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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연석, 배우로서의 꿈? "열정 가득 '꽃할배' 되고 싶네요."

  • 입력 2017.02.09 08:19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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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유연석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극중 서현진과의 멜로가 너무 짧아서 아쉽다는 이야기도 많았는데.

“보통은 의학드라마가 왜 멜로를 하느냐고 하는 경우들도 많은데 저희 드라마는 멜로를 늘려달라고(웃음) 하는 말씀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한 회에 한 2-3신정도 있는 그 멜로 신들을 굉장히 공들여서 열심히 찍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넘치지 않는 신들을 신경 써서 찍으려고, 어느 순간에는 수술신보다도 더 공을 많이 들여서 멜로 신들을 아주 열심히 찍었죠(웃음). 그래서 연말에 베스트커플상도 받고, 그랬던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키스신이 있다면.

“키스신이라고는 딱 두 번밖에 안 했어요(웃음). 첫 키스신이, 일단 그 키스신 자체가, 현진 씨도 워낙 전작에서 인상 깊은 키스신을 남겼기도 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있겠지만 촬영감독님이랑 스태프분들이 너무 잘 만들어주셨어요. 그 조명하며, 그 동선과. 저희들끼리 아무리 열심히 연기를 할지언정 나올 수 없는 명장면 키스신을 만들어주셔서 너무 좋았고. 초반에는 직진하면서 키스를 하는 신이었다고 하면 마지막에는 어떤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마음을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하는 키스신이어서 더 감정적으로 많은 것들을 교류하면서 찍었던 키스신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무래도 처음에도 인상 깊었지만 마지막 키스가 좋았던 것 같아요.”

소위 키스 장인 두 사람이 만나서 더 좋은 명장면이 탄생했다는 이야기들도 있었는데.

“키스신이라는 게 결국 액션 신 합이랑 똑같아요. 결국에는 어떻게 합을 맞추고 어떻게 동선을 맞추고 어떻게 쳐다보고 잠깐 쉬고, 그 합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경험이 없는 분들은 오히려 신이 예쁘게 나오기 쉽지 않은데 현진 씨는 좋은 신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키스신을 잘한다는 배우였으니까. 그 합이 좋았던 것 같아요. 합이 좋다보니까 감정적으로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어머니와 병원 식구들 앞에서 술주정을 부리는 신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워낙 능청스러워 진짜 음주 촬영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어땠나.

“술 취한 신을 찍을 때는 술은 안 마셨고요. 뭐, 저도 술을 안 먹어 본 건 아니니까(웃음). 그리고 뭐 분장의 도움도 받고, 재밌게 찍었던 것 같아요. 그 신 자체가 굉장히 귀여웠던 것 같고요.”

다른 얘기로, 지난 해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로 뮤지컬 배우로도 호평을 받았는데, 공연 소식이 있다고 들었다. 소개해 준다면.

“뮤지컬은 아니고요, 이순재 선생님 연기 인생 60주년 기념 헌정공연이 있어요. ‘세일즈맨의 죽음’이라고. 원래는 작년이어서 새해에 같이 학교 교수님들과 같이 공연을 하자고 얘길 했었는데 서울 공연이랑 드라마 스케줄이 완전히 겹쳐서 서울 공연은 참여를 못했고 이번에 지방 공연할 때 참여하기로 했어요. 뮤지컬도 또 기회가 되면 하고 싶죠. 그 때도 기억이 너무 좋아서, 앞으로도 1년이나 2년에 한 번씩은 뮤지컬이 됐건 연극이 됐건 무대에 서고 싶어요.”

최근 인터뷰 중에 스스로 연기를 진짜 좋아하는지를 생각해봤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

“뮤지컬 끝나고 나서 몇 달간 공백기가 있었는데, 길진 않았어요, 몇 개월 정도? 근데 제가 여태껏 쉰 적이 없다보니까 그 몇 달 간의 휴식이 너무 어색한 거예요. 이상한 잡다한 생각들도 너무 많이 들고. 그 때 제가 저한테 질문을 계속하게 됐던 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맞는지, 그냥 어릴 때 좋아했다고 하니까 이제부터는 업이 돼서 그냥 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질문도 하게 됐었고. 또 바쁘게 촬영하다보면 흥미가 떨어지거나 피곤할 때도 있었고. 그런 걸 경험하게 되니까 그런 질문들을 하게 되더라고요. 근데 확실히 몇 달이라도 좀 쉬다보니까 빨리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지고 이 작품을 만나고 나니까 촬영하면서 너무 즐겁고 내가 연기하는 걸 즐기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더욱이 그런 걸 확인할 수 있었던 게 ‘낭만닥터’라는 작품을 만났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 같이 호흡하는 사람들도 너무 좋았고 연기하는 재미도 더더욱 많이 느꼈던 것 같고. 그 전에 그런 갈증을 안고 시작해서 그런지 더욱 재밌었던 것 같고요.”

이번 작품으로 한석규와 두 번째 호흡이었는데 어땠을까.

“한 선배님이랑은 ‘상의원’ 때 한 번 호흡을 맞췄었지만 그 때는 캐릭터 상, 제가 왕이고 신하와의 관계이다 보니까 눈을 맞추고 연기를 못했어요. 근데 이번에는 뭐 눈을 마주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들이받고 육탄전까지 벌이면서 촬영을 했으니까. 근데 너무 좋았던 게, 선배님이 특유의 여유가 있으세요. 그리고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지고 계시면서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고. 촬영장 분위기가 사실 위에 선배에 따라서 많이 좌우가 되는데 어떨 때는 정말 분위기메이커일 때도 있으시고 귀여울 때도 있으시고 너무 좋았어요. 강동주의 사부이시기도 했었는데 어느 샌가 저 유연석의 사부가 되어있었다고 느끼는 적도 많았고요.”

특히 한석규의 조언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면.

“선배님이 가끔 혼잣말처럼 중얼중얼 하세요. 보고, 듣고, 말하고. 보고, 듣고, 말하고. 혼자 주문처럼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저희도 그걸 보면서, 그래 맞아. 보고, 듣고, 말하고가 가장 기본이면서도 놓칠 때가 있거든요. 그리고 넘치지 않게 연기를 하라는 말씀으로 우리 20원어치만 해보자, 50원어치만 해보자, 그렇게 말씀하실 때도 있고요. 처음에 선배님이 넌 아직 젊으니까 100원어치씩은 해봐라 하셨는데 중반부 넘어가가니까 ‘너도 이제 50원어치만 해도 충분히 전달 될 것 같아.’ 그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통틀어 50원짜리 연기를 하라는 게 아니고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할 때 과할 때가 있거든요. 그게 조금 덜할 때가 더 좋을 때가 있으니까, 50원어치라 연기라는 것이 가치로는 그 이상으로 보여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20원어치만 하자, 50원어치만 하자, 그런 말씀이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렇다면, 인생의 ‘김사부’는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학교에서 처음 연기 시작할 때, 학교 교수님 한 분 한 분이 저에게는 다 사부님이 되어주셨죠. 학교 극장 이름이 혼이었는데, 연기할 때 연기자의 혼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극장 이름이 혼이었어요. 그 혼이 거창하게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혼신의 힘을 다해서 연기해야한다고 이해가 되지만 연기자로서의 밑바탕을 알려주신 김태훈 교수님이 계시는데, 그래서 실제로 또 ‘김사부’인 것 같고(웃음). 그리고 이순재 선생님도 학교 다닐 때 은사님이셔서 이번 공연에 함께하게 됐고요. 또 드라마 할 때 같이 캐릭터 고민해주는 선생님이 계신데 항상 좋은 사부님이 되어주셔서 감사하고. 주변에 좋은 사부님이 여럿 계신 것 같아서 행복한 것 같고요. 실제로 우리 김사부님(한석규)이 저의 사부님이 되어주셨고, 한 선배님도 앞으로 제 인생의 사부님이 되시겠죠.”

평소 유연석을 가장 흔드는 것은 무엇일까.

“아, 이게 어렵네요. 제일 확고하게 생각하는 게 뭐냐고 물어보면 이제는 연기라고 답할 수 있겠는데 반대로 흔드는 것을 물으시니까. 음, 저는 그것 역시도 배우로서의 길인 것 같아요. 그 몇 달 동안에 고민했을 때, 이게 가장 좋아하는 일이고 그것밖에 생각하지 않고 달려왔던 놈인데, 그게 가장 저를 고민하게 만들었었어요. 내가 이걸 안 하면 어떨까? 안 해도 내가 행복할까? 그만 두면 진짜 내가 다른 일을 무얼 하고 살 수 있을까. 앞으로도 연기를 하면서 가장 좋아할 수 있을까?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저는 꿈이 연기자였고 가장 확고했던 분야인데 그 꿈이 저를 한순간 흔들었던 시간이 있었죠. 좋아하기 때문에 흔들리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배우 유연석으로, 자신의 연기에 이것 하나만은 꼭 지킨다 하는 소신이 있다면.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특히나 이 드라마 촬영을 하다보면 카메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시선을 맞추지 않고 촬영할 때가 있는데 항상 같이 연기하고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카메라가 나를 찍지 않아도 같이 집중해주려고 노력하고. 그게 시너지를 줄 때가 있거든요. 특히나 굉장히 복잡 미묘한 감정 신들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함께 연기를 해주는 게 시너지를 낼 때가 분명히 있거든요. 촬영하는 자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써주는 분들이 도움을 주는 경우들이 너무나 많아서 오히려 카메라 앞에 있는 사람들보다 카메라 뒤에 있는 분들이 만들어주는 힘이나 시너지 효과가 많기 때문에 끊임없이 그러려고 노력은 하죠.”

어릴 때부터 연기자라는 꿈을 향해 달려왔다면, 연기자인 지금의 목표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음, 작년쯤 생각했던 것은 이순재 선생님처럼, ‘꽃할배’님들처럼 배우로의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게 그냥 나이가 들어서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그 분들을 직접 뵙기도 했지만 정말 그 분들의 연세에도 뜨거운 열정이 있으세요. 동주의 20대의 들이받는 열정을 지금도 갖고 계세요. 그렇게 돼야겠다는 생각을 어느 순간 갖게 됐죠. 그래서 작년부터는 롤모델이 누구냐 그러면 ‘꽃할배’라고 그랬었거든요(웃음).”

그렇게 하고 싶었던 배우가 됐는데, 배우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던가.

“배우는, 제가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작품을 끝내면 조금씩 달라지는데, 이번 ‘낭만닥터’ 하면서는 특히나 대중들이 공감하게끔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을 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속 시원히 드러내지 못하는 감정들, 혹은 말들, 그런 것들을 내신 울어주고 대신 웃어주고 대신 소리쳐주고 대신 얘기해주는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걸 보면서 내가 얘기 안 했는데도 속 시원하게 느끼시고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든지 공감한다든지 하시니까. 그런 사람일 수 있겠다.”

2017년, 어떤 기대를 할까.

“2017년이요? 그냥 낭만적이었으면 좋겠네요(웃음).”

낭만이 뭐라고 생각하나, 해서 2017년에 어떤 낭만을 기대하는지.

“낭만이 두 가지 의미가 있더라고요. 우리가 생각하는 로망, 이상적인, 그리고 로맨틱한, 인간미가 나는 의미에서, 그 두 가지가 다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람 냄새나는 한 해를 보내면서 또 제가 꿈꾸는 이상을 하나하나 이뤄갈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고요. 이번 작품처럼 또 좋은 사람들과 같이 작업을 하는 게 일로써는 가장 이상적인 거겠죠. 그래서 다음 작품은 또 어떤 사람들과 하게 될지가 굉장히 중요한 기준 중에 하나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의학드라마하면서 든 생각인데, 가장 기본이지만 건강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했어요.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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