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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이 만든 가슴을 울리는 거대한 역사의 움직임! 영화 <택시운전사>

  • 입력 2017.07.11 01:24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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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남궁선정 기자]
  지난 5월 18일. 광주민주화 운동을 기념하는 행사는 그간 억눌려 왔었던 이 땅의 국민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지금의 자유 민주주의가 결코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자리였었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광주를 취재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운 택시운전사 김사복이라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1980년 5월 광주를 스크린에 불러낸다.

  1980년 5월,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은 외국손님을 태우고 광주에 갔다 통금 전에 돌아오면 밀린 월세를 갚을 수 있는 거금 10만원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영문도 모른 채 길을 나선다.
  어떻게든 택시비를 받아야 하는 만섭의 기지로 군인들의 검문을 뚫고 겨우 들어선 광주. 위험하니 서울로 돌아가자는 만섭의 만류에도 피터는 대학생 재식(류준열)과 광주 택시운전사 황태술(유해진)의 도움 속에 촬영을 시작한다. 그러나 광주 도심의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만섭은 집에 혼자 있을 딸 걱정에 점점 초조해지기만 한다.
  <택시운전사>는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전혀 알지 못했던 소시민과, 일본 특파원이었던 피터라는 이방인의 눈에 비친 5.18 광주를 담는다. 오로지 생계수단인 택시와 딸만이 인생의 전부였던 택시운전사는 한 푼이라도 더 벌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았을 뿐이고, 언론인으로서 분쟁이 있는 지역의 실상을 알릴 의무를 가진 기자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진실을 알리기 위해 본분을 다할 뿐이었다.

  영화는 택시가 광주로 들어서면서부터 분위기를 달리한다. 광주거리는 무질서로 혼란스럽고, 광주시민들은 광주역에 모여 시위를 준비하고, 여기저기 다친 사람이 등장하면서부터 만섭은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더 위험해지기 전에 서울로 돌아갈 생각만 하던 택시운전사는 전남도청 앞에서 벌어지는 유혈사태를 보고, 더 이상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소시민이 아닌, 모두 함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자 하는 시민의 일부가 되기로 결심한다.
  아무런 힘이 없는 소시민일지언정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과정에서 정의와 진실을 몸소 겪는 인물이 되는 택시운전사는 그 누구보다도 뜨거운 결심으로 푸른 눈의 목격자인 기자를 도와 비참한 실상을 세상에 알리고자 모든 힘을 다한다.

  영화 <택시운전사>는 극중 만섭이라고 불리는 택시운전사를 연기한 송강호의 훌륭한 연기만으로도 영화의 묵직한 주제가 살아난다. 정치적 이념과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이기라기보다는 폭력에 짓밟히는 사람을 보고 대체할 수 없는 감정과 울분으로 광주시민들의 행동에 동참하게 되는 택시운전사를 연기한 송강호는 영화의 제목대로 그 시대의 소시민을 대표하는 연기를 완벽하게 완성한다.
  또한 광주를 취재하러 온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피터)를 연기한 토마스 크레취만은 언어를 넘어 진실을 전하고자 하는 언론인의 역할을 출중하게 재현한다. 여기에 광주의 택시운전사를 맡은 유해진은 캐릭터의 인간미를 끌어 올려 광주 사람들의 마음을 그려내는 진솔한 연기를, 꿈 많은 광주 대학생 구재식을 연기한 류준열은 처참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순수하고 밝은 청년을 정감있게 연기한다.
  <고지전> 이후 6년만에 메가폰을 잡은 장훈 감독은 <택시운전사>를 통해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비극적인 사건 속에서도 각자의 양심과 상식, 결단으로 살았던 그 날의 역사를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으로 스크린에 되살린다.
  대서사로 접근하기 보다는 소시민의 일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택해 소시민이 만든 가슴을 울리는 거대한 역사의 움직임을 담은 영화 <택시운전사>는 8월 2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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