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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박재은의 줄리엣 'A to Z'

  • 입력 2017.02.06 04:5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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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김수로프로젝트 20탄, 창작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전예지의 바통을 이어 줄리엣에 합류한 배우 박재은을 연예투데이뉴스가 단독으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셰익스피어의 동명의 원작을 판타지 로맨스로 각색한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여주인공 줄리엣 역에 양서윤, 전예지, 김다혜가 트리플 캐스팅으로 진행되었으나 전예지가 건강상의 이유로 조기하차하면서 줄리엣 역의 언더스터디 박재은이 본래 자신 맡은 소피아 역할을 병행하면서 지난 3일 공연에서부터 새로운 줄리엣으로 첫 선을 보였다. (※ 공연리뷰 바로가기=www.tvj.co.kr/news/articleView.html)

박재은은 프로듀서 김수로의 워크샵에 함께하면서 김수로프로젝트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 해 김수로프로젝트 19탄, 창작뮤지컬 ‘곤투모로우’ 앙상블로 데뷔해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줄리엣의 친구 소피아로 낙점됐는데, 공연 도중 전예지의 부득이한 하차로 줄리엣 역까지 맡게 되면서 실로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3일 동현(로미오 역)과 상대역으로 만난 첫 공연에 이어 4일은 고은성과 함께했다. 이에, 지난 4일, 두산아트센터에서 첫 주 2회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배우 박재은을 만나 새롭게 줄리엣으로 무대에 서고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먼저, 지난 3일 공연이 줄리엣으로는 첫 공연이었는데, 소감이 어땠나.

“일단 첫 공연은 눈뜨니까 1막이 끝나있고, 눈뜨니까 커튼콜을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그 정도로 정말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중간에 앙상블 오빠가 ‘재은아, 이 부분은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아.’ 하셔서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했는데 순간 제가 뭘 들었는지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가서 물어봤을 정도로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어제는 그냥, 혹시나 제 실수 때문에 누구와 부딪혀서 다치지만 않게 해달라고, 그것만 속으로 기도를 하면서 했어요. 근데 정말 다행히도 그런 실수는 없어서 ‘그래, 그거면 됐다.’ 생각했죠.”

소피아를 공연 중에 줄리엣을 맡게 됐으니 제대로 연습할 여력이 마땅치 않았을 것 아닌가. 어떻게 준비 했을까.

“일단 연습기간은 2주 정도 됐었어요. 공연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따로 맞춰달라거나 리허설을 해달라고 할 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1,2막이 총 돌아가는 영상을 받아서 봤고요, MR을 받아서 서너 번 정도는 음악감독님께 디렉팅도 받고, 레슨도 조금씩 해주셨고요. 너무 짧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일단 빨리 대본을 외우고 동선을 파악해야 하는 게 너무나 급했어요. 그리고 다들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다 보니까 배우들마다 각자의 연기를 가지고 계시잖아요. 해서 소피아를 하면서 공연 사이사이 보고, 적고, 정말 수험생 마인드였던 것 같아요(웃음). 영상이 공연 초반에 녹화된 거여서 지금과는 또 다른 부분들이 있거든요. 해서 그런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적어놓고, 동영상과 또 맞춰보고. 거의 그냥 공부를 했어요. 뮤지컬을 공부를 하게 되더라고요(웃음).”

실상 과정의 어려움은 관객들에게 노출되지 않는다. 결국 결과로 보여주어야 하는데, 박재은의 줄리엣은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을까.

“관객들이 지금까지 보아왔던 익숙한 것들이 있잖아요. 저만의 줄리엣을 보여드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미 좋아해주시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깨고 싶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 부분에서는 내가 어떻게 만족시켜야 될까, 그리고 어떻게 보면 박재은의 줄리엣 자체가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모습이기 때문에 이 새로운 느낌을 어떻게 다르게, 좋게 보여드려야하나, 그런 쪽으로 초점을 많이 맞췄던 것 같아요. 익숙한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무난하게 흘러가되 그래도 저는 저대로의 줄리엣을 연기해보자 생각했었어요. 그 모습이 푼수데기 같든 뭐든, 그냥 무대에서 저에게 보여지는 모습 자체로 ‘저 배우는 그렇게 해석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해 주실 걸로 믿고, 제가 느낀 줄리엣에 최대한 충실해보려고 해요. 그리고 그동안 예지를 사랑해주신 팬들이 많이 계시니까 그분들이 헛헛해하지 않도록, 물론 제가 예지처럼 귀엽고 여리여리하고 그렇진 않지만(웃음), 어떻게라도! 정말 2%라도 그 헛헛함을 채워드릴 수 있게, 뭐라도 해야지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그렇다면, 박재은의 줄리엣으로는 어떤 매력을 꼽을 수 있을까.

“저는, 호기심이 좀 더 왕성하고, 더 활발하고, 더 금사빠고(웃음), 뭐든지 ‘더더더’인 것 같아요. 오히려 조금씩 과해지는 면도 있어서 관객들이 보시기에 좀 오버한다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또, 어쩔 수 없이 제 성격이라. 제가 이 덩치에 귀엽게 한다고 어울리지도 않고요(웃음). 제가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털털하고 와일드하고, 그러면서도 왠지 더 로미오를 지켜줄 것 같은?(웃음). 그렇게 황폐화 된 세상에서 뭔가 통통 튀는 생명력을 가진 아이로 보여드리려고 해요. 그렇기 때문에 더 로미오가 반할 수 있게, 그런 점이 또 저만의 차별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주인공인 줄리엣 역의 바통을 잇는 부담이 상당했을 텐데.

“그럼요. 처음엔 부담이 많이 됐는데, 사실 원래 저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굳이 욕심이 없었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부담도 줄고 공연에 올라가서 좀 덜 떨리는 것도 있더라고요. 저는 뮤지컬 ‘곤투모로우’ 앙상블이 시작이었고 두 번째가 이번 작품에 소피아로 합류한 거였어요. 당연히 주인공도 처음이기 때문에, 첫 주인공이어서 뭘 어떻게 해보자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그동안 공부했던 것만큼만 관객들이 알아주실 수 있게 연기해보자, 그것만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공연에서는 오히려 마음이나마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게 첫 주연으로 실제 무대에 선 소감은 어땠을까.

“일단 앙상블을 할 때는 사실 제가 뭔가를 아주 크게 실수하지 않으면 그다지 티가 나지 않고, 이번 소피아에서도 내가 맡은 것에만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줄리엣을 할 때는 내가 맡은 것 외에도 전체적인 것을 다 봐야 되니까, 부담감도 부담감이지만 극을 끌고 나가야 하는 책임감이 정말 남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오죽하면 공연 끝나고 나서 김다혜 언니랑 양서윤 언니한테 ‘리스펙 한다’고(웃음).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진짜 존경해요 언니들’ 그랬거든요. 워낙 작품 자체도 그렇고 줄리엣이 체력소모가 많잖아요. 첫 공연하고서는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사실 아직까지는 그냥 실수 없이 잘하자, 잘 해내자는 정도여서 크게 실감을 하지는 못하고 있고요, 어쨌든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해내려고 합니다.”

줄리엣으로 동현, 고은성의 로미오와 연이어 함께했는데 두 배우와 함께한 소감이라면.

“동현 오빠랑은 그래도 첫공이다 보니까 리허설 아닌 리허설 같이, 몇 장면들을 조금씩 맞춰봤었어요. 그래서 그나마 오늘보다는 조금 더 맞춰져 있는 상태였고요. 또 동현 오빠가 부드러운 느낌이 있다 보니까 저도 좀 줄이게 되더라고요. 오늘 은성 오빠랑 하면서는 오빠가 워낙 센 느낌이어서 저도 막 그렇게 되는(웃음). 그런 같이 붙는 합이 되게 중요한데, 아직은 그런 것들이 제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잘 맞춰가야 할 것 같아요.”

이틀 공연을 하면서 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같은 것이 있을까.

“오늘 공연에서, 공연 전에 은성 오빠랑 얘길 못 나눈 부분에서 합이 살짝 어긋난 부분이 있었어요. ‘별의 맹세’ 때 동현 오빠랑 서로 다른 부분이 있었는데, 은성 오빠는 저를 그냥 들어서 앉혀주더라고요. 제가 그걸 몰랐거든요(웃음). 거기서 제가 너무 당황한 거예요. 순간 딱 멍해지면서 가사가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하기는 했는데 가사 하나가 말리면서 뒤에 대사가 같이 말린 거예요. 속으로 ‘정신 차려, 정신 차려’ 계속 그랬죠. 그러고 뒤에 가서 ‘오빠 미안해요~’ 했더니 오빠가 ‘아까 뭐라고 한 거야?’ 그러더라고요(웃음).”

이제 공연이 한 달여가 남았는데, 앞으로의 각오라면.

“줄리엣으로는 3번이 남았지만 제 본업은 일단 소피아기 때문에(웃음), 내일 당장 또 소피아를 해야 되거든요. 소피아로 돌아가서는 원래 하던 것처럼, 이제 줄리엣을 했기 때문에 줄리엣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또 거기에 맞춰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더 열심히 소피아를 잘할 거고요. 줄리엣으로 남은 회차는 3회가 전부 은성 오빠랑 하게 되는데 오빠랑 합을 더 잘 맞춰서, 가능하면 저의 줄리엣도 좀 여리여리하게, 잘 만들어보겠습니다(웃음).”

얘기를 듣다보니 인터뷰 자체가 이번이 생에 처음이란다. 배우로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전하는 인터뷰에서의 소감은 어떨까.

“되게 이상해요. 좀 얼떨떨하고요. 처음에 저한테 인터뷰가 들어왔다고 하셔서 ‘저를요? 왜요?’ 그랬거든요(웃음). 사실 굉장히 감사하죠. 저를 눈여겨봐주신다는 것 자체가 정말로 감사해요. 그리고 쇼케이스 때 다른 기사에는 저는 줄리엣 친구로만 같이 나왔었는데 제 사진만 단독으로 내주신 기사라 있더라고요. 그걸 봤어요. 그때 제 핸드폰에 바로 저장했거든요. 집에서는 그 사진을 뽑아서 벽에 걸어두셨더라고요(폭소). 원래 아빠가 반대가 되게 심하셨는데 너무 좋아하시고 지금은 아빠가 오히려 더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끝으로,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을 찾아주는 관객들에게 한 마디.

“정말 한 회 한 회, 다들 열심히 땀흘려가면서 만들어가고 있는 공연이거든요. 제가 참여하고 있는 공연이어서가 아니라 모니터를 하면서 봐도 시간이 정말 훅 지나가더라고요. 요즘 좋은 말씀들도 많이 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남은 공연에도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시면 배우들이 힘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보러 와주시면 좋겠어요.”

한편, 김수로프로젝트 20탄, 창작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3월 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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