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터뷰] '달의 연인' 강한나, 역사가 스포일러 "새로운 연화 만들고 싶었죠"

  • 입력 2016.11.15 06:50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에서 광종의 황후 황보연화로 분해 고려판 ‘야망 뇌섹녀’를 연기한 배우 강한나를 만났다.

‘달의 연인’에서의 연화는 가문의 명예를 되살리고 더불어 자신의 야망을 실현하고자 뛰어난 정치적 수단을 발휘하며 결국엔 황후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달의 연인’이 역사와 픽션을 가미한 퓨전사극이었던 만큼 연화의 결말은 어렵지 않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으나, 강한나에게서 새롭게 탄생한 연화는 빼어난 외모와 화사한 미소 뒤에 숨은, 한 여인의 정치적 야망을 엿볼 수 있는 입체적 캐릭터의 흥미가 부여되면서 극 전반의 긴장감을 형성하기까지 제몫을 톡톡히 했다.

광종(이준기 분)과 해수(이지은/아이유 분) 사이의 삼각로맨스부터 왕욱(강하늘 분)을 황제로 세우기 위한 막후 협상, 결국 가문을 등지면서까지 황후가 되었으나 여인으로서는 한없이 외로웠던 강한나의 연화는 ‘황보연화’의 신 캐릭터를 완성했다는 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강한나만의 특유의 변화무쌍한 매력이 연화에게서 빛을 발한 이유다.

‘달의 연인‘ 황보연화를 성공적으로 마친 강한나의 이야기,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자.

‘달의 연인’이 사전제작 드라마였던 만큼 촬영은 이미 한참 전에 끝낸 상황에서 드라마를 봤을 텐데, 그렇게 작품을 본 소감은 어떻던가.

“그렇죠, 촬영은 6월 말에 다 끝냈고, 저는 또 그 사이 중국 드라마 촬영 때문에 중국에 있었거든요. 거기서는 PC로만 보다가 방송 막바지에 한국에 와서 TV로 봤는데 TV로 보니까 깜짝 놀란 게 클로즈업이 정말 가까워서(웃음), 컴퓨터 모니터로 볼 때랑은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화질도 되게 선명하니까. 그리고 제 분량이 아니어서 촬영할 때는 못 봤던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들 되게 새롭고 재밌게 봤던 것 같아요.”

고려의 황보연화라는 인물은 앞서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배우 이하늬가 연기해 화제 된 바 있다. 그런 역할을 맡게 된 부담은 없었을까.

“그 부분은 오히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연화라는 캐릭터를 먼저 연기하신 분이 누가 계실까 찾아보니까 이하늬 선배님이 계시더라고요. 근데 생각해보니까 그때, 집에서 TV를 보면서 잠깐 잠깐 채널을 돌려보다가 한 사극을 보게 됐는데 거기에 선배님이 나오셨고 ‘어, 되게 멋있으시다, 카리스마 있으시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봤었거든요. 근데 선배님의 그 역할이 이 황보연화라는 같은 캐릭터인지는 몰랐다가 이번에 무릎을 치고 다시금 알게 됐죠. 해서, 그렇다면 나는 또 어떤 새로운 연화를 만들어내면 좋을까, 이 멋있는 인물을 정말 멋있게, 나만의 연화를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은 생겼던 것 같고, 부담보다는 그런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은 것 같아요. 또, 캐릭터 자체가 워낙 멋있는 캐릭터니까 안심이 되는 부분이 있기도 했고 촬영에 들어간 후로는 감독님과 상의하고 대본 보면서 분석하고 생각하면서 거기에 맞춰 만들어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생각은 안할 수 있었고요.”

연화는 농염하면서도 명석한 두뇌를 가진, 또한 큰 야망을 품은 여인이었는데 눈빛이나 표정에서의 분위기도 그러했지만 무엇보다 낭랑하면서도 귀에 콕콕 꽂히는 말투와 목소리가 그러한 연화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대사 톤은 감독님께서, 특히 초반부는 더 그렇게 낭랑하고 카랑카랑한 소리를 원하셨어요. 저는 원래 그보다는 훨씬 더 낮고 무게 있는 톤을 생각했는데 감독님께서 그건 아니다, 더 올렸으면 좋겠다고 하셨을 때 약간은 불안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킹메이커인데 가볍게 보이지 않을까 했거든요. 근데 하다보니까 아, 감독님 말씀이 맞았구나, 그렇게 하다가 점점 무거워지는 게 이 연화 캐릭터에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사극이라는 것이 얼핏 의상의 도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웬만히 작은 얼굴과 비율이 아니고서는 여배우들이 예쁨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장르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자태와 화사한 미모를 뽐내기도 했는데.

“그냥 예쁘게 잘 잡아주신 덕분에..(웃음). 예쁘게 보일 수 있는 각도와 좋은 빛과, 분장이나 헤어, 그런 게 모두가 하나가 돼서 그 결과물로 탄생한 연화가 아닌가. 분장이나 의상들도 연화에 맞게 전부다 맞춰주셨거든요. 그 혜택을 많이 본 게 아닌가 싶습니다(웃음).”

전체적으로, 악녀라는 미운털 외에 연화를 연기한 배우 강한나에게는 호평이 많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보이죠. 근데 전반적으로는 연화의 다양한 감정이나 모습들이 표현된 부분들이 있는 것 같고, 또 시청자분들이 그렇게 봐주신 것 같아서 좀 뿌듯하기도 하고요.“

처음 대본을 통해 그려본 연화의 모습에 실제 얼마나 따라갔다고 자평할 수 있을까.

“100% 만족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매 회 매 신마다 되게 충실하게, 차근차근 따라가지 않았나. 20부작이었기 때문에 차근차근 쌓여서 연화가 완성되지 않았나 싶어요.”

연화는 결국 독야청청 홀로 할 건 다 했지 않나. 황후도 됐고 황자까지 보게 됐는데.

“그랬죠. 연화는 정말 할 건 다 했어요(웃음). 진짜 역사가 스포일러라고 연화는 결혼도 하고 아들도 낳았고요. 그렇다보니까 많은 분들이 왜 권선징악이 아니냐고, 이렇게 악행을 저지른 아이가(웃음). 역사를 알고 계신 분들은 연화가 황후가 되기 전에 이미 황후가 될 것을 아셨고, 제 아들 중에 하나가 다음 왕이 될 거라는 것도 아셨기 때문에 권선징악은 아니지만 부글부글하면서도 보신 것 같아요, 역사가 그러하니까. 근데 한 여자로서는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외롭게 지내면서 사실 껍질만 황후로 살아가는 게 연화의 모습이잖아요, 마치 유 씨 황후(박지영 분)처럼. 결국은 좀 씁쓸한 인생이었죠(웃음).”

그 부분에서는 사실 현 시대상으로는 악녀라고 하지만 어쩌면 당시로는 현명한 여인이었다고도 할 수 있지 않겠나.

“저도 제가 연화를 연기하면서, 연화가 나쁜 사람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연화가 워낙 정치적으로 뛰어난 인물이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 부딪혔을 때 최선책을 알고 있으면서 그걸 안 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 극중에서는 결과적으로 왕소(이준기 분)와 해수(이지은/아이유 분)의 사이를 갈라놓는다든지, 왕욱(강하늘 분)에게 황제의 욕심을 부린다든지 하는 모습이 있어서 그것이 악행으로 보일 수는 있지만 연화로서는 할 수밖에 없었던,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게 제가 연기하면서도 늘 생각했던 부분이기도 했고요.”

‘달의 연인’이 사전제작이기도 했는데, 앞으로의 전개나 결말을 미리 알고 촬영했나.

“그렇진 않아요. 그냥 연화는 끝까지 살아남는다는 거, 그리고 황후가 된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중간에 어떤 사건들이 벌어지는지, 구체적으로 제가 어떤 일에 가담하게 되는지는 저도 정확히 알지 못했어요. 처음에 4회 정도의 대본을 미리 받았었고 이후에 한 8회까지는 대본이 빨리 왔는데 그 후에는 대본이 수정되거나 부수가 바뀌거나 옮겨지면서 계속 새로운 대본이 왔거든요. 그래서 사전제작이긴 했지만 느낌은 다른 드라마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고요.”

상대역으로 주로 호흡한 이준기와 강하늘과의 작업은 어땠을까, 그들은 어떤 배우이던가.

“정말 두 분 다 연기에서는 베테랑이죠. 일단 이준기 선배님이 연기할 때는 그 아우라와 에너지가, 공간 자체를 압도해서 만들어주는 엄청난 기운이 생기는 것 같아요. 왕소와 연화가 붙는 신은 긴장감이 있어야 하는 장면이 많아서, 대본을 볼 때는 뭔가 그 추상적인 느낌이 좀 어렵기도 했고 이 긴장감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싶었는데 선배님이 워낙 현장을 압도하는 기운을 만들어주시니까 저도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기운을 따라가게 되더라고요. 정말 연기하면서 큰 도움을 받았고 특히 주연으로 많은 작품을 이끌어갔던 그 내공을 가까이서 보면서 ‘아, 이래서 그렇구나’ 정말 많이 배웠고 좋은 경험이었고요. 하늘이 경우는 ‘순수의 시대’에서도 같이 했지만 연기를 정말 섬세하게, 뭔가 한 겹 한 겹 되게 얇게 쌓아가듯이, 인물의 정서나 그런 것을 자기 안에 하나하나 천천히 쌓아가면서 표현하는 그 섬세한 감수성이 너무너무 좋아요. 그런 것이 또 상대배우에게도 전달이 되니까 같이 연기하면서 정말 감탄해마지 않는(웃음). 원래는 편한 사이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배우로서 감탄하면서 봤었고 이번에도 같이 호흡하면서 편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

‘달의 연인’ 강한나의 인터뷰, 2편으로 계속.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