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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유승호 Say, #김소현 #군대 #아역 #꿈 #교복 #누나

  • 입력 2017.07.31 11:5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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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군주'로 만난 배우 유승호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아마 지금도, 어떻게 보면 배우 유승호가 롤 모델인 친구들도 많을 텐데.

“이번 작품에서도 어린 친구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 친구들 보면서 겉으로는 굉장히 응원을 해줬어요. 열심히 하고, 좋은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는 했지만 속으로는 이 친구를 응원해주는 것이 과연 맞을까? 왜냐면 분명 이 친구들도 나와 같은 길을 걸을 것이고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것에 어쩌면 저보다도 더 힘들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런 것들을 과연 이 친구가 감당할 수 있을까? 그 친구에게는 정말 미안한 이야기지만 사실 걱정이 먼저 앞서더라고요. 사실 제가 아역을 했을 때보다는 분명 지금의 현장이 많이 좋아졌어요. 하지만 아역이라는 데에는 어리다는 이미지가 깔려있다 보니까 현장에서 조금 더 힘든 부분들이 있게 마련이어서 그 친구들을 보면 참 대견하기도 하지만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긴 하더라고요.”

김소현이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어떻게 견뎠는지 묻고 싶다더라.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저한테요? 문자로 하면 되지 이게 무슨..(폭소). 음.. 그냥 이겨낸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시간이 해결해주기는 한데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긴 해요. 근데 소현 씨는 그런 거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거든요? 왜 그런 걱정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소현 씨는 이미 뭐 너무 잘 하는 친구여서요.”

어떻게 보면 군대를 빨리 다녀온 것이 그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제가 ‘보고싶다’ 끝나고 군대를 갔는데요, 그것도 좀 여러 이유가 있어요. 첫 번째로 제일 단순한 이유는 원래 꿈이 군인이었어요. 연예인이 아닌 군인으로서, 뭔가 나라를 위해서 희생한다는 게 멋있다는 생각에 원래 꿈이 군인이었고 또 다른 이유는 ‘보고싶다’를 하면서 연기가 힘들고 생각이 많아질 시점에 군대로 도망을 간 거죠. 말하자면 비겁했어요. 도망가고 싶었거든요. 해서 꿈이 군인이기도 했고, 나에게 시간을 좀 갖자는 생각에 입대를 하게 된 거예요.”

다섯 살부터 연기한 배우에게 다른 꿈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예상외이기도 하다.

“그냥 되게 어렸을 때부터 군인이 꿈이었어요. 뭔가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되게 멋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군인, 경찰, 소방관, 이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근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이미 이쪽에 발을 들인 이상, 이제 와서 발을 뺀다고 해도 평범하게 살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서 아쉽지만 꿈을 접게 됐죠.”

데뷔작부터 크게 주목을 받아온 터라 또래 친구들과의 교감이나 그 또래의 흔한 감성들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그런 보편적인 감정을 연기하면서의 어려움은 없을까.

“일단 제가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또래의 학교 친구들과 멀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주로 어른들과 일을 하다보니까 그나마 저는 저 스스로가 어른스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누가 그런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발이 네 개 달린 탁자가 있으면 다른 친구들은 똑바로 서있지만 너는 기울어진 상태라고. 제가 이상한 거죠. 그걸 뒤늦게 알았어요. 뭔가 그 나이에서의 추억이라든지 또래들과 신나게 놀지 못했다든지 그런 부분에서의 아쉬움은 좀 있어요. 그렇다고 연기적인 부분으로 고민을 따로 해본적은 없는 것 같아요. 겪어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그냥 알 수 있을 것 같은, 또 대본이나 작품상에서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크게 개의치 않고 있습니다.”

연기를 하면서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이 일이 내 길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됐을까.

“음.. 저는 크게 어느 순간이라고는 기억이 안 나는데, 보통은 이 일이 사실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근데 또 재밌는 건 일을 하는 게 제가 마음이 편한 거예요. 거기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반면 시간이 지나면 풀리더라고요. 해서 어떤 작품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20대가 되고나서부터 뭔가 현장에 대한 애정도 많이 느껴지고, 작품 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즐거움을 느끼고, 또 작품에 이런저런 좋은 반응이 오면 저 또한 기쁘고요. 어느 순간 그냥 자연스럽게 그렇게 느껴진 것 같아요.”

그 역시도 스물 초반에 입대했던 것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물론 나라를 지키기 위한 복무 중이었지만 그 사이 얼마나 연기가 하고 싶었을까. 어찌 보면 입대는 시기상으로도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은데.

“그게, 누구는 그러더라고요. 일부러 노린 거 아니냐고(웃음). 근데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제가 당시에 군대에 간 건 이미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꿈이 군인이었고 연기에 대해 많이 힘들었던 시절이어서 도망을 갔던 건데 그게 어떻게 지금에 와서 결과적으로(웃음), 정말 의도치 않게 그렇게 되어버려서.. 특히 요즘에 잘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긴 해요. 근데 저는 일반 병사로, 강원도 화천으로 다녀왔는데 만약에 그때 겪었던 생활을 지금에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거든요. 그래서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냥 어린 시절에 빨리 겪고 지나온 것도 나쁘지 않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시 군 생활은 어땠나. 제대한 날 눈물을 펑펑 쏟아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그게요(웃음), 저는 진짜 일반병사들하고 똑같이 생활을 했어요. 물론 다들 고생을 하겠지만 2년 동안 정말 고생을 많이 했고요. 근데 이제 제 후임들이 똑같이 그 생활을 할 걸 생각하니까, 제가 먼저 가는 게 그냥 너무 미안했어요. 옆에서 좀 더 알려주고 싶고 좀 더 옆에 있어주고 싶어도 저는 일단 나가야되는 사람이고 사회에서 다시 생활을 해야 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저를 관리해주신 간부님들께는 너무나 감사하고. 그런 마음이 한순간 교차한 거죠. 사실 그 때는 정말 너무 힘들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 힘들었던 하나하나가 재밌는 추억이에요. 뭐랄까 짜증나지만 좋은 추억?(웃음)”

본인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실제 나이보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듯한 인상이 보이기도 하는데, 성인으로서의 변신에 대한 초조함이 내포되어 있었을까.

“그렇게 보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했고, 이제 어른으로 넘어가야한다는 이야기가 기사에서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말씀들을 하셨고요. 특히 제가 군대를 일찍 다녀왔다는 것이나 대학을 포기했다는 것이 뭔가 어른스러운 생각을 했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많이 전달이 돼서 충분히 그렇게 느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전혀 의도한 것은 아니고요. 제 스스로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고요. 다만 워낙 어려서 큰 사랑을 받았다가 이후에 활동이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구나 하는 초조함이나 불안감이 크긴 했어요. 해서 겸사겸사 군대로 도망을(웃음).”

아무래도 또래 배우들이 보통 청춘물이나 학원물에 주로 출연하는데 비해 조금은 남다른 역할들을 연기해온 탓이기도 하겠다.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제 얼굴을 보면 되게 슬퍼 보인다고. 그래서 그런 작품들만 들어오는 게 아닌가(웃음). 제가 그냥 웃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뭔가 좀 생각이 많아 보이고 슬퍼 보인대요. 그냥 아무 생각 없는 건데(웃음).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좀 사연이 깊고 감정적으로 많이 격해지는 작품들이 저에게 많이 들어오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럼, 지금 교복을 입는 역할이 들어온다면 할 의향이 있나.

“그럼요. 이제는 충분히, 이제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워낙 누나 팬이 많기로 유명한데, 스스로 그 이유가 뭐라고 자평할까.

“아마 제가 했던 작품들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기도 한데요. 그동안 해왔던 캐릭터들이 뭔가 사연이 있고 아픔이 있는 친구들이기도 하고 워낙 어려서부터 하다보니까 누나들이나 어머니들께서 뭔가 좀 위로해주고 싶고 ‘우쭈쭈~’ 해주고 싶은?(웃음) 그런 게 좀 있지 않을까. 근데 이런 말씀을 제 입으로 하려니(웃음). 어쨌든 그냥 제 생각에는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어려서부터의 성장과정이 전 국민에게 공개되는 삶이 때로는 부담스럽지 않나.

“아뇨. 부담이라면 부담일 수 있는데 오히려 이렇게 좋은 일이 없어요. 왜냐면 저의 어린 시절을 두 시간짜리 필름으로 예쁘게, 저의 다섯 살 때부터 스물다섯 살 때까지의 모습이 담긴 아름다운 영상? 추억이라고 하면 굉장히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릴 때 작품 보면 뭐, 귀엽죠(웃음).”

끝으로, 이제 ‘군주’로 확연이 아역을 벗은 느낌이다. 한창 핫한 활동을 보여줄 수 있는 나이 스물다섯, ‘어른’이자 ‘배우’ 유승호의 앞으로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제는 그런 고민을 조금은 제쳐두고 생각을 해도 될 것 같아요. 지금까지 작품 선택을 할 때 성인 변신에 대해 아예 무시하고 작품 선택을 한 건 아니었다고도 생각하거든요. 근데 이번 ‘군주’를 통해서 뭔가 ‘배우 유승호’에 대한, 성인 배우에 대한 부분을 조금이나마 확인시켜드렸다고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확인을 시켜드렸으니, 이제는 교복을 입을 수도 있고, 가볍게 로맨틱 코미디가 될 수도 있고요. 물론 아직은 제 스스로가 그 부분에 자신이 없어서 많이 노력을 해야겠지만, 좀 더 도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작품이 이번 ‘군주’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다음 작품을 선택할 때는 조금이나마 폭이 넓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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