 법한 사랑의 감정을 1막 8장으로 구성했다. 한국의 대표 고전 ‘춘향전’을 2017년의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새롭게 재탄생했다. 배정혜 안무가는 이번 작품을 두고 “자신의 안무가 인생에서 가장 파격적인 작품”이라고 설명했을 정도로 한국무용의 큰 틀 안에서 최근 트렌드의 다양한 장르의 춤이 녹아 있어 대중적인 접근성을 파격적으로 끌어올렸다. 스토리 라인에서도 ‘춘향전’의 변 사또가 생략되고 대신 춘과 몽의 로맨스의 갈등으로 그들의 부모가 나선다. 현 시대에 사또란 없으니까.

또한 음악에서도 대중가요를 사용해 BGM 효과를 극대화했다. 한 마디로 말이 없는 춤의 연극, 춤으로 보는 드라마와 같다고 보면 된다. 이들의 춤사위를 보고 있자면 굳이 대사가 필요 없을 정도로 그들의 표정과 섬세한 몸짓만으로 충분히 장면을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무용을 보여준다. 오히려 국립극장의 작품 치고 너무 쉬운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시되었을 정도다. 그러나 보는 이들에게 쉬운 무용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진은 안무부터 음악, 세트, 의상까지 모든 면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음을 설명했다. ‘최고의 수준’이라는 고집을 버리고 대중화 작업에 뛰어들면서도 결코 수준을 포기하진 않았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이를 두고 “이미 지난 시즌에서의 작품들과 스탭진들이 탄탄히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이번 ‘춘상’으로 네오클래식으로의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정구호 연출은 “처음으로 극 형식의 무용을 만들게 됐는데 배정혜 선생님은 모더니즘에 가장 강한 분이고 무용이나 안무에 있어서 대단히 현대적인 감각을 가진 분이다. ‘춘향’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우리도 우리 시대의 기록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번 ‘춘상’을 만들게 됐다. 현대의 드라마적인 멜로 스토리와 무용에 맞는 컨셉으로 다양한 구조물에 변화를 줬고, 음악에서도 대중가요를 사용했다. 기본적인 비주얼은 그동안의 전통적인 오방색에서 벗어나 색채가 완전히 빠진 무채색의 모던한 작품이 될 것이다. 해서 네오 클래식, 모던 클래식 작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사진제공=국립극장

배정혜 안무가는 ‘춘상’으로 11년 만에 국립극장과 함께한다. 그는 “한국무용은 창작을 선보일 경우 작품이 너무 어렵다는 말씀들을 종종 듣는데 이번 ‘춘상’은 그것에 반대다. 너무 쉽게 볼 수 있는 춤이 아니냐고 하는데, 무엇보다 즐겁게 볼 수 있는 춤으로 방향을 잡았다. 안무가로서 나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입장에 시대를 외면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고전 춘향을 최신식 춘향으로 만들어보자는 뜻으로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신식 춘향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고. 배정혜 안무가는 “나이가 제일 많이 들고서야 제일 젊은 춤을 만들게 됐다. 과거 재즈와의 작업도 있었지만 이번은 정말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대중가요, 발라드 음악과 함께해서 그것보다도 훨씬 젊다. 내 나이가 몇인가 싶으면서도 한국무용을 가지고 파격적으로 덤벼들 사건이 아닌가 싶어서 하고 싶었다. 해서 해봤더니, 그동안 안무는 내가 직접 춤사위 하나하나 움직이면서 만들 수 있었는데 이번 작품은 조안무의 힘을 많이 빌렸다. 이 작품은 정말 나이 먹은 사람의 움직임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아마 이런 음악을 가지고서는 내가 만드는 끝 안무일 거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은 내가 움직이지 못하면서 조안무가와 무용수들을 움직여가면서 작품을 만드는 것이 불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 작품이 정말 힘들었다.”며 그간의 고충을 전해 눈길을 모았다.

이어 한국무용이면서도 한국무용의 색채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도 말이 먼저지 문법이 먼저라고 생각하지 않듯이 예술가도 하고 싶은 말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그것이 이론이 되는 것이지 이론을 먼저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작품을 보시면 한국무용 특유의 동작이 발라드에도 다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훈련도 다 그 안에서 했다.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손짓발짓만 하는 춤이 아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무용도 이렇게 즐겁게 볼 수 있는 요인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신다면 안무가로서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이번 ‘춘상’으로 국립극장의 변화의 시도를 전하기도 했다. “그동안 선보인 작품들에 비해 색채가 너무 빠르게 변화하다보니까 그것이 과연 전통이냐 하는 말씀들이 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너무 오랫동안 정체되어 있던 점에서 그런 논의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며 “국립극장은 전통만을 한다는 의식이 너무 넓게 깔려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국립극장은 전통을 기반으로 창작과 현대예술을 하는 극장이지 전통예술을 계승하는 극장이 아니다. 이 시대의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는 예술을 하는 것. 다만 소재로 최대한 한국적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오히려 그 부분에 다소 소홀했다는 생각에 좀 더 빠른 속도로 따라잡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덕 예술감독 역시 “아마 국립무용단 역사상 가장 젊은 춤의 형태의 극이 아닌가 생각하고 젊음을 발산하고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왼쪽부터) 조용진, 이요음, 송지영, 김병조

‘춘상’의 음악은 아이유, 넬, 볼빨간사춘기, 어반자카파 등의 음악이 이지수 작곡가에 의해 무용극의 음악으로 재탄생했다. 이지수 음악감독은 이에 대해 “무용음악은 이번이 처음인데, 대중가요 중 보다 깊이가 있는 곡을 재회, 만남, 축제 등 각 장의 키워드에 맞게 편곡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품에서 춘과 몽으로 분할 네 명의 주역들의 소감도 있었다. 몽 역할의 조용진은 “‘춘상’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일단 대중음악을 한국무용에 한다고 했을 때 괜찮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작품 속에 설레는 사랑, 이별의 사랑, 재회의 사랑, 그런 사랑의 형태들이 있는데 음악과 안무가 그런 걸 잘 표출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관객들이 작품을 보시면서 ‘아, 나도 예전에는 그런 설렘이 있었지, 나도 그랬지’ 하는 느낌을 가져가신다면 국립극장 무용수로서 굉장히 뿌듯할 것 같다.”고 전했고 춘 역할의 이요음은 “이번 춘이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당차고 쾌활한 면도 있지만 수줍음도 많고 평범한 여성이다. 현 시대의 젊은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성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도 역할에 빨리 녹아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리진’에서 함께했던 조용진 선배와 다시 호흡을 맞추게 돼서 잘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춘상’의 몽 역할로 첫 주연에 나서게 된 무용수 김병조는 “몽 역할을 하기엔 나이가 많아 걱정을 하고 있는데 이번 작품이 젊은 춤이어서 준비를 하면서도 젊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본인의 첫 사랑의 기억을 회상할 수 있는 향수에 빠져볼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춤을 추는 우리도 그랬듯이, 젊은이들만의 축제가 아니고 내가 그랬던 시절을 생각하면서 행복한 웃음이 지어지면 좋겠고 팍팍한 시절에 삶의 힐링이 되는 작품이길 바라고 그런 작품이 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는 바람을 전했고 춘 역의 또 다른 주역 송지영은 “우리 무용수들이 다 같이 꽤 오래 고민을 했다는 것을 감히 말씀드리는 것이, 한국무용의 특성상 겉으로 표현하기보다 내제된 것을 표현하는 것이 많은데 이번 작품은 겉으로 표현해야 하는 부분이 많고, 학교 졸업파티를 하는 그런 풋풋한 친구들의 사랑을 이야기하려다보니 다른 작품보다 힘든 것이 사실인데 연습하면서 같이 옛 이야기를 나누면서 추억도 찾아보게 되고, 해서 굉장히 잘 풀리고 있다. 관객들도 그렇게 봐주실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극장의 2017-18 레파토리 시즌 개막작 ‘춘상(春想)’은 오는 9월 21일-24일(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은진 tvj@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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